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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쭈구렁 밤송이 삼년 간다

2003-01-13 2003년 1월호

내가 매일 소일거리로 다니는 화도진도서관에서 어느날 우연히 속담집을 보았다. 그 책중에 ‘쭈그렁밤송이 삼 년 간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속담이 있다. 꼭 죽을 듯 비실거리며 곧 죽어 관속에 들어갈 것 같은데 오래 산다는 뜻인 것 같다.
우리 집에서 화도진도서관 까지는 약 만 보 되는 것 같다. 나는 집을 출발해서 도서관까지 쉬지 않고 주파한다. 그럴 때마다 아직은 나도 좀 더 살겠구나 하고 자찬을 한다. 눈도 어둡고 허리도 굽고, 왼쪽 무릎이 관절염 때문에 보행할 때 약간 절뚝이지만 하루 만 보를 강행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인생의 종국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하루 만 보를 강행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맘먹게 된다. 간혹 만나는 노인들에게 올해 춘추가 어찌되느냐고 물으면 85세 이상 되는 노인들을 만나기가 힘들다. 나처럼 90이상 나이가 든 노 동지들을 만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임오년(壬午年) 이 저물어 가니 내 나이도 92살이 되는구나. 시불재래(時不再來)라. 산다는 것은 아득한 안개 속이요 죽음이란 흐릿한 연기 속에서 헤매이는 것 같구나. 나도 인생의 종국을 치닫고 있다. 저승사자가 문전에서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깨끗이 살다 깨끗이 죽자란 말을 되내이곤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우선 과제이다. 걸으면 살고 누으면 죽는다고 했다. 나와 같은 처지의 노 동지들이여 용기를 냅시다. 심기일전해서 새해엔 새 출발로 원기 왕성하게 생활합시다.
건강은 돈을 주고 살수도 없고 목숨은 연장할 수도 없습니다. 무조건 금주와 금연을 해야 합니다. 담배와 술은 목숨을 단축시키는 백해무익한 해물입니다. 걷는 것이야말로 여러 노 동지들의 목숨을 지켜줄 수 있는 좋은 운동입니다. 저는 지금도 일일 만보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노 동지들도 걷기를 생활화하여 건강하게 살기를 소망합니다. 임오년을 보내며 인천의 노동지들에게 이 글을 드립니다.

 

임승헌 (중구 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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