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다시, 인천에 와서
지난 해 겨울 우리 부부는 다시 인천으로 돌아왔다. ‘다시’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예전에 인천에 살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혼과 함께 둥지를 틀었던 곳이 바로 인천이었다. 아내야 본래 인천 태생이었기 때문에 새로움이 덜했지만, 줄곧 서울에서 성장했던 나로서는 모든 것이 신기했다.
그러나 솔직해 말해 인천에 대한 첫 이미지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물과 공기가 탁한 공업도시라는 인상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몇 년을 인천에서 살던 우리 부부는 서울로 이사가게 되었다. 당시에는 ‘드디어 인천을 벗어났구나’라는 안도감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그 안도감도 잠시였다. 2년 정도 서울생활을 하다 다시 인천으로 오게 되었기 때문이다. 경제적 부담을 덜자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오고 싶어 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몇 달간은 우울하게 지냈다.
그렇지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서 그런 생각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집 주변에 있는 청량산을 자주 다니게 되면서 새삼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 나즈막한 산이긴 하지만 정상에 올라 서해바다를 바라보노라면 가슴의 답답함이 어느새 사라지곤 했다.
월드컵을 맞아 문을 연 문학경기장도 새로운 기쁨이었다. 특히 야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동네 근처에 있는 깨끗하고 쾌적한 야구장에서 프로야구경기를 볼 수 있어 더욱 흐뭇했다. 인천대공원도 빼놓을 수 없다. 인천에 그렇게 숲과 나무가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지난 주말에는 아내와 함께 인천시립 롤러스케이트장에 들렀다. 주말을 맞아 많은 가족이 나와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우리 부부도 그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부부는 어느새 인천에 새록새록 정을 붙여가고 있었다. 인천은 더 이상 낯선 고장이 아닌 제2의 고향 같은 푸근함으로 다가온 것이다. 문득 인천에 더욱 애착을 느끼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 첨부파일
-
- 다음글
- 달밤 벚꽃 지다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