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관광

오아시스를 만나기 위해 ...

2003-06-10 2003년 6월호

---2003코리아오픈 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 자원봉사후기---

 

지난 4월 8일 부터 4월 13일 까지 6일 간 도원시립체육관에서는 2003눈높이코리아 오픈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개최됐다. 때를 맞추어 만개한 봄의 화신들은 마치 경기장의 선수들인 양 경쟁이라도 하려는 듯 한껏 부풀어 젊은 벗님들의 아름다운 경쟁을 함께 축하해 주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날인 7일부터 공항에서 선수들을 맞아 일정기간 내내 경기장과 숙소인 파라다이스호텔을 오가며 함께 한 통역자원봉사는 모든 경기가 끝난 13일,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과 스텝 임원진이 돌아간 저녁 늦게 서야 상황이 종료되었다. 늦은 밤 선수들이 묵었던 숙소 언덕길을 따라 내려오는 잠깐사이에 길지 않은 일 주일간의 단상들이 아쉬움과 함께 스쳐 지나갔다.
자원봉사를 하며 무수히 많은 수의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아주 재미있는 통계학 적인 수치를 발견하게 되는데 대개는 수백 명에 한 사람, 또는 그 이상에  향기로운 오아시스를 만나게 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나 착해’라고 씌어 있던 천사표 필리핀남매선수, 설렁탕을 맛있게 먹던 예의바른 홍콩 여자선수, 호텔 로비로 붕어빵을 사다 주던 국제심판의 부인 복숭아여사(애칭 peach), 자리를 내어 주던 네덜란드 여자단식 우승선수, 늘 변함 없는 미소로 문을 열어주던 호텔맨 아저씨, 늦은 귀가를 도와주시던  만석소방서 119대원, 저마다 묵묵히 일하고 있는 손마디 굵은 이들, 언제나 손해 보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조용함, 부드러운 음성으로 모든 일들을 계산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을 부르는 목소리... 
사람의 숲이 아무리 무성할 지라도 우린 또 얼마나 건조한 사람의 사막에 살고 있는가? 그 숲 속에 분명 오아시스는 살아 숨쉬고 있는데 그 한없는 목마름을 어디에서 찾으려 하는 것인지...  남들에게 혹은 아이들에게 나는 또 얼만큼의 오아시스로 비추일 수 있는가?
마침 주말이고 이처럼 좋은 봄날에 몇 시간 책상에 앉아 산처럼 쌓인 책들과 씨름하는 것 보다 잠깐이라도 살아 있는 삶의 냄새와 기분전환을 위해 더 낳으리라 싶어 고3임에도 불구하고 아들애를 이번 자원봉사에 참여 시켰다. 그리 긴 시간들은 아니었지만 바삐 움직이는 경기장의 일손을 도우며 나름대로 무엇이든 느끼고 알게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다소 힘이 들었는지 일을 마치고 식권 한 장을 좋아라 받아 들고 평양옥으로 가 해장국에 밥 한 그릇 말아 게가 눈 감추듯 먹어 치우는 모습에 짧은 행복이 밀려 왔다.
자원봉사라 이름지어진 일 들을 할 때마다, 그럴수록 더욱 깊은 확신을 하게 되는 한 가지는 봉사란 따지고 보면 결국 남을 위해 바라지 않고 조건 없이 주는 선행이나 자애로운 정신 혹은 남을 위한 사랑이 아닌 자신을 위한 가장 확실하고 이율 높은 미래로의 투자이며 저축이라는 것이다. 바로 곁에서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차와 음료수 봉사를 하시던 배드민턴협회 부녀회원 어머니께서 황금 마티스에 당첨되던 모습이 떠올라 웃음 짓게 된다.
권말부록이든 별책부록이든 이제 보너스인생이라 생각되는 불혹이 되고 보니 자꾸 발길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오늘도 나는 숨어있는 오아시스를 만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여 문을 나선다.
아름다운 만남을 도와주신 인천시 청소년자원봉사과 이영 선생님과 체육진흥과 윤백진 선생님 그리고 대한배드민턴협회 한우구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
        
임유미 (인천시 명예외교관 시민통역 자원봉사)

첨부파일
OPEN 공공누리 출처표시 상업용금지 변경금지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게시물은 "공공누리"의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콘텐츠기획관
  • 문의처 032-440-8302
  • 최종업데이트 2025-08-28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