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담장은 ‘뻥’ 마음의 벽은 ‘와르르’
‘아랫집 윗집 사이에 울타리는 있지만~’초등학교 때 부르던 동요다. 우리 조상들은 이웃집과의 경계에 풀이나 나무 따위를 얽거나 엮어 놓은 울타리를 쳤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콘크리트나 시멘트로 높다랗게 쌓아올린 담장이 울타리를 대신하게 되면서 이웃과 도타운 정을 나누지 못하게 되었다. 담장이 높아지면서 이웃과의 마음의 벽도 높아지고, 도심에는 나무가 사라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준다. 도심 속의 담장을 허물고 새로 짓는 건물의 담장은 나무울타리로 조성하는 계획이 요사이 우리시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지어 놓은 담은 허물고
“가족들이나 이웃에서는 담장이 없으면 도둑이 들기 쉽다고 걱정들을 하세요. 하지만 담장이 있다고 도둑이 못 들어 오는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우리 집에 누가 사는지 동네 분들이 잘 알고 계시니까 오히려 수상한 사람이 들어오려고 하면 자동으로 감시가 되지 않겠어요?”
오세의 씨(57세)는 부평 5동에 20년째 살고 있는 터주대감이다. 아파트가 편하다는 사람도 많지만 땅을 밟고 흙 냄새를 맡는 게 좋아서 단독주택을 고집하며 살고 있다. 마당에는 잔디를 심고 작은 연못도 만들어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는데 거무칙칙한 높은 담장 때문에 빛이 잘 안 들어서 잔디가 자꾸 죽는 게 안타깝던 차에 우리시와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에서 담장없애기 운동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신청했다. 잔디도 잘 가꾸고 평소 대문 안으로 빠끔히 들여다보이는 잔디를 보며 ‘참 좋다’고 말씀하시던 동네 어르신들께 대문을 활짝 열어들이고 싶어서다.
지난 5월에 출범한 ‘담장없애기 인천운동본부’(본부장 박흥렬)의 사업에 파란 불이 켜지면서 담장을 허물 첫 집이 결정됐다. ‘담장없애기 인천운동본부’는 우리시와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 가톨릭환경연대, 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녹색연합, 인천경실련 등이 힘을 합해 발족시킨 시민운동 단체다. 담장없애기 인천운동본부는 우선 단독주택 10~12곳, 아파트 2개 단지, 공공기관 10곳, 학교 2개 등을 선정해 담장을 허문 뒤 나무와 꽃으로 울타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담장없애기 인천운동본부에서는 홈페이지와 소식지 등을 통해 담장없애기 사업을 홍보하고 있는데 오세의 씨를 비롯해 효성중앙교회, 인하대학교, 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 INI스틸 등이 담장을 허물겠다는 의사를 타진해 오고 있어 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담장없애기 사업은 우리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녹색 인천 300만 그루 나무심기’사업과 관련돼 있다. 삭막한 도심에 나무를 심어 녹지를 만들고 건물의 담도 나무 울타리를 쳐서 푸른 도시 인천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담장없애기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 우리시에서 단독주택은 450만원 이내, 공공건물은 750만원 이내에서 일부 사업비를 지원받게 된다. 문의 _ 담장허물기인천운동본부(http://www.iagenda21.or.kr. e-mail:iagenda2@hanmail.net, 433-2133)
새 건물의 담은 생울타리로
푸른 도시를 만든다는 당위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지어놓은 담장을 헐어내고 나무 울타리를 새로 만든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낭비인 셈이다.
그래서 우리시는 관공서, 공공건물, 공동주택, 학교 등을 새로 지을 때 처음부터 콘크리트 담장이나 시멘트 벽 대신 담장을 설치할 곳에 화단을 만들고 나무를 심어 푸른 인천을 만들어 나가는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이 달부터는 새로 짓는 공공 건축물은 특별한 보안을 필요로 하는 곳이 아니면 담장 대신 반드시 나무를 심어야 한다. 지구단위계획 구역 안의 건물과 각 층 바닥 면적의 합계가 5000㎡가 넘거나 16층 이상으로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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