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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편해야 인생이 편하지
나는 환자들에게 ‘속이 편해야 인생이 편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속이 불편해서 병원을 찾는 이들을 보면 마치 세상의 모든 근심을 도맡아 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각종 영양소와 활동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식사를 통해서 얻고 있다. 맛있고 즐거운 식사는 단순한 생명유지의 차원을 넘어서 생활의 활력소이자 행복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먹는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밤낮 없이 일을 하고 있는 소화기관은 식도, 위, 소장, 대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위장관과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간, 췌장 등의 장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식도는 삼킨 음식물을 위로 보내고 이 음식물이 거꾸로 넘어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식도에 질환이 있으면 삼키기 힘들어 지고 위산이나 음식물이 거꾸로 넘어와 가슴에 통증이나 쓰림을 느끼게 된다.
대표적인 질환이 식도암과 위식도 역류질환이다. 위는 음식물을 섞고 분해해 장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위에 위암, 위궤양, 위염, 기능성 소화불량증과 같은 질환이 생기면 위에서의 소화가 여의치 않게 되어 복통, 속쓰림, 팽만감이 나타나고 구역질과 구토를 하기도 한다.
위에서 어느 정도 소화된 음식물이 길이가 무려 3∼4미터나 되는 소장을 지나면서 간과 췌장에서 분비된 소화효소의 도움으로 우리 몸에 흡수될 수 있도록 더욱 미세하게 분해된다. 소장에서 흡수되고 남은 음식 찌꺼기들은 대장에서 대변의 형태로 만들어져 배출되게 된다.
우리가 주변에서 비교적 흔히 경험하는 간염, 간암, 췌장염, 췌장암, 장염, 대장암, 과민성장증후군 등의 질환은 장의 소화기능을 떨어뜨리며 복통, 복부팽만감, 변비, 설사, 혈변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위에 열거한 특별한 질환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간혹 일시적으로 속이 불편한 증상들을 경험하곤 한다. 이러한 증상들이 지속되거나 자주 반복되는 경우에는 의사와 상담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증상만을 가지고 질병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어설픈 속단은 오히려 손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초음파와 내시경의 발전으로 소화기암의 조기진단이 매우 간편해졌다. 일반적으로 40세 이상이 되면 위장관을 포함한 소화기관을 점검해 보고 필요하다면 위장병 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에게 에너지와 행복을 선사할 맛있고 즐거운 식사를 위해서 소화기관을 잘 보전해야 한다. 이러한 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속이 불편하면 인생이 피곤해진다’.
글 박현철 (속편한 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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