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새콤, 달콤, 매콤 삼박자가 잘 맞네
출출할 때, 혹은 입맛없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면…단연 쫄면이 아닐까. 쫄면은 인천이 배출한 음식 가운데 가장 출세한 음식 축에 든다. 전국 분식점 어딜 가나 쫄면을 취급하지 않는 곳은 없을 정도로 보통사람들의 입맛을 사로 잡았으니 요즘 말로 하면 ‘대박’을 터뜨린 셈.
쫄면이 태어난 곳은 중구 인현동 옛 축현초등학교 사거리 부근의 분식점 골목이다. 70년대 ‘먹쇠’ ‘명물당’ ‘맛나당’등 이 일대에만 무려 2∼30여곳의 분식점이 모여 있던 이곳에서 세상사람들의 입맛에 신고식을 했다.
누르스름한데다 다소 굵고 쫄깃쫄깃한 면은 중구 경동에 있던 광신제면의 창업주가 냉면을 만들다가 우연히 굵은 면이 불거져 나왔는데 분식점에 보여주니 의외로 반응이 괜찮아 쫄면 탄생의 주역이 됐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처음 쫄면을 요리해 내놓았던 분식점이 어디인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이 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분식점인 만복당(1970년 개업)의 주인 김창수씨는 어머니 최영희(63세)씨의 기억을 빌어 “딱히 어느 집에서 시작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당시 학생들의 입을 통해 소문이 나면서 너도 나도 그 음식을 따라 할려고 했다고 들었다”고 회상했다.
쫄면이라는 말은 70년대 ‘맛나당’의 주방장 노승휘씨가 면이 쫄깃쫄깃하다 해서 붙인 이름이란다. 지금의 쫄면 같은 맛으로 자리잡기 까지는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얼핏 겉만 보고 고추장 대신 케첩을 넣어 요리한 분식점도 있었는가 하면 분식점 주방장들이 학생들을 대신 심부름 시켜서 다른 집에서 쫄면을 배달시켜 맛을 연구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쫄면 맛의 관건은 새콤하고 달콤하고 매콤한 맛의 삼박자가 얼마나 잘 맞아 떨어지는가에 달렸다. 요리하는 이의 취향에 따라 콩나물 등 야채가 쫄면의 면발과 구분이 안될 정도로 많이 들어가는 곳도 있고 초고추장 맛을 강조해서 면발의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인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요즘도 쫄면 생각이 나면 인현동 분식점 거리를 떠올리곤 한단다. 맛도 맛이려니와 도무지 요즘 음식가격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1500원∼2000원 대’의 파격적인 초저가 쫄면 맛을 보고 싶어서이다.
*집에서 쫄면 맛있게 먹기
초고추장이 쫄면 맛 좌우
쫄면맛의 90%는 초고추장이 좌우한다. 초고추장은 다시마를 끓인 물에 고추장과 설탕, 식초, 마늘, 고춧가루, 깨소금, 참기름, 생강 등 갖은 양념을 한 뒤 사이다나 환타를 약간 넣어 만든다.
맵게 먹고 싶으면 청양고추를 넣으면 된다. 그런다음 면을 삶아서 콩나물과 당근, 오이, 양파, 깻잎, 상추 등 갖은 야채를 위에 올려서 만들어 놓은 초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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