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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꿈, 인천에서 평창까지
올림픽의 꿈, 인천에서 평창까지
한낮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고 숨이 턱턱 막힌다. 하지만 이곳의 상황은 정반대. 영하의 온도다. 그렇다고 마냥 좋을 리만은 없다. 인천에서 하나뿐인 아이스링크 선학국제빙상경기장. 이곳에서 동계 스포츠 종목 선수들은 그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등골이 오싹할 만큼 차가운 빙판 위에서, 지금 올림픽을 위해 자신과의 싸움에 한창인 선수들의 에너지가 한여름 더위를 모두 날려버릴 기세다.
글 김윤경 본지 편집위원 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대명킬러웨일즈 아이스하키단이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의 명장 케빈 콘스탄틴 감독을 영입하고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을 대거 스카우트하는 등 막강 전력으로 빙판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선학에서 다진 각오, 평창까지 잇는다
서늘한 빙상 위에 뜨거운 숨결이 느껴진다. 헬멧 실드 사이로 오가는 날카로운 교감, 허를 찌르는 슈팅, 강렬한 몸싸움 그리고 짜릿한 승리….
“아이스하키는 전쟁이다. 우리는 전사가 되어야 한다.” 선학국제빙상경기장에서는 인천을 연고로 활동 중인 ‘대명 킬러웨일즈’의 훈련이 한창이다. 지난 6월부터 ‘대명 킬러웨일즈’의 지도를 맡고 있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지도자 출신인 케빈 콘스탄틴(59·미국) 신임 감독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훈련장을 가득 메운다.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오현호, 이영준, 김범진, 브라이언영도 태릉선수촌 입촌을 앞두고 펼쳐진 마지막 팀 훈련 주간을 맞아 동료들과 비지땀을 흘렸다. 외투를 걸쳐야 견딜 만한 링크에서 훈련했는데도 모두 땀에 절었다. 특히,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들은 올여름이 내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앞선 마지막 비시즌 훈련 기간이기 때문에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또 다진다. 이영준(26) 선수는 “대명의 연고지가 제 고향인 인천이라 친근하게 느껴진다.”며, “올해 9월부터 선학경기장에서 시작하는 아시아리그 플레이오프 진출과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혔다.
다부진 컬링 꿈나무, 인천 첫 금메달 넘어 올림픽 꿈꾼다
둥글고 묵직한 스톤이 ‘스윽’ 빙판 위로 미끄러진다. 저 혼자 쭉쭉 나아가는 스톤은 또 다른 스톤을 힘차게 튕겨버린다. 우주를 유영하는 우주인처럼 느릿느릿 움직이는 스톤이 스트라이크로 쓰러지는 볼링핀처럼 통쾌해지는 순간이다.
선학국제빙상경기장 지하 1층에는 ‘얼음 위의 체스’라고 불리는 ‘컬링’을 즐길 수 있는 전용경기장이 있다. 때마침 지난 6월 ‘2017년 서울시장배 국제휠체어컬링대회’에서 종합 2위를 차지한 인천시장애인체육회 휠체어 컬링팀의 연습이 진행되고 있었다. “컬링장은 인천 선학, 경북 의성, 태능, 이천에만 있습니다. 인천에 컬링장이 있다는 게 선수들에겐 큰 장점이죠.” 최민석 컬링 감독은 “컬링은 3~4시간의 기본교육만 받으면 경기를 직접 할 수 있다.”며, 아이들의 집중력 향상에도 좋은 스포츠라고 말한다.
한편 인천 선인중학교는 지난 2월에 열린 제98회 동계체육대회 컬링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동계체전 컬링 종목 사상 인천의 첫 번째 금메달이었다. 지금 이 순간도 컬링장에서는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는 어린 친구들의 치열한 연습이 이어지고 있다.
투명한 얼음판 위, ‘스윽스윽’ 스케이트 날이 쓸고 지나는 소리가 청량하다. 순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날렵한 질주가 눈앞을 스친다. 다른 한편에서는 피겨스케이터가 우아한 몸짓으로 은반 위를 미끄러지며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빙상 종목 선수들은 선학 빙상장 덕분에 최상의 시설에서 안정적인 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까닭인지 제98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인천은 금 5, 은 6, 동 3개로 종합득점 260.5점을 획득, 지난해 11위에서 3계단 오른 종합 8위를 기록했다. 특히,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인 빅토르 안(안현수)의 동생인 안현준(신송고·1) 군은 쇼트트랙 남고부 3천m에 출전, 5분40초91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빛 영광을 안았다. “형과 비교를 하니까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국가대표가 돼서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는 저만의 계획과 목표가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출전권은 지난 7월 28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1차 선발전과 오는 12월에 열리는 2차 선발전, 내년 1월에 열리는 3차 선발전 합산 점수로 순위를 매기게 된다.
지금 선학의 차가운 은빛 무대 위에서는, 많은 선수들이 올림픽이라는 목표를 두고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반경 1.8m 하우스 중심에 스톤을 가까이 넣는 팀이 점수를 얻는 컬링. 마지막 스톤 하나에도 역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인천 컬링 새 역사 쓴 선인중학교 컬링팀
동계올림픽 종목, 여기서 배우자
2015년 3월에 문을 연 선학국제빙상경기장은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국제규격의 빙상장으로, 평창올림픽 해외 참가팀 전지 훈련지로 각광받고 있다. 대부분 선수들의 훈련 장소로 사용되지만 1층 링크는 일반 시민에게도 활짝 열려 있다. 특히, 인천시체육회는 스포츠클럽을 통해 꿈나무들을 배출하고 유망주들을 길러내기 위해 다양한 빙상 종목 강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소년 아이스하키
아이스하키를 배우려면 일단 지역 스포츠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인천 지역에서는 현재 킬러웨일즈, 썬더스, 이글스 등 유소년 아이스하키 스포츠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인천시체육회는 내년에 아이스하키 꿈나무 육성을 위해 중등부를 창단할 계획이다.
문의 : 인천시체육회 ☎ 899-5693
컬링 강습
컬링을 배우고 싶다면 인천시체육회의 문을 두드리자. 현재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컬링 강습 회원을 모집 중이다. 교육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월 2만 원의 회비로 치열한 두뇌의 싸움이 펼쳐지는 ‘컬링’의 세계를 맛 볼 수 있다.
문의 : 인천시체육회 ☎ 899-5693
스케이팅 강습
선학국제빙상경기장은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 종목에 한해 정규 강습과 방학 특강을 실시한다. 전문 강사로부터 이론 및 기본자세 등 기초부터 탄탄하게 배울 수 있다. 각 반 20명을 담임제로 교육하며, 7세부터 수강이 가능하다. 문의 : 선학국제빙상경기장 ☎ 821-5723, (www.seonhakicerink.or.kr)
일일 체험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일 입장이 가능하다. 3천~4천 원의 이용료와 스케이트 대여료(3천 원)만 지불하면 3시간 정도 빙상 위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또 초등~고등학생 20명 이상 최대 300명까지는 학교별 현장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강사로부터 스케이트를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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