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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브랜드, 익숙함이 되다

2018-10-04 2018년 10월호


브랜드,

익숙함이 되다


샘표
 
 
글 이종선 시 브랜드전략팀장


 
‘냉장고를 부탁해’, ‘수미네 반찬’ 등 요리 관련 TV 프로그램(쿡방)이 인기를 끌고 있고, 요리를 잘하는 섹시한 남자의 줄임말인 ‘요섹남’도 여전히 인터넷에 자주 등장한다. 쿡방이 유행하면서 식재료나 조미료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다. 그런데 우리가 요리를 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재료가 있다. 바로 맛을 살려주는 간장, 고추장 같은 장류다. 장류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마도 대부분 ‘샘표 간장’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1946년부터 국내 최초로 간장 판매를 시작해 72년째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샘표는 1949년 상표법이 제정된 이후 등록된 상표 중 가장 오래되었다. 1954년 5월에 등록되었다. 상표의 평균 존속 기간이 11.7년이라는 통계청의 발표를 감안하면, 환갑을 넘긴 샘표가 여전히 시장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샘표의 1위 유지는 ‘최초’의 시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소비자 관리 카드 제도 운영, 건물 옥상 네온사인 광고, ‘보고는 몰라요♬ 들어서도 몰라요♪’ 큰 인기를 끌었던 TV 광고 노래, 유리가 아닌 페트병으로 바뀐 간장 용기, 공장 견학 등 최초의 시도들을 끊임없이 시행해 왔고 지금도 새로운 것들을 찾고 있다.
 
그런데 ‘샘표’ 이름에는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다. 곰표, 부채표, 말표, 왕자표처럼 과거에는 ‘ㅇㅇ표’라는 이름이 많았다. 여기에 쓰인 ‘표’는 ‘브랜드’를 지칭하는 일본식 표현이다. 현재 우리는 삼성 브랜드, LG 브랜드라는 말은 잘 쓰지 않는다. 그저 삼성, LG 이렇게 말한다. ‘표’가 브랜드와 같은 말로 반복 표현이기 때문에 빼야 한다는 어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샘, 곰, 왕자, 말, 부채가 되어야 한다. 어떤가? 상당히 낯설지 않은가? 샘 간장, 곰 밀가루. 입에 잘 붙지도 않고 어색할 뿐만 아니라 내가 아는 그 제품이 맞나 의심이 생긴다. 어법에는 맞지 않아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샘표 간장, 곰표 밀가루가 되어야 편안해지고 믿음이 가게 된다.
 
브랜드의 힘은 익숙함에서 나온다.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세상의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100년 이상 된 해외 브랜드들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브랜드들도 100년, 200년 된 것들이 나와야 한다. 아마도 샘표가 먼저 그 선을 넘으리라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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