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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아트플랫폼으로 달라진 것과 내일

2019-10-07 2019년 10월호



인천아트플랫폼 10년

아트플랫폼으로 달라진 것과 내일

 
글 이재언 인천아트플랫폼 관장


사진 ⓒ 류창현
 
 
1883년 제물포조약 체결과 동시에 개항이 시작된 개항장(해안동, 신포동) 일대는 100년 이상의 세월이 흐르면서 퇴락한 창고 지대로 변해 있었다. 항만 기능이 약화되고, 주변에 송도나 청라 등의 새로운 신도시가 건설되기 시작하면서 주민들이 대거 이주, 인구 공동화 현상까지 겪게 됐다. 슬럼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시와 시민단체,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나서서 이 지역 부흥을 위한 다각적인 모색에 나섰다. 그러다 시민단체와 예술가들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13채의 건물을 시에서 매입, 재생 사업에 착수해 2009년 9월 복합 예술 공간 ‘인천아트플랫폼’이 설립됐다.
국내외 작가 30여 명이 입주해 활동하는 인천아트플랫폼은 레지던시와 3개 전시실, 공연장, 생활문화센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차이나타운과 인접해 문화·관광 측면에서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인천문화재단에 위탁, 운영되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국내외 문화·예술 인적, 물적, 정보 및 프로그램 등의 교환과 교류의 아고라이자 정거장으로서, 기본적으로 개방성과 네트워크, 참여와 소통을 생명으로 여기는 문화발전소이다. 특히 옥내외 공간을 유기적으로 활용해 시민들의 문화·예술 축제가 끊이지 않는 역동적인 문화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원도심 재생 사업으로서 이만한 성과를 거둔 사례가 국내외적으로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원도심 재생 사업만이 아니라 문화·관광 차원에서나 문화·예술 자체로만 보아도 얻은 것이 대단히 많다. 요컨대 인천 문화·예술이 열악한 가운데서도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바로 인천아트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단적으로 말할 수 있다.
 
주된 사업은 레지던시, 전시, 공연 및 교육으로 요약된다. 대한민국 제3의 도시 인천엔 아직 시립 미술관이 없다. 공공 미술관 역할을 대신 수행해야 하는 미션에 따라 시민들이 애호하는 전시를 기본적으로 꾸준히 펼쳐왔다. 메인 전시장, 창고 갤러리, 윈도 갤러리 등이 있어서 자체 기획 전시, 입주 작가 창작 발표, 기타 지역 작가 전시 등의 다양한 전시가 연중 30회 이상 열린다. 또 공연장에서는 음악, 연극, 무용 등의 공연이 기획, 무료 대관 등의 형태로 매주 2~3회 열리는데, 특히 다양한 장르 간의 실험적인 협업 공연은 인천아트플랫폼이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다. 무엇보다 레지던시 비중이 크다. 한 해 평균 30명가량의 작가가 입주해 활동하는데, 10년 동안 무려 300여 명의 작가가 거쳐갔고, 그들의 빛나는 커리어에는 ‘인천’이라는 기록이 선명히 남아 있다.
물론 인천아트플랫폼 10년의 과정을 반추할 때 성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사실 인천아트플랫폼이 처음 설립될 때부터 미션이 대단히 많았다. 창작 지원, 전시 등을 통한 콘텐츠 창작, 교육, 국제 교류, 문화·관광…. 심지어 장터까지 미션이 되기도 한다. 부족한 인력으로 많은 역할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며 현실은 무리한 업무 수행을 피할 수 없게 한다.
설립 초부터 지역 예술인들은 지역 예술인들대로 기대치가 높았다. 보편성과 지역성을 적절히 조율한다 하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최선책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인천아트플랫폼이 기획해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그것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것이 본연의 사업이다 보니 지역 예술가들에 대한 배려를 하고 있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데는 역부족이다. 머지않아 시립미술관이 개관하면 인천아트플랫폼은 역할을 축소하는 대신 레지던시 사업에 역점을 두면서, 지역사회의 문화적 자산을 증대시키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아트플랫폼은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보다 국제적으로 확장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관문 도시답게, 그리고 문화·예술 교류의 허브로서 명성과 위상을 한 단계 더 올려야 한다. 멜버른의 아시아 링크를 능가하는 채널과 네트워크를 구축한 예술 플랫폼으로 명과 실을 견고히 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레지던시가 입주 작가들의 창작 지원에는 적극적이지만, 손대지 못하는 것이 있다. 입주 예술가들의 생활고 문제다. 입주만으로도 특혜일 수 있지만 레지던시의 시스템이 향후 안정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도 프로모션은 필요하다. 과도하게 시장과 연결하기보다는 입주 작가 커뮤니티 자체로 시스템을 갖추도록 유도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자체에서 매개 역할을 하는 전문가 양성이 함께 병행되어 스튜디오에서 생산되는 콘텐츠들을 시장과 연결해 주는 것. 만약 이 실험이 성공하면 지역의 예술계에까지 확대 시행해 볼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인천아트플랫폼 10주년 기념 행사는 ‘역량을 인정받는 상태’에 증속의 모멘텀을 부여한다는 의미에서 ‘Over Drive’라고 명명했다. 가장 실험적 성과가 좋은 작가로 선정된 15인의 작가전 외에도 오픈 스튜디오, 아카이브, 국제 포럼, 인천아트플랫폼과 인연이 되어 인천에 정착한 작가들의 전시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http://www.incheon.go.kr/djemals/board/boardContentForm.do?bbsNo=54&bbscttNo=2036262&bbsTy=null&codeNm=2019%2F10&curPage=1&searchTy=1&searchVal=#
전소정-광인들의 배 단채널 비디오, 22분 50초, 2016


심승욱-구축 혹은 해체 초산비닐수지, 구조목, 카드보드지, 아크릴릭, 가변설치, 2013


고등어-몸부림 120 종이에 연필, 140x260c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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