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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후보지 선정

2024-04-22 2024년 4월호

10억년의 기억 10억년의 기록


유구한 역사를 말할 때 흔히 ‘반만년 역사’라는 표현을 쓴다. ‘1만 년’이라는 시간 단위에 ‘아득히 오랜 세월’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나온 표현일 터이다. 그 1만 년이 10만 번 거듭된 시간이 10억 년이다. 지구 밖에선 새로 탄생한 별이나 죽음을 맞이한 별이 있었을 것이고, 지구는 본래의 모습을 크게 바꾸었을 시간이다. 산이 솟아오르고 바다가 육지가 되던 태고의 시간. 스스로 10억 년의 기억을 기록으로 새긴 곳이 있다. 살아 있는 지질박물관,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이다.

글 임성훈 본지 편집장│사진 류창현 포토디렉터


10억 년의 역사를 품은 소청도의 하늘과 땅, 바다


백령·대청·소청도, 국가지질공원에서 세계지질공원으로

땅과 바다, 그리고 인간을 비롯한 수많은 생물…. 지구에는 많은 것이 공존한다. 지질공원(Geopark)은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동식물의 터전이 되는 지질과 경관을 보존하고자 만든 제도다.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이 대상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자연 보호를 목적으로 탄생한 것은 아니다. 지질, 자연, 문화, 역사 등 여러 요소를 연계해 교육과 관광에 활용하는 등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관리하는 곳이 지질공원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질공원에 찾아와 배우고 체험하면 지역 경제가 살아나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주민들 사이에서 지역에 대한 자긍심이 높아져 주민 스스로 보존에 힘쓰게 된다. 지질공원은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지향한다. 그래서 지역 주민이 주도하거나 참여하는 상향식(bottom-up) 제도라는 점이 지질공원의 특징이다.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등 백령권 섬은 지난 2019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됐다. 국가지질공원이 세계지질공원이 되기 위해서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 지침’에 따라 먼저 세계지질공원 후보가 되어야 한다. 

환경부는 최근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후보지로 선정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가는 길에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2023년 12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48개국 195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청송, 무등산권, 한탄강권, 전북 서해안권 등 5곳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운영 중이다.

우리 시는 오는 6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의향서 제출에 이어 11월 본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유네스코의 서면 및 현장 평가를 거쳐, 2026년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의 최종 승인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받는다는 계획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해서는 국제 가치 규명, 기반 시설 구축, 지오 협력 체계 등 101가지 인증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경우 국가지질공원(10곳)보다 10곳 많은 20곳의 지질 명소를 확보해야 하는데 우리 시는 현재 다양한 지질 명소 후보지를 대상으로 막판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백령권 섬은 세계적으로 지질학적·생태적·역사적·고고학적 가치를 지닌 지질 명소가 많아 세계지질공원 인증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으로 들어설 백령공항과의 시너지 효과도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백령권 섬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라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국제 가치 브랜드를 확보해 세계 관광 명소로 도약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백령도 白·翎·島


01. 두무진(명승 제8호)

조선 제15대 왕 광해군이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칭송한 곳. 마치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는 것 같다고 해서 두무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아름답고 기묘한 암석들이 펼쳐져 있어 서해의 해금강이라고도 불린다. 약 10억 년 전에 퇴적된 모래가 지하에서 열과 압력으로 굳어져 퇴적암인 사암이 되었다가, 더 깊은 지하에서 고온·고압에 의해 변성암인 규암으로 변했지만, 물결무늬, 사층리 등 퇴적 당시의 퇴적 구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10억 년 전의 환경을 유추할 수 있는 경이로운 지역이다.


*사암  모래 알갱이들이 쌓인 후 굳어져서 만들어진 암석으로 퇴적암의 일종

*규암  사암이 높은 열과 압력으로 구워지는 과정(변성작용)을 통해 만들어진 암석 


02. 사곶해변(천연기념물 제391호)

사곶해변은 아주 고운 모래 입자가 쌓여 이루어진 해안이다. 썰물 때면 길이 2km, 폭 200m의 백사장이 나타난다. 이곳의 모래 입자는 매우 작고 크기가 균일하기 때문에 입자 사이의 틈 역시 매우 좁다. 이로 인해 사곶해변은 단단한 모래층이 되었고, 그 단단함이 콘크리트 바닥과도 같아 한국전쟁 당시 비상 활주로로 이용되기도 했다. 지금도 공항식별부호(K-53, RKSE)가 있는 천연 비행장이다.


03. 콩돌해안(천연기념물 제392호)

규암 등 백령도를 구성하는 암석들이 풍화와 침식작용으로 부서진 후 파도와 바람은 쉼 없이 그 조각들을 굴렸다. 조각들은 서로 부대끼다 둥글게 변해 ‘콩돌’이 됐다. 이들 오색영롱한 콩돌들이 무수히 모여 아름답고 특이한 해안 경관을 연출하는 곳이 콩돌해안이다. 간혹 파도가 강한 날이나 태풍이 지나간 다음에는 콩돌들이 바다로 밀려가 콩돌층 아래 갯벌이 드러난다. 기상이 안정되면 갯벌은 다시 콩돌로 채워진다.


*풍화와 침식  햇빛, 공기, 물, 생물 등에 의해 물질이 변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풍화는 제자리에서 진행되는 것을 말하고 침식은 물, 얼음, 눈, 바람, 중력 등에 의해 물질이 이동을 하는 것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04. 진촌리 현무암(천연기념물 제393호)

진촌리 현무암은 지각 하부에 있던 뜨거운 맨틀 물질이 녹아서 만들어진 고철질 마그마(철과 마그네슘 함량이 높고 규소 함량이 낮은 마그마)가 지각을 뚫고 올라와 지표로 분출한 후 식어서 만들어진 검은색의 암석이다. 진촌리 현무암에는 황록색의 감람암이 섞여 있다. 지하 약 5㎞에 있었던 감람암은 마그마가 지상으로 상승할 때 맨틀에서 뜯어 올라온 것이다. 현재 인류의 기술로 유일하게 직접적으로 지구 내부 물질과 변화를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감람암  지구 내부의 맨틀 물질을 이루는 암석으로서 감람석과 휘석이라는 광물로 구성된다. 감람석은 마그네슘 함량이 높아서 녹색을 보이며, 지표면에서 풍화가 되면 노란색을 띤다. 감람석 중 투명도가 높고 색이 고운 것은 페리도트Peridot라는 보석으로 사용된다. 


05. 용틀임바위(천연기념물 제507호)

끊임없이 몰아치는 파도와 바닷바람을 이겨낸 해안절벽의 극히 일부가 살아남아 마치 몸을 뒤틀며 승천하는 용과 같은 형상을 보여준다. 용틀임바위가 보이는 절벽의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천연기념물 제507호인 남포리 습곡이 나타난다. 이 남포리 습곡은 지층이 구부러지거나(습곡), 끊어진 곳(단층)이 있는데, 이 현상은 강한 힘이 이 지층에 작용해 지층이 변형된 것이다. 


*습곡  지층이 지하에서 변형 작용에 의해 그 원래의 모습이 바뀐 것을 말한다. 평평하던 지층이 압력을 받으면 휘어지는데 이러한 것을 습곡이라고 한다.


대청도 大·靑·島


06. 검은낭

대청도 답동 종합운동장 부터 동쪽의 해안을 따라 걷는 약 1.5㎞의 길인 검은낭은 ‘검은 낭떠러지’란 뜻으로 현지 주민들이 사용하던 말이다. 이곳은 다른 곳과 다르게 어두운 암석들이 많이 분포하는데, 백령도의 진촌리 현무암과는 다른 퇴적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퇴적암이 검은색을 띠는 이유는 역암이나 사암이 아닌 이암으로 구성되며, 이 이암은 어두운 색을 띠는 광물인 흑운모나 녹니석 등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검은낭을 따라 설치된 해안 산책로는 대청도의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07. 서풍받이 

해발고도 80여m에 이르는 서풍받이는 하얀 규암으로만 이루어진 웅장한 수직절벽이다. 이곳은 바람이 매우 강해 식생이 그 표면에서 잘 자라지 못한 탓에 암석이 그대로 노출되어 특이한 경관을 이룬다. 기름아가리는 기름을 얻을 수 있는 식물이 많이 자라는 곳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서풍받이에서 바라보면 지층의 경사가 변화하는 것이 관찰되는 지질학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장소이다.


*지층의 경사  퇴적물은 수중에서 보통 수평으로 쌓인다. 이를 수평 경사 혹은 경사도 0이라고 한다. 퇴적 후 지각 변동에 의해 지층은 누워 있는 각도가 변하게 된다. 지층이 수직으로 서면 지층의 경사각은 90도가 된다. 


08. 옥죽동 해안사구 

바닷가에서 바람에 날리는 모래로 인해 모래 언덕이 형성된 곳이다. 우리나라 사구 중 규모가 매우 큰 편이어서 모래사막을 체험할 수 있다. 모래 언덕의 형성 과정과 사구 생물의 특성을 관찰할 수 있다.


*사구  바람에 의해 모래가 이동하면서 쌓여 생긴 언덕. 모래가 많은 사막이나 넓은 바닷가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09. 농여해변과 미아해변 

농여해변과 미아해변은 썰물 때 이어지는 해변으로 광활한 백사장과 드넓은 바다의 풍경을 보며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농여해변에 우뚝 솟은 암석은 얇은 지층이 다양한 색으로 반복되어 마치 고목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인다. 지층이 강한 변형 작용을 받아서 수직으로 선 후 풍화와 침식으로 현재의 모양이 되었다. 나이테바위 앞으로 펼쳐진 광활한 광장은 모래톱이 쌓이는 곳으로 풀등이라고 한다. 미아해변에는 잔잔한 물결과 바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물결무늬의 백사장이 펼쳐지는데, 이 백사장에 있는 거대한 절벽의 표면에 똑같은 물결무늬가 새겨져 있다. 이 물결무늬를 연흔漣痕이라고 하며, 10억 년 전 대청도가 만들어질 때 생성된 물결무늬가 그대로 보존되어 10억 년 전이나 현재나 똑같은 자연현상이 반복됨을 보여준다.


*풀등  보통 큰 하천의 하구에 모래톱이 길게 쌓이는 것을 등이라고 하는데, 낙동강 하구의 등이 대표적이다, 수면 위로 노출 기간이 길어지면 풀이 나는 경우도 있어 ‘풀등’이라고 한다. 

*연흔  파도, 유수,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줄무늬 모양이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퇴적 구조. 그 당시 퇴적 환경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이다.


소청도 小·靑·島


10. 분바위와 월띠(천연기념물 제508호)

백색의 대리암으로 이루어진 ‘분바위’는 바위가 분칠한 것처럼 하얗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달빛이 비치는 밤바다에서 바라보면 소청도를 하얀 띠가 둘러싸고 있다 하여 ‘월띠’라고도 불리면서 등대 역할을 했다. 과거 따뜻한 바다에 번식한 산호 같은 생물들이 쌓여 만들어진 석회암이 고온·고압의 변성작용으로 인해 만들어진 대리암이다. 분바위의 특정 부분에서는 ‘스트로마톨라이트’라고 하는 화석이 발견되는데,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원시지구에서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공급한 남조류(사이아노박테리아)의 화석이다. 주민들은 이 스트로마톨라이트를 ‘굴딱지 돌’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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