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관광

문화 줌 인- 류재형 사진전

2024-10-08 2024년 10월호

문화 줌 인 <류재형 사진전>

질곡의 삶, 섬에서 바위를 만나다



이번의 바위 작업은 5년 전부터 시작한 ‘Beyond Island’ 시리즈의 두 번째 작업이다. 

우리가 잘 모르는 섬 너머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글·사진 류재형 사진작가




고목나무바위_대청도 농여해변 1386x1100


첫 번째 작업은 작은 섬에 존재했던 옹기 가마터를 통해 1970년대까지 왕성했던 삶의 애환을 표현했다. 이번 작업은 섬과 바다 그리고 바위들이 상징하는 아우라를 통해 섬사람들의 ‘질곡의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이다. 바위와 더불어 풀, 바람, 짠 물, 이끼, 미역, 홍합들이 어우러져 있는 이 바닷가에서 자연을 경외할 수밖에 없고 자연을 숭상하면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삶을 바위를 통해서 들추어 보려는 것이다. 섬의 정체성에 대한 사진으로의 해석이다. 


작업 포인트는 ‘바위’가 갖는 끝없는 에너지의 분출, 바다와 친화적인 융화 관계를 갖는 적응력과 그 상징성은 사람과 동물을 닮은 거대한 외형과 어둠으로 상징되는 내면의 깊은 울림으로 표현된다. 모든 사물은 생성된 시점에서부터 ‘사라짐’을 시작하고 이 사라짐은 사람의 들숨과 날숨 사이에 존재하는 순간적인 멈춤, 즉 순간적인 죽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찰~칵’, 이 순간이 들숨과 날숨이다. 그 사이의 공백이 이미지이고 죽음인 것이다. 그래서 이미지 안에는 죽음과 삶이 공존한다. 바위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고 인간의 삶을 상징한다.


떡바위_자월도 1390x1100


바닷가에 생성된 바위들은 삶의 증거자이고 그 곁을 지나온 사람의 애환이 스며들어 깊은 골만큼이나 죽음이 깃들어 있고 바위마다 각기 다른 언어를 갖는다. 이 언어들을 발굴해 스토리를 만들고 사진으로 승화시키려 한다. 모든 섬에 존재하는 바위들은 그 행태나 규모 면에서 서로 독특한 아우라를 가지며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섬사람들의 ‘질곡의 삶’을 보아왔다. 10억 년 전의 스트로마톨라이트 중생대의 바위들도 바람과 파도와 인간적 침략에도 버텨왔다. 그 강인함 속에 늘 그 옆을 지나던 마을 사람들의 역사가 존재한다. 잊혀졌던 생각들, 슬픔, 두려움, 아쉬움들이 바위에 녹아 있는 것이다. 


장군바위_소야도 900x600


나의 작업은 필름을 통한 상징성의 표현이고 비非디지털의 역설적 특성과 인간적 관계성을 찾아내어 대형 프린트로 보여준다. 필름의 입자는 말 그대로 금속 은의 입자이다. 아날로그 필름이 가지는 화학적이고 불규칙한 입자들은 인화지 위에서 말 없는 외침으로 드러나며 사라짐과 죽음의 의미를 입자로 부여한다. 바위 표면의 거칠고 날카롭거나 부드러운 질감은 필름의 입자 위에서 살아나고 널뛴다. 이 입자들은 확대된 사진 캔버스 위에서 희거나 검은 모래알 입자로 빛을 내며 서로에게 위안을 주고 어우러져 춤을 춘다. 수많은 입자의 알맹이들은 기술자로서의 기술과 예술가로서의 능력을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 끝에 달성한 표현으로서의 요소이다.



분바위_소청도 스트로마톨라이트 1100x1391


또한 독일의 사진작가 안드레아스 구르스키Andreas Gursky의 말대로 사진 매체의 경계를 확장한 대형 이미지는 기술적 기교와 회화적 안목이 결합된 화려한 풍경과 정교한 인테리어를 보여주려고 한다. 디지털 시대에 대한 끊임없는 시선을 던지며 근본적 사진 매체가 가지는 표현양식을 엄격하게 분석해 보여준다.


인천 지역에 몸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고 결국은 생각을 공유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바다, 그리고 섬사람과 더불어 존재 가치를 지닌 바위, 그 컬러는 사실이든 아니든 늘 그곳에 존재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느낌, 어떤 ‘노스탤지어’로 바라볼 것인가이다. 





류재형 사진전 ‘Beyond Island II_질곡의 삶, 섬에서 바위를 만나다’


장소  : 인천아트플랫폼 Gallery 2 

기간  : 10월 15~20일 오전 10시~오후 6시(휴관 없음)

           ※ 오프닝 영상 퍼포먼스 10월 15일 

               오후 3시(프레스 리허설) 

            ※ 일반 전시 개막식 10월 15일 오후 5시









첨부파일
이전글
시민의 詩선
다음글
인포박스
OPEN 공공누리 출처표시 상업용금지 변경금지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게시물은 "공공누리"의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콘텐츠기획관
  • 문의처 032-440-8302
  • 최종업데이트 2025-03-12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