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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땅 이름 이야기 - 영종도·영종구(永宗島)

2024-10-08 2024년 10월호

우리가 밟고 선  이 땅 위의 이름들


글 최재용 연수문화재단 대표이사


永宗島

열 번째 땅 이름

[영종도·영종구]


2026년 7월 1일 인천에 영종구가 새로 생긴다. 영종구는 인천 중구에서 갈라져 나오는 영종·용유·무의도 지역을 관할한다. 그리고 이 중 가장 넓은 섬인 영종이 구區의 이름으로 정해졌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영종도라 부르고 있는 섬의 예전 이름은 ‘자연도紫燕島’였다. 그리고 영종도는 자연도 앞, 지금의 구읍나루 일대에 있던 작은 섬이었다. 이 작은 섬은 별다른 이름이 없었는데, 조선 효종 때 이 섬에 ‘영종진永宗鎭’이 들어서면서 영종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영종진은 원래 지금의 경기도 안산시 관내에 있던 남양부南陽府의 군사기지였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이런 기록이 나온다.


 “영종포永宗浦 만호萬戶는 남양부의 서쪽에 있다. 중대선中大船 3척, 맹선猛船 1척, 무군선無軍船 3척이요, 각 관의 좌우령 선군船軍이 총 510명이다.” 


이처럼 원래 남양부에 있던 영종진을 효종이 이곳으로 옮긴 것이다. 이곳은 삼남三南 지방에서 세금으로 받은 곡식을 싣고 올라오는 배들이 거쳐 가는 곳이고, 한강을 통해 한양으로 바로 이어지는 길목이라 국가 방위 차원에서 무척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영종진이 옮겨옴에 따라 이 작은 섬은 영종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그 뒤 영종과 자연도는 매립을 통해 하나로 이어졌다. 두 섬이 하나가 됐으니 이름도 하나가 돼야 했는데, 살아남은 이름은 ‘영종’이었다. ‘자연도’와 ‘영종(진)’ 중 국가 차원에서 훨씬 더 중요한 이름이 ‘영종’이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이름은 이런저런 상황 때마다 계속 불리고 쓰이지만, 그렇지 않은 이름은 불릴 일이 별로 없으니 결국 없어진 것이다. 


이처럼 영종도는 ‘영종진’ 때문에 생긴 이름인데, 군사시설에 무슨 뜻으로 ‘영종’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인지는 별다른 자료가 없어 알 수가 없다. ‘永宗’을 한자 그대로 풀면 ‘영원한 으뜸’ 정도가 된다.


한편 영종도의 옛 이름 ‘자연도’는 ‘자줏빛<紫> 제비<燕>의 섬<島>’이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제비가 많이 날아다니기 때문에 지은 이름’이라고 설명한 옛 자료가 있다. 하지만 제비의 색깔은 결코 자줏빛이라 할 수가 없으니 이는 틀린 내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 복잡한 내용이라 결론만 얘기하자면, ‘자연도’는 ‘작게 늘어진 섬’ 정도의 뜻을 가진 우리말 이름을 한자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 섬의 모양이 가운데의 백운산에서 사방으로 능선이 서서히(작게) 늘어지며 내려가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김정호의 ‘청구도’에 나오는 영종도.  원래는 자연도 앞에 딸린 이름없는 작은 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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