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인천상륙작전 제74주년 기념 '인천랜딩데이'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영웅의 숨결, 승리의 메아리
오늘, 햇살 일렁이는 저 바다는 그날을 기억하고 있다.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단지 전쟁의 전환점이 아닌, 오늘 우리가 누리는 평화의 출발선이었다. 제74주년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인천 랜딩 데이Incheon Landing Day’는, 전장의 깊은 어둠을 뚫고 울려 퍼지는 뜨거운 외침으로 가득 찼다.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걸고 싸운 영웅들이 있었기에 오늘 여기에 우리가 있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ㅣ 사진 임학현 포토디렉터·윤상순 시 공보담당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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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년 전, ‘나라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전쟁터에 몸을 던진 열아홉 청년은 이제 아흔셋, 세월의 주름이 깊이 새겨진 노인이 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 잊혀 가던 영웅에게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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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을 뚫은 열아홉의 용기
“마치, 다시 태어난 것 같아.”
6·25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는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려 했다. 하나 쏟아지는 포탄 아래 삶과 죽음의 경계를 수없이 넘나들며 끝내 살아남았다. 그리고 74년이 지난 지금, 그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2024년 9월 14일, 제74주년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는 ‘인천 랜딩 데이Incheon Landing Day’ 첫날, 인천 SSG랜더스필드 구장 전광판에는 한 참전 용사의 앳된 얼굴이 비춰졌다. 74년 전, ‘나라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전쟁터에 몸을 던진 열아홉 청년은 이제 아흔셋, 세월의 주름이 깊이 새겨진 노인이 되었다. 그의 이름은 윤주성. 오랜 세월 동안 잊혀져 가던 영웅에게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가 쏟아진다.
그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10미터 조수 간만의 차를 헤치고 검은 바다를 넘어 도착한 땅. 해변에 발을 딛는 순간, 차가운 모래 위로 뜨거운 선혈이 쏟아졌다. 치열한 전투 속에서 두려움과 결의가 뒤섞인 전우들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살아남아야 한다.’ 서로를 지키며 영웅들은 전진했다. “이 순간, 이 자리에 서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 아흔셋의 참전 용사가 눈시울을 붉히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때로는 침묵이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천 랜딩 데이에서 참전 용사 윤주성 옹. SSG랜더스필드 구장 전광판에 비친 젊은 날의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인천 랜딩 데이’, 함께 빛나는 오늘
“감사합니다!”, “기억하겠습니다!” 그 외침 속에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희망찬 미래에 대한 약속이 담겨 있다.
인천 랜딩 데이 아침이 밝았다. 비가 온다던 예보와는 달리 햇살이 눈부시게 반짝인다. 늦더위를 가르며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은 역사의 숨결을 가만히 어루만진다. 9월 14일과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2만 3,000석은 관중들로 가득 찼다. 같은 시대를 사는 다른 세대들이 한데 어우러진 시간이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꿋꿋이 나라를 지킨 영웅들, 그들의 희생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는 후손들, 그리고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맑은 눈의 아이들까지. 살아온 시간은 다르지만, 가슴에 품은 감정은 하나로 잇닿아 있었다.
인천의 새로운 미래. 랜딩 데이에서 시구를 맡은 인천시 홍보대사 다섯쌍둥이
경기가 시작되기 전, 인천시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다섯쌍둥이가 시구를 위해 구장으로 들어선다. 이들 발걸음에는 새로운 세대를 향한 희망이 담겨 있다. 시타는 백발이 성성한 참전 용사가 시포는 현역 군인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함께했다. 역사의 맥박이 현재와 맞닿는 순간이었다.
인천의 자랑인 SSG랜더스 선수들 또한 뜨거운 마음으로 그라운드 위에 섰다. 그들이 입은 것은 단순한 경기복이 아니다. 국방색과 검은색이 어우러진 밀리터리 스페셜 유니폼, 가슴과 소매에 새겨진 인천상륙작전 패치는 ‘그날의 용기와 희생을 기억하겠다’는 다짐이다.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빌 때마다 시민들의 응원은 더 뜨거워졌다.
랜딩데이 시포를 맡은 유정복 인천시장이 쌍둥이를 안고 활짝 웃고 있다.
“감사합니다!”,“기억하겠습니다!” 그 외침 속에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미래에 대한 약속이 담겨 있었다.
우리가 역사의 주인공이다!
11대 9의 대역전승, 인천이 다시 한번 기적을 일궈냈다! 14일, SSG랜더스가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4대 8이라는 불리한 상황을 뒤집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다. 경기가 끝나자, 인천 시민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누며 진정한 하나가 되었다. 그 순간, 74년 전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꾼 그날이 다시 떠오른다.
‘그날의 용기와 희생을 기억하겠다’는 다짐.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빌 때마다 시민들의 응원은 더 뜨거워졌다.
“오늘, 야구장에서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이 재현됐습니다. 인천상륙작전으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켰듯이, 오늘 인천은 300만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갈 것입니다. 영웅들의 정신을 기억하며, 오늘의 인천을 더욱 빛나게 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겠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의 메시지가 300만 시민의 가슴에 용기와 희망의 불꽃을 지핀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제17보병사단 장병들과 힘차게 내일을 응원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이 땅 위에는, 역사의 부침에도 굳건히 살아간 사람들의 땀과 눈물이 배어 있다.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 역사는 오늘을 살아가는 힘이자, 미래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지금 인천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고 역동적이다. 300만 인천 시민이 함께 쌓아 올리는 매 순간이 기적의 시간, 우리가 새 역사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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