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아듀 2020-한 해 돌아보기-
adieu 2020
“시민과 함께 올 한 해도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12월,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달려왔던 1년을 마무리해야 할 때다. 시는 올 한 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브 스루 운영, 선제적 방역과 폭넓은 검사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했으며, 오랫동안 진전이 없었던 해묵은 난제들을 해결하는 등 시민들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바쁘게 달려왔던 2020년을 되돌아보고 인천의 비전과 희망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개항기 시대 외교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제물포구락부에서 김광용 인천광역시 기획조정실장과 TBN 경인교통방송 ‘출발 경인대행진’ 진행자인 육각수(본명 조성환)가 만나 얘기를 나웠다.
글 김윤경 본지 편집위원│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육각수
올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올해 인천 시정을 돌아보는 자리인데요, 올해는 무엇보다 코로나19 방역으로 인천시가 엄청 바빴을 것 같습니다. 인천시는 ‘드라이브 스루’와 1조7,000억원에 이르는 예산 집행 등 코로나19 방역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방역 행정을 어떻게 진행했으며,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광용
최근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서울, 경기와 비교해 볼 때 같은 생활권이지만, 인천이 인구 10만 명당 환자 발생률이 가장 적습니다. 우리 시는 일단 확진자가 나오면 검사 ‘격리’ 방역 완료를 24시간 내에 처리하는 등 철저한 방역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줄여왔습니다.
특히 해외입국자에 대한 전수검사는 물론이고 요양병원, 정신의료기관 등 집단시설과 취약계층에 대한 폭넓은 검사를 통해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을 적극 예방했죠. 그러나 무엇보다 어려운 경제 상황과 불편 속에서도 자발적인 방역수칙을 준수해 주신 시민 여러분의 협조, 방역 일선에서 애쓰시는 의료진들의 헌신, 공무원들의 노력이 큰 힘이 됐습니다.
육각수
그렇군요. 주변에서도 인천시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코로나19로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올해 인천시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했는지요?
김광용
2020년 인천시는 도시의 기본 기능, 미래 먹거리, 시민들의 안전망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도시의 기본적인 기능이 강화돼야 시민 삶의 질이 높아집니다. 깨끗한 공기, 깨끗한 물, 쓰레기 처리, 공원, 교통 등 기본 환경이 업그레이드돼야 합니다. 인천시에는 공원으로 지정됐지만 조성되지 못한 공원들이 많은데, 민선 7기에서는 장기 미집행 공원을 단계적으로 조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의도 면적 두 배가 넘는 땅이 공원으로 살아납니다.
또 ISO22000(식품안전경영시스템)도입으로 식품 공장 수준의 위생설비를 통한 수돗물 공급 등 수돗물 시민 신뢰 프로젝트, 도로 확충사업, 전선류 지중화 정비사업, 노후 하수관 정비 등 기본이 튼튼한 도시를 만드는 일에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시민들의 안전망, 복지에 대한 다각적인 노력을 해오고 있습니다.
육각수
제가 알기로는 이러한 사업들을 추진할 때 무엇보다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는지요?
김광용
제 수첩에 ‘속도를 강조하는 일방적인 변화보다 느리지만 소통하며 함께하는 변화의 진심’이라는 책에서 발견한 문구를 적어놨습니다. 이 글귀는 시민과의 소통과 협치를 중요시하는 박남춘 시장님과의 철학과도 같은데요. 그래서 시민청원제도, 시민공론화위원회, 주민참여예산제, 정책현안 점검회의, 시민정책자문단, 시민시장 대토론회, 시민 투표를 통한 인천형 뉴딜 10대 대표 과제 선정 등 시정의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묻고 함께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현안 사업들을 해결하고 집중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20년간 진척이 없었던 동구~중구 배다리관통도로사업에서 주민 합의를 도출해 내기도 했습니다.
육각수
아, 그래서 민선 7기에 들어와 오랫동안 진척이 없던 사업들이 해결됐던 거군요. 그럼 이처럼 오랫동안 진척이 없다가 해결된 사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김광용
먼저 일본 무기공장인 조병창이 자리했던 부평캠프마켓을 81년 만에 반환받아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또 시공 부실 등의 이유로 오랫동안 중단됐던 ‘월미은하레일’에 안전성·사업성을 보강하고 시민 눈높이를 반영해 ‘월미바다열차’로 재탄생시켰습니다. 개통 이후 월미도 관광자원과 연계해 하루 1,400여 명이 이용하는 지역 대표 관광 코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외에도 도시계획 입안 이후 10년 만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은 남북평화고속도로 1기 영종~신도 연도교 사업은 내년 1월 착공을 앞두고 있고, 10년간 영종·청라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던 제3연륙교 사업도 올해 12월 착공했습니다.
육각수
오랫동안 사업을 기다려왔던 주민들에게는 정말 좋은 소식이겠네요. 이외에도 올해 인천시가 추진한 사업 가운데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 사업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어떤 사업이 있나요?
김광용
먼저 전국 최대 발행 규모의 지역화폐로 성장한 인천e음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인천e음은 올해 말까지 캐시백 10%를 유지하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과 시민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시의 재정 여력이 허락하는 한 2021년에도 계속 유지할 계획에 있습니다.
특히 우리 시는 단일도시 기준 세계 제일의 바이오 생산 능력을 갖춘 도시입니다. 올해 아시아 최초의 바이오 공정 인력양성센터를 유치했는데요.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 등 인천 지역의 기업, 대학, 연구소 등과 협력 체계를 강화하면서 매년 2,000여 명의 바이오 전문 인력을 양성해 일자리를 늘리고 경기 활력의 기초를 잘 세워나가겠습니다.
육각수
그렇죠,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인천e음이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취약계층에 어려움이 집중되고 있는데, 인천시에서 취약계층을 위해 추진하고 있거나 계획하는 사업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광용
2021년 인천시 예산안 11조9,399억원 중 사회복지 예산은 전년도 대비 3,128억원이 증액된 총 4조1,387억원으로 인천시 전체 예산 규모의 34.7%를 차지합니다.
인천시는 올해 인천형 복지 기준선을 발표한 바 있고 그 시작으로 내년 예산에 21억원을 인천형 기초생활보장사업에 반영, 사각지대 없는 두터운 사회안전망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노인·장애인 공공일자리 지원에 1,344억원을 반영하고 도시 취약지역 주민 건강 수준 향상을 위해 건강증진 시설도 확충해 나가고 있습니다. 시작 단계지만 전국 최초 결혼이민자 근로사업장을 신설해 취업교육을 지원하는 등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인적 투자를 강화하는 한편, 돌봄 취약계층의 피해 아동 발굴과 보호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육각수
요즘 인천시에서는 자원순환이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박남춘 시장님이 ‘쓰레기 독립 선언’을 하면서 자원순환과 수도권매립지에 대한 관심이 엄청 높아졌는데, 자원순환은 무엇이며 왜 해야 하는지 말씀해 주세요.
김광용 지금처럼 쓰레기를 땅에 묻는 방법은 앞으로 불가능합니다. 우리 시는 수도권매립지로 인해 30년간 시민의 피해와 고통을 끝내고자 자원순환정책 대전환을 통한 환경특별시 인천을 만들기 위해 ‘쓰레기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생활폐기물 발생을 근본적으로 감축시켜 ‘일회용품 Zero 도시 인천’을 조성하고, 소각재와 불연성 폐기물만 매립하는 친환경 자체 매립장과 2~3개 군·구가 사용하는 권역별 광역 소각장을 마련해 폐기물 소각부터 매립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을 지켜가는 것입니다.
소각시설과 자체 매립지 조성은 평균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시민들께서도 충분히 공감해 주시고 협력해 주셔야 동력이 생기고, 자원순환 선진 시스템이 만들어질 때 수도권매립지가 종료될 수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육각수 코로나19 때문에 오히려 일회용품이 늘어나 걱정입니다. 재활용품을 조금 더 신경 써서 배출하고 자원순환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겠습니다. 이제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는데요. 올해 인천 시정을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낀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김광용
과거 재정위기 주의단체로 지정될 만큼 어려웠던 인천시 재정이 행정안전부 재정 최우수단체로 선정돼 건전성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국가재정 상황에서도 우리 시는 금년 대비 8.7% 증가한 4조7,790억원의 정부지원금을 확보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대응과 동시에 경제적 타격으로 인한 시민들의 어려움과 불편이 큰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힘이 되는 사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낍니다.
육각수
최근 정부에서는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면서 한국형 뉴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천에서도 ‘인천형 뉴딜’ 사업을 진행한다고 들었습니다. ‘인천형 뉴딜 사업’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광용
정부는 디지털, 그린, 휴먼뉴딜 등의 ‘한국판 뉴딜’ 추진을 통해 저성장·양극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제를 선도해 나가고자 합니다. 인천시도 그에 발맞춰 인천의 도시문제 해결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인천형 뉴딜’을 추진하고 지난 10월 시민, 전문가 등과 함께 종합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인천형 뉴딜은 인천의 강점인 바이오산업을 추가해 디지털, 그린, 바이오, 휴먼뉴딜로 추진 중입니다. 수도권매립지 해결,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 개선 등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바이오 공정 인력양성센터 유치, 스마트 관광도시 선정, 산단 대개조사업 선정 등을 통해 인천의 미래 먹거리를 꾸준히 만들어가면서 일자리와 고용망을 강화하는 데 핵심을 두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육각수
정말 한 해를 바쁘게 보내셨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김광용
백신과 치료제 개발 전까지는 코로나19의 재유행과 장기화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민 여러분의 피로감이 상당하실 것 같아 걱정되지만 그동안 생활수칙을 지켜주셨던 것처럼 자발적인 예방 관리에 힘써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에게 힘이 되는 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천시 기획조정실장은 선출직인 시장과 임명직인 행정, 정무 부시장 다음으로 인천시 예산을 총괄하는 중요한 자리다. 김광용 기획조정실장은 고려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1996년 지방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첫 발을 디뎠다. 2003년 행자부 재정정책과, 2009년 행안부 지방세정정책과장과 행안부 지방행정연수원 기획협력과장을 역임하면서 행정통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2016년 국민안전처 안전기획과장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해 오다 2017년 행정안전부 생활안전정책관, 행정안전부 재난대응정책관을 거쳐 지난 2018년 인천시 기획조정실장에 임명됐다.
※ 본 대담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해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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