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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시민이 소개하는 우리 동네 -부평도서관

2022-02-04 2022년 2월호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글 김정선(부평구 경원대로)



인생 대부분을 부평에서 살아온 나에겐 곳곳에 저마다의 추억이 깃들어 있다. 그중에서도 부평도서관은 애틋한 기억들로 가득하다. 고등학생 시절, 주말이면 공부한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왔지만 정작 공부는 뒷전이고 열람실을 오가며 잘생긴 남학생들을 쳐다보기에 바빴고,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수다 떠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던 곳이 바로 여기다. 지금도 부평도서관 가는 길을 걷다 보면 오늘은 반드시 공부할 거라면서 문제집으로 꽉 채운 가방을 낑낑거리며 메고 가던 그때의 내가 떠오르곤 한다.
사실 한참 동안 부평도서관을 잊고 살았다. 대학을 가고 취업을 하면서 부평도서관은 차츰 기억에서 희미해져 갔다. 집에서 그리 멀지도 않건만 단 한 번도 발길을 돌려본 적이 없었다. 도서관은 공부하거나 책을 읽는 곳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올 일이 없었던 것 같다. 바꿔 말하면, 한동안 공부는 물론이고 책과도 담을 쌓고 살았다는 말일 테다.
동네 친구와 결혼해 부평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아이가 생겨 행동반경이 좁아지면서 자연스레 부평도서관이 궁금해졌다. 아이와 같이 가도 좋을 장소가 그리 많지 않은데 부평도서관은 그런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준다.
어린이 자료실에서 아이와 책을 읽기도 하고, 굳이 책을 읽으러 가지 않아도 산책 겸 들러 책을 한 권 빌려오기도 한다. 여섯 살 꼬맹이인 우리 아이는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일이 그저 재미있는 모양이다. 다 읽지 않은 책도 얼른 도서관에 가져다주자며 자꾸 외투를 꺼내 입는다. 아직은 아이가 어려 진득하게 열람실에 앉아 책을 읽을 순 없지만 언젠가 우리 아이도 내가 그런 것처럼 친구들을 만나러 이곳에 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요즘 아이들이야 갈 데도 많고 놀 데도 많지만, 그나마 부평도서관에서 딴짓을 하면 부모님께 조금은 덜 미안하더라는 나의 뒤늦은 고백 겸 조언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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