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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길 위의 응급실 ‘닥터카’ 골든타임 사수한다

2019-12-03 2019년 12월호


 
길 위의 응급실 ‘닥터카’

골든타임 사수한다

 
우리나라에서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은 30.5%. 숨진 10명 중 3명은 사고 이후 적절한 조치만 받았어도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처럼 외상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최소한의 시간, 골든타임이다. 인천시는 지난 3월부터 외상센터 전문의와 간호사가 구급차에 직접 탑승해 사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닥터카’를 운영해 응급 환자의 골든타임을 책임지고 있다.
 
글 김윤경 본지 편집위원│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전문 의료진을 태운 닥터카
 
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다급한 구조 요청 신고가 접수된다. 공사장 추락 사고다. 추락 사고 특성상 중증외상환자 발생률이 높다. 상황실에서는 즉시 소방구급차 출동과 동시에 닥터카 출동을 요청한다. 그 순간, 길병원에 위치한 인천권역외상센터에서 외상 전문의와 간호사를 태운 닥터카가 출발한다.
닥터카는 365일 24시간 길병원 인천권역외상센터에 2교대로 대기하면서 건물을 비롯한 시설 붕괴, 화재, 폭발, 교통사고 등으로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하면 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의 연락을 받고 출동한다. 외상 전문의와 간호사를 태운 닥터카는 5분 안에 출동해 늦어도 30분 이내에 사고 현장에 도착한다. 사고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의료진은 실시간 영상통화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환자를 만나자마자 응급처치를 진행하는 등 의료진 공백 시간을 줄이고 최초 이송 단계에서부터 실질적인 전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신고 유형, 사고 유형에 따라 중증외상이 추측될 때 닥터카를 출동시키는 일을 담당하는 김양우 소방위.
 

 

 
중증외상환자를 살리는 인천권역외상센터
 

“중증외상환자는 무조건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의료진은 인공호흡기 기관 내 삽관, 약물 투여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희가 출동하면 초기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환자를 병원으로 신속히 옮길 수 있습니다. 또 환자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으니까 병원 도착 전에 미리 수술실을 준비시켜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수술실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정말 많은 시간을 단축하게 되죠.” 닥터카를 처음 제안한 인천권역외상센터의 유병철(43) 교수는 닥터카가 중증외상환자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예방 가능 사망률을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다.
특히, 길병원 내에 있는 인천권역외상센터는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공공기관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아직도 외상센터의 존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때문에 유 교수는 닥터카를 매개로 외상센터를 알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응급 상황 발생 시 매뉴얼에는 반드시 환자를 외상센터로 후송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방구급대원들은 그런 매뉴얼에 따라 저희 외상센터로 환자를 이송하는 데, 길병원에 위치해 있는 인천권역외상센터를 모르는 일부 시민 중에는 왜 본인이 자주 다니는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았냐고 항의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중증외상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시와 소방본부, 그리고 다른 병원과의 협조 관계도 중요하지만, 인천권역외상센터 자체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적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닥터카는 전문 의료진이 직접 탑승해 사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구급 차량.
30분 이내 현장 도착을 목표로 365일 24시간 운영된다.
 

 
 
닥터카로 든든한 의료 안전망 구축
 
“언제 환자가 발생할지 모르니까 매일 근무 인원 중에서 그날의 닥터카 담당을 배정합니다. 환자가 발생하면 근무하다 바로 출동해야 하는데 그런 경우, 같이 근무하던 동료들이 출동한 사람 몫까지 업무를 담당해야 합니다.” 최윤희(43) 수간호사는 외상환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 시 인력 부족의 문제가 생길 것을 걱정한다.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 처치가 들어가야 하는 외상환자를 자주 접해 ‘빨리빨리’를 외치다 보니 성격이 점점 급해진다는 그녀는 중증외상환자를 살리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료들을 보면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응급구조사의 업무 범위는 한정되어 있는데, 의사선생님이 탑승하면 모든 처치가 가능하니까 아무래도 생명을 살리는 일에는 효과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119종합상황실의 김양우(44) 소방위는 신고 유형, 사고 유형에 따라 중증외상이 추측될 때 닥터카를 출동시키는 일을 담당한다. “닥터카 의료진에게 지역별 소방구급대원의 연락처를 제공하고 차량 이동 중 전화로 계속 통화하곤 하지만 신고 내용, 위치, 신고자 연락처 등 모든 정보가 전송되는 소방 MDT 단말기를 닥터카에도 활용한다면 환자의 위치 파악이 조금 더 쉽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짧은 기간 동안 닥터카는 인천 지역의 소방·응급의료기관·지자체가 각각 추진한 응급환자 이송 체계를 하나로 묶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아직은 조금 더 체계적인 지원과 사회적인 관심이 더욱 필요할 때다. 사람 살리는 일의 작은 첫발이 앞으로도 더욱 큰 걸음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길 기대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들여 닥터카를 운영하는 것은 인천이 전국 최초다. 지난 11월 3일에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19년 공공서비스 혁신 경진대회’에서 닥터카 시스템이 국무총리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응급의료 분야의 선진 사례로 알려지면서 인천 지역의 닥터카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지자체도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닥터카가 짧은 기간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시와 민간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는 올해 닥터카 운영을 기반으로 앞으로 실효성 있는 응급의료 서비스 제공을 확대해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을 2015년 30.5%에서 2022년 23.0%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닥터카를 처음 제안한 인천권역외상센터의 유병철 교수.
“중증외상환자를 살리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료들을 보면 고마움을 느낀다”는 최윤희 수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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