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잘 지내셨나요? ④ 연극배우 박정자
박정자연극은 나의 종교, 인천의 나의 고향글 김진국 본지 편집장│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연극배우 박정자는 팔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1인극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고양아람누리 극장 앞에서 포즈를 취한 박정자극장 문으로 나오는 모습이 박꽃처럼 환해 보였다. 반듯하고 활기찬 걸음걸이가 나이를 가늠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짧게 친 연갈색 쇼트 머리에 붉은 무늬 스카프. 연극배우 박정자(79)에게선 ‘스타의 향기’가 풍겨 나왔다. 그는 오는 8월 말부터 디큐브아트센터 무대에 오를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연습하느라 고양 아람누리 극장을 오가는 중이라고 했다. 영국 탄광촌에서 태어나 발레의 꿈을 이뤄가는 열두 살 소년 빌리의 할머니가 그의 배역이다. 뮤지컬과는 별개로 1인 드라마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 나이로 치면 팔순. 대체 어디서 저런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 “저는 언제나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릅니다. 힘들고 뭐고 할 겨를이 없어요.”박정자는 연극을, 그리고 현재의 삶을 즐기고 있었다. 무대를 향한 치열한 열정과 삶을 대하는 성실하고 진지한 태도. 그게 젊음의 비결이라면 비결이었다. 안정적이고 멋있는, 혹은 무서운 목소리는 여전했다. 박정자는 1942년 소래포구에서 태어나 염전과 협궤열차 속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다. 부친은 소래에서 천일상회라는 양조 중간 도매상을 하며 이장 일도 보고 있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살던 그의 가족이 신흥동으로 이사한 때는 광복을 맞으면서다. “제가 네 살 때였는데, 위로 오빠와 언니 셋이 있었어요. 일본인들이 살던 적산가옥으로 이사했는데 집이 꽤 컸어요. 그런데 그해 아버지가 돌
2021-07-30
2021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