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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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인천 : 가족 ⑤ 5월 특집 ‘아버지와 어머니’
세상에서 하나뿐인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사진 류창현·전재천 포토 디렉터어머니마음의 고향이자 안식처,너른 바다 혹은 깊은 숲,가장 친한 친구이자 또 다른 나.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나에겐 이미 최초의 세상이 있었다. 어머니다. 280일 어머니 품 안에서 심장 뛰는 소리, 숨소리, 목소리를 느끼며 감각을 하나하나 일깨웠다. 태어난 순간 탯줄은 끊겼지만, 어머니는 늘 곁에 가까이 있었다. 기쁠 때 가장 먼저 달려오고, 힘들 때 부리는 온갖 응석을 다 받아주셨다.걷다가 헛딛고, 넘어지고, 멀리 돌아가기도 하는 인생의 길. 어머니는 그 길을 나의 손 꼭 붙잡고 함께 걸어주셨다. 언제까지나 그대로일 것 같은 한 사람. 그 어머니가 아이처럼 작고 연약해져만 간다. ‘우리 엄마 얼굴이 맞나.’ 세월에 고생에 주름이 깊이 파여 어느덧 할머니가 되어버린 엄마. 당신에게도 봄꽃처럼 화사하던 시절이 있었던가.지금, 이 순간마저 지나가 버릴까 봐 두렵다. 어머니는 마음의 고향이자 안식처, 너른 바다 혹은 깊은 숲, 가장 친한 친구이자 또 다른 나. 그 위대한 사랑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도 보답할 길은 없으리라. 세상에서 하나뿐인 ‘엄마, 우리 엄마’.아버지기댈 수 있는 단단한 언덕이자,큰 산 같은 존재.두려워도 앞으로 나아가며무너져서는 안 되는.기댈 수 있는 단단한 언덕이자, 큰 산 같은 존재였다, 아버지는. 부모에게 효성 지극한 자식이고, 아내와 자식들에겐 듬직한 남편이자 아빠, 사회에선 성실한 일꾼으로 살아야 했다. 지쳐도 쉬지 않고, 두려워도 앞으로 나아가며, 눈물이 나도 홀로 삼켜냈다. 큰 산은, 단단한 언덕은 무너져서는 안 됐다.어린 날에도 아버지와 단둘이 있으
2023-05-01 2023년 5월호 -
인천무형문화재와 차 한잔- 능화스님 ‘범패와 작법무’ 보유자
부처님의 자비, 처염상정의 예술로 승화하다 (處染常淨: 흙탕물에서 연꽃이 피어남)글 김진국 본지 편집장│사진 안영우 포토 저널리스트‘나는 누구인가’ 바람이 전나무 잎새를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오대산에서 내려온 맑은 물이 계곡을 타고 세차게 흘러갔다. 월정사 전나무 길을 걷던 청년이 걸음을 멈추었다. 파르라니 머리를 깎은 귀공자풍의 젊은이였다. 청년이 두 손을 모으며 머리를 숙였다. 뜨거운 물줄기가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딸그랑….” 대웅보전 풍경 소리에 청년이 고개를 들었다. 봄 햇살이, 어루만지듯 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1980년 약관의 청년 김종형(능화스님, 64)은 그렇게 강원도 월정사에서 ‘출가득도出家得度’를 한다.“대학 조교로 일하며 기술고시를 준비했는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리를 한 겁니다.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고 나중엔 마음마저 황폐해졌어요. 요양하기 위해 서울의 ‘자비정사’란 절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무염스님을 만나 불교에 귀의하게 되었지요.”혈기방장한 나이, 풍운의 꿈을 접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것은 운명이었다. 승려가 된 것이 부처님의 뜻임을 깨달은 건 머지않아서다. 병약했던 그의 심신이 기적처럼 치유된 것이다. ‘범패와 작법무(바라춤)’에 심취하기 시작한 때는 출가 뒤 3년쯤 지나서다.“어느 날 봉원사에서 소리와 함께 바라를 들고 추는 춤을 보았는데 마음이 고요하고 행복해지는 겁니다.” 진리를 노래하고 부처님께 공양드리며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의식이자 불교예술. 범패와 작법무에 흠뻑 젖은 그는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을 하며 대가로 성장해 나간다. 인천
2023-05-01 2023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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