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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지금, 빛나는 인천 ⑥ 코로나19, 시민의 일상

2022-07-06 2022년 7월호


바로 지금,

우리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필름 속,  일상의 기록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사진 하태우·김재천·김지은·김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별다른 충돌 없이 흘러가는 삶. 매일 아침 햇살 받으며 일터로 향하고, 해가 땅 밑으로 떨어지면 집으로 돌아가는 평범한 하루하루. 그날들이 당연한 듯 당연하지 않고 소중하다는 걸 미처 몰랐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바이러스가 일상을 뒤흔들기 전까진.
길고도 힘든 시간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싸움이 때론 지치게 했다. 그래도 잘 버티어냈다. 여전히 웃고, 그늘은 빛으로 채우며 희망을 그리고 살았다. 그 시간이 손으로 만지고 추억하는 ‘진짜 사진’에 고스란히 담겼다. 인천역 가는 길에 있는 ‘해당화사진관’은 추억 속 동네 사진관처럼 아직 필름을 현상한다. 눈물이 배어나고 웃음이 묻어나는 우리 사는 이야기가 이 안에 스치듯 머물러 있다.


‘그래, 이런 날도 있었지.’ 장롱 깊숙이 간직한 앨범 속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마음이 기억하고 있다. 눈시울이 반짝이다 입가에 지긋이 미소가 번진다. 살다 보면 살아내다 보면 버티기 힘든 시간도 겪는다. 그래도 지나고 보면 행복했던 기억이 더 많다. 어쩌면 울고 웃는, 살아 있는 매 순간이 우리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들이다.




※ 본 기사는 ‘해당화사진관’과 인연이 있는 시민 작가들의 필름 작품으로 꾸몄습니다.  
해당화사진관 인천광역시 중구 제물량로 288, 010-8082-8361

 


가족
하태우 김재천


아이를 배 속에 품은 아내_하태우


# 장면 1 필름을 빛에 비춘다. 흔들리는 나뭇잎과 물결로 비추어 드는 햇살 사이, 아내가 서 있다. 그날이 떠오른다. 두 손 꼭 잡고 거닐다 선선한 바닷바람을 느끼며 발걸음을 잠시 멈췄다. 아내가 활짝 웃었다. 찰칵,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눌렀다.

4년 전, 해당화사진관에서 하태우(36) 작가를 처음 만났다. 그해 초 사라져가는 동네 현상소의 명맥을 잇겠다며 덜컥 사진관 문을 연 그였다. 고맙게도 사진관은 아직 그 자리에 있다. 다시 만난 그는 네 살 딸아이, 유민이의 아빠가 돼 있었다.


코로나19로 그 역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일상의 공백은 가족이 채웠다. 결혼한 지 4년 만에 아이를 품고 행복해하는 아내, 어느새 훌쩍 커 아빠의 카메라를 장난감 삼아 노는 아이, 낮잠을 자고 일어나 슬그머니 구석으로 자리를 피하는 고양이 해랑이. 함께하는 소중한 순간순간을 차곡 차곡 필름에 담았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지금 모습 그대로 변함없을 존재. 가족은 그 삶의 중심이다.



필름 카메라를 들고, 유민이_하태우


우리 집 첫째, 해랑이_하태우



 갓 낳은 딸 유민이를 바라보는 아내_하태우


코로나19로 집에서 연 아이 생일 파티_하태우


마스크로도 감출 수 없는 아이의 행복_김재천



 솜사탕의 달콤함 너머, 유경이_김재천


# 장면 2 계절을 잃어버렸었다. 모처럼 바깥나들이에 나선 아이는 마냥 신난다. 비둘기들과 인사를 나누고, 엄마 아빠를 졸라서 커다란 솜사탕도 샀다. 마스크를 벗고 크게 한 입, 살살 녹아내리는 솜사탕이 감미롭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다 찰칵, 잠시 멈춘다.

동네 사진관에서 사진을 현상하다 보면, 세상을 만나고 사람을 만난다.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며 미소 짓고 때론 눈물 흘리고, 그렇게 서로에게 스며든다. 그 동질감은 사진관 주인과 고객으로 만난 이들을 10년지기처럼 끈끈하게 이어준다. 김재천(36), 양지혜(35) 부부의 딸 유경이가 커가는 모습도 오롯이 함께 지켜보았다.


아이가 태어나 기쁨을 주고 커가면서 세상에 행복을 퍼트리기까지, 사진 한 장 한 장에 한 사람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부부는 오늘도, 뷰파인더 너머 순간을 마음에 고이 담아 인생의 앨범에 가지런히 꽂아둔다.


일상과 여행 사이
김지은 김건


마스크를 쓴 그날의 기억_김지은 


그래도 계속되는, 우리네 일상_김지은


코로나19 이전, 활기찬 월미도 놀이동산_김지은


# 장면 3 월미도 바닷가 놀이터, ‘지구에서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 바이킹은 보는 것으로도 아찔하다. ‘타가다 디스코’는 빙글빙글 잘도 돌아간다. ‘까르르’ 웃음소리와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온다. 그러다 모든 게 멈췄다. 하나 삶은 계속된다.
 
느닷없이 나타난 바이러스가 평범한 일상을 앗아가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흔들리지 않고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살았다. 콘텐츠 기획자 김지은(25) 씨의 어머니는 처음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질 때 확진자가 됐다.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기 전에도 이웃에 피해를 줄까, 18층 집을 매일 홀로 오르내린 어머니였다. 확진 사실을 알고 옆집에서 딸기를 씻어다 주고, 단골 정육점에선 고기도 가져다주었다. ‘괜찮냐’, ‘건강하라’는 이웃의 격려가 이어졌다. 어려운 시기를 보낼수록 작은 것에 감사하고 더 행복해하는 나를 발견한다. 세상 어떤 일에도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걸, ‘함께’ 살아가며 배운다. 



영종도, 집으로 가는 길_김건


코로나19 이전 여행길, 비행기 안에서 본 세상_김건 



텅 빈, 하나 새 희망으로 꽉 찰 인천국제공항_김건



시선을 붙잡은, Pick up이란 글자_김건


# 장면 4 ‘뜨거운 안녕’을 나누던 공항엔 적막이 흐른다. 주의에 한 사람도 없다. ‘Pick up(픽업)’이란 글자에 시선이 머문다. 떠날 수 없는 현실. ‘누군가가 나를 데려가주었으면….’ 순간 찰칵, 셔터음이 고요를 깨운다. 

늘 머물던 공간이 낯설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는 이들을 위해 품을 활짝 열고, 여정에 기꺼이 날개가 되어주는 그곳. 아무도 없는 휑한 공항을 상상한 적이 없다. 화려한 이면에 숨겨두었던 또 다른 얼굴이 보이기 시작한다. 


인천국제공항은 김건(30) 씨의 일터다. 공항은 바다 건너 나라에서 온 이방인인 그를 따뜻하게 품어 주었다. 사람들과 복작복작 어울려 지내며, 오늘을 살고 내일을 꿈꾸었다. 그러다 느닷없이 나타난 바이러스가 삶을 흔들었다. 일, 동료, ‘모든 걸 잃을 수도 있겠다’ 걱정했지만, 두려운 건 아니었다. 사진을 찍는다는 건, 바라보고 기억을 붙잡아 가슴에 새기는 일이다. 셔터를 눌러 기록한 그날이, 힘든 만큼 더 강인하게 딛고 일어나라고,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준다. 어제보다 오늘, 내일 더 행복하리란 확신이 든다. 


“사진은 왜 찍는 건가요?”,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것을 아주 천천히 다시 쳐다보는 거니까요.”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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