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시민 행복 메세지
시민 행복 메시지
섬 = ∞
섬의 날. 그리 유명한(?) 국가기념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매년 8월 8일입니다. 섬의 날은 삶의 터전이자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섬의 가치와 중요성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제정됐습니다. 그런데 섬의 날을 8월 8일로 특정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는 ‘숫자 8’에 주목해야 합니다. 8을 옆으로 누이면 ‘∞’입니다. 섬의 미래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뜻을 담았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가 두 번이나 나옵니다. 무한의 무한이면 어떤 무한일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 최북단 섬 백령도를 찾았습니다. 우리 시에서 펼치고 있는 ‘인천 보물섬 168 캠페인’에 참가한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1박2일의 짧은 여정임에도 섬에서 조금이나마 ‘무한’의 의미를 엿본 느낌입니다.
물론 개발이나 경제적 관점이 아닌 개인적인 관점에서의 ‘무한’입니다.
우선 백령도에서 처음 마주한 것은 ‘무한한 신비’였습니다. 마지막 작품이니 얼마나 공을 들였을까요.
광해군이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극찬했다는 두무진의 기암괴석은 태고의 신비를 품고 있었습니다.
발걸음을 옮길수록 무한한 신비의 세계에 빠져듭니다. 비경에 놀라고 절경에 반한다는 표현이 딱 어울립니다.
백령도에서는 좀처럼 발동하지 않는 지적 호기심마저 꿈틀댑니다.
‘감람암포획현무암’ 분포지에서는 해설사의 설명에 귀를 쫑긋 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첨단 우주 시대임에도 불구,
인류는 아직 지구 내부의 맨틀까지는 시추하지 못했습니다. 현실이 이런데 감람암포획현무암이 맨틀의 일부를 품고 있는
암석이라는 사실이 흥미를 끕니다. 어떻게 지구 밖으로 나왔는지, 성분은 무엇인지 등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됩니다.
백령도에서는 이처럼 호기심을 자극하는 지질 명소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무한대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모처럼 바다로 둘러싸인 고립된 공간에 함께 머물러서일까요. 섬에서는 가족애 또한 무한해지는 것 같습니다.
물범의 숫자를 세느라 정신없는 여덟 살 딸의 모습에 흐뭇해하는 부모, 조개껍데기를 주우며 웃음꽃을 피우는 엄마와 중학생 딸,
어디를 가든 맞잡은 손을 놓지 않고 결혼 20주년을 자축하는 부부 등 가족 단위 캠페인 참가자들은 돈독한 가족애를 과시했습니다.
결국 무한의 무한은 ‘추억’으로 귀결되지 싶습니다. 인천에는 이처럼 색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섬이 168개나 있습니다.
섬 하나하나가 캐도 캐도 끝이 없을 무한의 보물을 품고 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뭍으로 돌아오니 희소식이 기다립니다. 내년부터 인천 시민은 시내버스 요금(편도 1,500원)으로
백령·대청·연평도 등 인천 섬을 오가는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소식입니다.
‘인천 아이(i) 바다 패스’ 사업이 본격 시행되는 것입니다. 무한의 보물을 찾아 인천 섬 탐험을 무한 반복해야겠습니다.
글 임성훈 본지 편집장
- 첨부파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