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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굿인이 만난 사람 : 김주상 교수

2025-07-15 2025년 7월호

결핵, 끝을 향한 아주 오랜 동행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주상 교수


“요즘도 결핵 걸리는 사람이 있나요?”

아직도 많은 이가 갖는 의문이다. 한때는 ‘국민병’이라고 불릴 만큼 흔했지만, 지금은 뉴스에서조차 좀처럼 보기 힘든 이름, 결핵. 대부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줄 알았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다. 감기나 단순 피로, 비염인 줄 알고 넘긴 증상이 몇 주째 계속될 때, 그게 사실 결핵이라면? 오랜 시간 결핵을 마주해 온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주상 교수의 경험과 목소리를 통해 결핵의 실체를 들여다본다.


글. 윤은혜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성재 포토디렉터



생각보다 가까운 병, 결핵

1999년 의사가 된 김주상 교수는 내과를 전공했다. 평소 존경하던 호흡기내과 은사님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자연스레 호흡기내과의 길을 택했다. 

“호흡기내과는 사실 굉장히 어려운 과목입니다. 중환자도 많고, 응급도 많은 과지만, 은사님을 따라 이 길을 걷게 된 것이지요.”

그 이후로 김 교수는 수없이 많은 결핵 환자들과 함께해왔다. 결핵 환자의 수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진료실 문을 두드린다. 국내외 대표적인 감염병인 ‘결핵’은 굉장히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 공존해 온 병이다. 약물치료를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다.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 안에 경제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뤘고, 그 속에서 결핵도 조금씩 자취를 감추는 듯 보였다. 그러나 매년 2만여 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하며 이중 약 10~15%는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다. 김 교수는 “결핵은 감염이 됐다고 바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감염이 된다고 해도 잠복기가 길어 6개월에서 1년쯤 지나야 병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며 “게다가 결핵은 공기 중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어디서 걸렸는지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핵 환자의 수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진료실 문을 두드린다. 

국내외 대표적인 감염병인 ‘결핵’은 굉장히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 공존해 온 병이다.


결핵, 쉽지 않은 여정

결핵이 위험한 질병인 이유는 감염 원인이나 경로가 명확하지 않아서만은 아니다. 치료 과정 또한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항생제를 6개월간 먹으면서 치료해야 합니다. 대부분 알다시피 항생제가 가진 부작용도 많은데 그 부작용과 어려움을 견디면서 치료를 이어 가야 하는 것이지요. 만약 일반 결핵이 아닌 ‘내성 결핵’이라면 더 긴 치료와 고통을 견뎌야 합니다.”

그러나 환자들의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말 그대로 감염병이기 때문에 사회생활 자체가 힘들어진다. 김 교수는 “젊은 결핵 환자가 있었는데, 결핵이 전염병이다 보니 주변의 시선이나 본인이 처한 상황에 더 무력감을 느꼈다”며 “그 환자는 진료받으러 와서 매일 같이 울었다”고 말했다.

결핵은 개인의 위생 문제나 생활 습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병이다. 하지만 많은 환자가 자신을 탓하며 마음의 병까지 함께 앓는다.

“‘왜 하필 나일까?’,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하면서 우울증까지 함께 겪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들은 의도치 않게 감염된, 피해자에 가깝죠.”



그럼에도, 완치 가능한 병

그러나 대부분의 성인병과 달리, 결핵은 ‘완치가 가능한 병’이다. 긴 치료 시간, 여러 부작용과 곱지 않은 시선을 견뎌야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끝이 있다는 점은 분명한 희망이다. 우리나라에서 결핵은 제2급 법정 감염병으로 분류돼 국가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더 완벽한 예방, 관리를 위해 민간 병원과 함께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 김주상 교수는 “우리나라 결핵 관리 시스템이 정말 잘 되어있다. 특히 결핵 같은 전염병은 공공과 민간의 협업이 중요한데, 이게 굉장히 성공해서 결핵 환자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시간 국가 결핵 관리 사업에 힘써왔다. 결핵 치료, 전파 차단뿐만 아니라 잠복결핵 감염 검진사업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김주상 교수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질병관리청 주관 ‘제15회 결핵 예방의 날’ 기념행사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너무나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인기 있는 학문이 아님에도 사명감을 지니고 결핵 퇴치를 위해 힘쓰는 분들이 참 많다. 결핵이라는 질병을 정확히 알고 모두 같이 노력할 때 더 건강한 세상이 오리라 믿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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