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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

내가 사랑하는 인천-가수 백영규

2020-10-30 2020년 11월호


대중음악의 도시, 인천을 위하여

글 백영규


동산중학교 3학년 때 아암도에서(오른쪽)


영화 ‘슬픈 계절에 만나요’에서 상대 배우 장미희와 함께


초등학교 5학년 때, 경찰공무원이셨던 아버님이 인천 부평경찰서로 발령을 받으면서 우리 가족은 양평에서 인천으로 이사를 했다. 난 부평서국민학교로 전학을 했고, 수줍고 시골티 나는 소년은 자연스럽게 세련된 도시 소년이 되어갔다.
동산중·고등학교를 다니며 부평역에서 제물포역으로 통학을 했다. 내 청소년기의 대부분을 차지한 통학 시절은 감성이 성장하는 특별한 시기였다. 아침 7시 30분이면 어김없이 부평역에 나타나는 어느 여학생을 기다리던 설렘도 있었고, 제물포역에서 내려 친구들과 무리 지어 장난을 치며 등교하던 시절도 그립다. 하교 후 자유공원에 올라가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우리 세대라면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듯 내 청춘 시절도 통기타가 늘 곁에 있었다. 신포동 공보관에서의 시화전, 친구들과 어깨동무를 한 채 신포동 골목골목을 누비던 추억들. 신포동은 내 음악적 감성의 근원지였다. 인천은 바다이고 양평은 강이다. 인천의 바다가 좋았지만 마음 한편엔 양평 강가에서 놀던 기억이 남아 있었다. 데뷔곡 ‘순이 생각’은 인천에서 양평을 생각하며 만든 노래이다. 지금은 인천을 무척 사랑하지만 사춘기를 앓던 청소년기에는 인천을 탈출하고픈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내가 가수가 된 결정적 계기는 대학 다닐 때 서울로 기차 통학을 하면서 만난 숙명여대 캠퍼스 스타 이춘근 씨를 만나면서다. 이춘근 씨는 인일여자고등학교 출신으로 같은 인천 사람이라는 정서적 유대감이 있었다. 대학 졸업 후 이춘근 씨와 ‘물레방아’라는 혼성 듀엣을 결성해 ‘순이 생각’을 발표했고, 이어 ‘잊지는 말아야지’, ‘슬픈 계절에 만나요’ 등을 발표하면서 백영규라는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노래하면서 작품도 쓰고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음반 제작까지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신인 가수 발굴, 녹음실 운영, 홍보 등 음반 제작과 연계된 경험은 지금도 내게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있다.
2002년 연수구 동춘동에 라이브 카페를 차리며 또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경인방송으로부터 방송 DJ 제의를 받고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기획·연출의 초점은 물론 ‘인천’이었다. ‘추억의 신포동’이란 코너를 만들어 중·장년의 향수를 자극해 신포동 활성화를 꿈꾸었고, 개항장 문화에서 비롯된 인천의 수많은 최초의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본격적으로 인천을 배우고 이해하기 시작하던 시기이다.
개항장이라는 지정학적 이유로 인천이 전국 최초가 많다는 사실에 나도, 시민들도 많이 놀랐다. 인천 시민으로서 긍지를 갖게 됐고 보람도 느꼈다. 인천을 더욱 사랑하게 되면서 인천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다. ‘추억의 신포동1·2’, ‘인천의 성냥 공장 아가씨1·2’, ‘꿈의 나라 송도로 가자’ 등등. 그렇게 지낸 12년간의 경험은 또 다른 삶의 동력이 되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지난해엔 ‘백다방TV’(유튜브)를 개설해 새로운 공연 문화를 소개하고 있고, 지난 8월 10일 카카오TV를 통해 라디오를 개설해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지난 10월 23일엔 ‘백영규 스토리’ 비대면 콘서트를 펼쳐 변화된 세상에서의 새로운 공연의 장을 열었다. 철저한 컴맹인 내가 이런 디지털 첨단 문화를 펼칠 수 있는 것은 모두가 사람의 힘이다. 인천에서 맺어진 사람의 힘. 또 전국에서 저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힘으로 새로운 도전은 계속되는 것이다. 그동안 창작한 곡만 230여 곡에 이른다.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작품에 몰두하기 위해 몇 개월 전 영종 백운산 옆으로 이사를 했다. 난 아직도 동화 속 세상을 꿈꾼다. 포크 음악 도시 인천, 대중문화의 수도 인천! 그 누구의 영예가 아닌 인천 시민과 음악을 위한 음악 도시 인천이란 꿈을 말이다.


가수 백영규는 인천에서 초중고를 나와 1978년 ‘순이 생각’으로 데뷔했다.?이후 영화로도 제작된 ‘슬픈 계절에 만나요’ ‘잊지는 말아야지’와 같은 히트곡을 내며 국민 가수가 되었다. 최근 코로나19 의료진을 응원하는 곡 '천사’를 발표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지금은 영종도에서 곡을 쓰고 콘서트를 열며 시민들과 호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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