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
기획 : 만남에서 양육까지
인천형 출생 정책 시리즈로 풀어본
그 남자, 그 여자 이야기
A는 인천에 사는 평범한 30대 초반의 미혼남성 직장인이다. B는 인천 소재 기업체에 다니는 20대 후반의 여성으로 아직 솔로다. 이들은 인천에서 사랑을 피우고 아이를 키우며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리 특별한 것 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다. 인천시가 이들 삶의 든든한 조력자이기 때문이다. 만남에서 육아까지,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경험하게 될 가상의 이야기가 우리 주변에서 곧 시작된다.
글. 임성훈 본지 편집장 일러스트. 김경주 작가
사랑, 인천에서 피어나다
6월의 어느 날, 인천시가 마련한 야외 행사장에 청춘남녀들이 모여들었다. 초록빛으로 물든 이곳은 초여름의 싱그러움에 더해 특별한 설렘으로 가득했다. 행사명은 ‘i+이어드림’. 24세~39세 미혼남녀의 만남을 주선해 주는 이벤트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인천에 주민등록을 두거나 관내 소재 기업체에 재직 중인 직장인들이다. ‘i+이어드림’은 연 5회 열리는데 이날 첫 테이프를 끊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이성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던 A는 결혼한 친구의 권유로 마지못해 행사에 참여했다. 막상 현장에 오니 예상대로 적잖이 쑥스러웠다. 하지만 소개팅과는 다른 자연스러운 분위기에 휩쓸려 어느덧 적극적으로 다른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프로그램 중 하나인 ‘1대 1 대화’에서 B를 만났다. 취미와 가치관 등에서 공유하는 부분이 많았다. B 또한 듬직한 A에게 호감을 느꼈다. 무엇보다 철저한 신원 검증 등을 통해 모인 만큼, 더욱 믿음이 갔다. 이들의 사랑은 이렇게 시작됐다.
예식장 걱정 No!
시간이 흘러 결혼을 약속한 A와 B. 그런데 고민거리가 생겼다. 과도한 예식비용도 부담스러운데 예식장 ‘예약 전쟁’까지 치러야 할 판이었다. 예식장 예약을 했다가 피해를 본 사례들도 이따금 언론에 보도되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그래도 결혼식을 안 할 수는 없는 법. 마땅한 예식장을 찾아 동분서주하던 차에 ‘i+맺어드림’이라는 예비부부 지원 정책을 알게 됐다. 인천 관내 공공예식장을 무료로 대관해 주고 한 쌍 당 100만 원 범위에서 예식비용을 지원해 주는 내용이다. “우리에게 딱이다!”
그때부터는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인천시의 공공예식장은 15곳. 모두 의미 있고 멋진 공간들이다. A와 B는 어디가 좋을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상상플랫폼 1883개항광장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곳에서 결혼식을 올리면 축복이 배가 될 것 같았다.
“인천에서 살길 잘했지?”
임대료 하루 1천 원
최대 6년 거주
올 500호 시작으로 점차 확대
한결 던 양육 부담
A와 B 부부에게 드디어 아기가 생겼다. 엄마 아빠를 반반씩 닮았다. 생애 최고의 선물이다. 양육비 부담 때문에 출산을 미룰까 고민했던 이 부부가 아이를 갖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해 출생아 수 증가율에서 인천이 전국 최고라는 뉴스를 접하고서다. 인천시 출생정책인 ‘i+1억드림’에 힘입어 지난해 인천의 출생아 수가 1만 5천242명으로 전년보다 11.6% 증가, 전국 평균 3.6%를 훨씬 웃돌며 17개 시·도 중 1위를 기록했다는 내용이다. 보도 내용이 인천시 출생정책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출산을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i+1억드림’은 인천에서 태어나는 아이에게 18세까지 총 1억 원을 지원하는 출생정책이다. 보육료·급식비 등 기존 국비·지방비 지원금 7천200만 원에 인천시 자체 예산으로 2천800만 원을 추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부부는 옹알이하는 아기를 볼 때마다 또 하나의 생각을 품는다. “동생이 있으면 더 좋겠지?”
보금자리가 생겼어요
이 부부는 새 가족이 생기자마자 곧바로 인천시에 ‘천원주택’ 예비 입주자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어드림, 맺어드림, 1억 드림 등 인천시의 지원에 힘입어 가정을 꾸리면서 이제는 ‘인천시 출생정책 활용법’을 완전히 터득한 경지에 이르렀다. 지금 공략(?)해야 할 정책은 ‘i+집드림’이다. 천원주택으로 잘 알려진 ‘i+집드림’은 하루 1천 원꼴인 월 3만 원의 임대료만 받고 신혼부부 등에게 최대 6년간 주택을 임대하는 사업이다. 올해 500호를 시작으로 점차 확대할 방침인데 첫 모집에 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신생아들 둔 가구,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순으로 우선순위가 부여된 덕분인지 갓 아기를 출산한 A와 B 부부는 천원주택에 입주하는 행운을 얻었다. 천원주택에 입주하던 날, A는 B의 귀에 속삭였다. “인천에서 살길 잘했지?”
출산가정은 발걸음도 가볍다
복덩이가 따로 없다. A와 B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는 부모의 발걸음마저 가볍게 했다. 인천시 출생정책 중 하나인 ‘i+차비드림’이 출산가정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i+차비드림’은 ‘인천 i+패스’와 연계해 출산 가구에 대한 교통비 환급을 최대화하는 사업이다. ‘인천 i+패스’는 일반인에게 월 이용 대중교통비의 20%를, 청년(19~39세)에게는 30%를 환급해 주고 있다. 여기에 더해 첫째 아이를 출산하는 가정의 부모에게는 아이가 7세가 될 때까지 각각 50%,둘째 아이 이상을 낳은 부모에게는 각각 70%를 환급해 준다. 출산가정만이 추가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인 셈이다. A가 퇴근 후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아기 기저귀가 떨어졌다”라고 한다. 마트는 버스를 타고 다녀와야 한다. “금방 다녀올게.” 집을 나서는 A의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아이 키워드려요
A와 B는 맞벌이 부부다. 아이 양육이 걱정인데 ‘i+길러드림’ 덕분에 양육 부담을 크게 덜고 있다.
‘i+길러드림’은 ‘i+1억드림’에 더해, 양육 중 발생하는 돌봄공백을 메우기 위한 체감형 지원 정책이다. ‘1040천사 돌봄’, ‘틈새 돌봄’, ‘온밥 돌봄’ 등 3가지 사업으로 짜졌다.
‘1040천사 돌봄’은 정부 지원(연 960시간)을 초과하여 돌봄이 필요한 가정을 위해 최대 1,040시간까지 서비스를 확대지원하는 사업이다. ‘틈새 돌봄’은 기존 돌봄 시간 외에도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주말까지 온종일 돌봄을 제공하는 사업. 맞벌이 등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위해 아픈 아이 돌봄 및 안전한 이동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온밥 돌봄’은 다함께돌봄센터 이용 아동을 대상으로 방학 중 무상 중식을 지원한다. ‘아픈 아이 돌봄’ 서비스를 받은 A와 B부부는 곤히 잠든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B가 말한다. “우리가 인천에서 만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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