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
시민 리포트 : APEC 제3차 고위관리회의 자원봉사활동
시민의 눈으로 본 국제무대의 현장
7월 26일부터 8월 15일까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국이 모인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가 열렸다. 우리 시는 이번 국제행사를 위해 시민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APEC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시민기자의 목소리로 국제무대의 현장을 소개한다.
글. 전지현 시민기자 사진. 이대원 포토디렉터
APEC 제3차 고위관리회의 자원봉사에 나선 이도윤 시민과 전지현 시민
나의 도시 인천에서 개최되는 국제회의
2025년 여름, 나는 매일 인천 송도컨벤시아로 출근했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제3차 고위관리회의의 자
원봉사자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고위관리회의는 APEC 정상회의 및 각료회의에서 다룰 핵심 의제를 사전에 조율하고 확정하는 실질적인 협의체다. 이번 제3차 고위관리회의는 오는 10월 예정된 정상회의를 앞두고 주요 사안을 정리해 보고하는 중요한 자리로 마련됐다. 한편, 나는 문화콘텐츠학을 전공하며 평소 다양한 대외 활동에 참여해 왔기에 고향인 인천에서 열리는 APEC 자원봉사에 주저 없이 지원했다.당시 합격 소식을 접한 순간부터 내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에서 이런 큰 국제행사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렘과 자부심이 밀려왔다.
3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APEC 제3차 고위관리회의 행사장 내부
다양한 국가,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다
내가 맡은 역할은 회의장 컨시어지 안내였다. 셔틀에서부터 문화 프로그램, 여행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회의 참가자들의 편의를 도왔다.
송도컨벤시아에서는 디지털, 식량안보, 여성경제, 반부패, 재무 등 주요 6개 분야 장관회의와 200여 개의 세부 회의가 21일 동안 이어졌는데, 4,000여 명이 넘는 대표단이 이곳을 오갔다. 거의 매일 회의가 열리는 만큼 컨시어지 데스크를 방문하는 참가자의 수도 많았다. 덕분에 매일 다양한 국가의 회의 참가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직도 첫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이렇게 규모가 큰 국제무대에서 활동해 본 경험이 없던 나는 무척 긴장해 있었다. 그런데 한 미국 참가자가 “아직은 서툴러도 네가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다”라며 격려를 해준 덕에 자신감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응대를 할 수 있었다. 회의가 한 달 가까이 진행되는 만큼 각국에서 온 다양한 참가자들과도 안면을 익히게 됐다. 회의 참석 전 컨시어지에서 스몰톡을 나누고 “긴장이 풀렸다”라는 참가자를 만났을 땐 나도 이 무대를 함께하고 있다는 실감도 났다.
현장에서는 회의 참가자뿐 아니라 다양한 자원봉사자도 만날 수 있었다. 절반 정도는 해외 생활을 한 경험이 있었다. 연령대도무척 다양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만 18세부터 만 74세의 어르신까지, 우리는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자유롭게 교류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양한 이력을 가진 자원봉사자들
미래를 여는 인천, 그 현장의 이야기
자원봉사자들은 인천의 마스코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이 유니폼은 인천기업인 패션그룹 ‘형지’에서 제작해 인천시에 기부했다고 한다. 인천시의료원과 인천시약사회, 대연컴퍼니 등 지역 기관과 기업들도 간호인력, 의약품, 이북리더기 등을 후원하며 힘을 보탰다. 이처럼 시민은 물론 기업과 기관도 함께 발 벗고 나서 ‘인천의 힘’으로 국제무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나는 인천 부평구 삼산동에서 성장했고 지금은 청라국제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다. 소박하고 정감 넘치는 구도심과 첨단 인프라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공존하는 국제도시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인천의 삶. 바로 그 변화와 성장의 한가운데서 자원봉사자로, 동시대 시민으로 이 시간을 기록하게 돼 새삼 뿌듯함과 기대를 느낀다.
매일 수천 명의 외국 대표와 관계자, 각국의 언어가 넘실대는 회의 현장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서 있던 나는 이번 경험을 통해 앞으로 인천이 그려나갈 새로운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가까이서 엿볼 수 있어 여전히 뿌듯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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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PEC 여성경제회의(WEF)’
더 나은 봉사를 위해 함께 소통하는 봉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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