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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시장-장달순 송학동 옛 시장 관사 돌보미

2021-06-29 2021년 7월호

장달순 송학동 옛 시장 관사 돌보미

“40년 가까이 쓸고 닦은 집이 시민 공간이 됐어요”

송학동 옛 시장 관사 돌보미  장 달 순

신포시장에서 장 봐 와서 시장님들 따뜻한 밥해 드리고 빨래하고 청소를 했다.
평범한 일이지만 나름 우리 인천시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란 자부심이 컸다.

글 김진국 본지 편집장│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마당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정말 눈부셨어. 햇살이 조각조각 떨어진 것 같은 윤슬이 둥둥 떠다녔고, 인천항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배들의 뱃고동이 음악 소리 같았지. 관사 마당엔 금붕어가 노니는 작은 연못도 있었는데…. 
‘인천시민愛집’으로 다시 태어난 송학동 옛 시장 관사를 바라보는 장달순(74) 씨의 입가에 잔물결 같은 미소가 인다. 40년 전, 처음 만난 목조 기와집은 역대 인천시장님들이 살던 관사였다. 그 집이 시민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꽃피어난 사실에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건 인천이 경기도에서 독립해 직할시가 된 1981년부터 40년 가까이 청춘을 바친 공간이기 때문이다.
“인천직할시 초대 김찬회 시장님에서부터 민선 광역시장을 두 번 지내신 최기선 시장님에 이르기까지 시장님 여덟 분을 모셨어요.” 장 씨는 “신포시장에서 장 봐 와서 시장님들 따뜻한 밥 해드리고 빨래하고 청소를 했다”며 “평범한 일이지만 나름 우리 인천시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란 자부심이 있었다”고 회상한다.
서울에서 살던 그가 송학동 옛 시장 관사 일용직 직원으로 온 때는 1981년. 인천이 경기도에서 독립해 직할시가 되던 해이다. 서울에서 남편 김영선(80) 씨가 다니던 ‘새생활전자’란 자동차 부품 회사가 부도나면서 그의 가족은 인천으로 이사를 온다.
“남편 회사 대표인 당숙이 김찬회 시장님과 동서지간이었거든요. 당숙께서 시장님을 찾아가라고 주선해 주셨어요.” 그렇게 인천시장 관사로 온 장 씨는 돌보미로, 남편 김영선 씨는 경비로 취직한다. 하루아침에 벼랑 끝에 선 장 씨 가족에게 인천은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기회의 땅이었다. 아들 둘을 포함해 장 씨 가족은 경비실 옆 단칸방에 살림을 푼다. 집과 직장이 한 지붕 아래 있는 셈이었다.
‘충청도 또순이’인 장 씨는 이때부터 관사 붙박이로 시장 뒷바라지에 전념한다. “집안에 큰일이 있어도 가지 않았어요. 제가 하루라도 자리를 비우면 시장님께서 밥을 못 드시잖아요.” 그렇게 모신 시장님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최기선(관선 7대, 민선 1·2대) 시장이다. 가장 오랜 시간 모신 시장님인 까닭이다.
“언제나 웃음을 주시는 넉넉하고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였습니다. 인천대공원, 인천지하철, 송도국제도시 다 최 시장님이 기틀을 놓으신 거잖아요. 일을 너무너무 많이 하셨어요.” 장 씨는 “최 시장님은 매일 술을 드셨는데 아침에 수란 요리를 해주면 좋아하셨다”며 “명절이 되면 시장님을 찾아오는 수십, 수백 명의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해 여동생들이 와서 함께 음식을 장만했다”고 기억했다. 관사에선 최 시장의 아내와 아들 둘, 장모와 그 친척이 함께 지냈다.
7월 1일 새롭게 문을 여는 인천시민愛집은 1900년대 일본인 사업가가 건축했으며 레스토랑, 사교 클럽, 문화 공간으로 사용됐다. 1981년부터 2001년까지는 시장 관사로 쓰다가 이후 20년 가까이 인천시사편찬위원회, 역사자료관 등으로 활용됐다. 역사자료관에선 인천의 가치와 숨겨진 역사를 무수히 발굴해 수백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이 기간에도 장 씨는 줄곧 관사를 떠나지 않았다. “최 시장님께서 관사를 내어주고 연수구로 이사 가신 뒤 인천의 역사 사랑방 역할을 했어요. 역사 문화에 관심 있는 분들이 오시면 차를 끓여드리고, 청소도 하고 그런 일을 했어요. 이제 더 많은 시민이 발걸음을 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니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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