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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인천에서 인천으로 - 하늘 땅 바다, 그 경계를 넘어

2025-03-08 2025년 3월호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지평을 열다

인천의 개척자들



인천은 동사動詞다. 멈추지 않는다. 

우리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도시의 맥박이 거세게 뛴다.

인천은 늘 경계를 넓혀왔다.

한때 육지의 끝이었던 도시는 바다를 품어 길을 내고, 하늘로 더 멀리 뻗어나갔다. 

바다를 건너온 용기, 새로운 길을 닦는 손길,

그리고 낯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꿈.

이 모든 것이 인천을 움직이는 힘이다.

하늘은 더 높아지고, 땅은 더욱 단단해지며, 바다는 끝없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선택과 도전이 도시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길을 내고 한계를 넘는다. 

하늘, 땅, 바다. 그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이것이, 바로 인천이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임학현·김성재



바다를 가른 사나이

김재명(포스코이앤씨 소장)

“바다가 길이 되는 순간, 도시는 다시 태어난다.”

그에게 바다는 거대한 벽이었다. ‘정말, 이곳에 다리를 놓을 수 있을까?’

첫 설계를 맡았을 때, 그는 육지의 끝에서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거센 조류가 휘몰아치고 안개가 시야를 집어삼켰다. 누군가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기둥을 세우고, 교각을 연결하며, 강철을 맞대는 매 순간이 도전이었다. 사나운 파도가 몰아쳐도 멈추지 않았다. 바다가 허락하지 않는 길을 끝까지 밀어붙였다.

2025년 말, 마침내 제3연륙교가 완성된다. 이제 바다는 길이 되었고, 더 이상 경계가 아니다.




하늘을 여는 사람                         

박경준(인천국제공항공사 건축처장)

“하늘길은 멈추지 않는다. 단 한 순간도.”

발은 땅을 딛고 있지만, 시선은 언제나 하늘을 향했다. 인천공항 4단계 확장 사업의 핵심, 제4활주로 건설. 도면은 완벽했고 공정은 치밀했다. 그럼에도 그가 끝까지 놓지 않은 것이 있다. 바람의 흐름과 엔진의 진동, 그리고 이 활주로를 딛고 떠날 수많은 이들의 시간.

팬데믹으로 공항이 멈춘 날, 텅 빈 활주로를 걸으며 그는 생각했다. ‘언젠가 다시, 이 길 위로 날개의 그림자가 드리우리라.’

2024년, 새 활주로에 첫 비행기가 내려앉았다. 거대한 날개가 공기를 가르며 착륙하는 순간, 지상의 울림이 하늘로 퍼져갔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인천의 비상은 다시 시작되었다.’



길을 바꾸는 사람 

이현철(SM삼환기업 현장소장)

“길이 바뀌면, 도시도 달라진다.”

‘길은 속도를 위한 것인가.’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진다.

반세기 동안 도시를 가로막았던 경인고속도로. 이제, 더 이상 스쳐 지나가는 길이 아닌, 사람들이 머무는 길이 되어야 했다. 낡은 교각 아래, 잠시 멈춰 선다. 자동차의 굉음만 가득한 이곳에서, 사람들의 발걸음은 오래 머물지 않았다. 2026년, 인천대로 일반화 사업이 첫 결실을 맺는다. 그날이 오면, 단절된 도시는 하나로 이어지고, 빠르게 지나던 길은 사람의 걸음을 품는다. 길이 바뀌면, 도시도 달라진다. 새로운 길 위에서, 우리는 머무르고, 걷고, 살아갈 것이다.



바다

불가능을 잇는 다리, 제3연륙교


거센 물살을 넘어, 바다는 길이 된다 

제3연륙교 사업 

노선: 인천 중구 중산동↔서구 청라동 (4.681km) / 규모: 왕복 6차로(6차로+자전거도로·보도) / 개통 목표: 2025년 12월



사람을 품는 길, 인천대로


단절을 걷어내고, 도시는 숨을 쉰다 

인천대로 일반화 사업 

구간: 인천 서인천IC~인천 기점(10.45km) / 변화: 기존 고속도로→일반도로 전환(보행·도시 연계 강화)

완공 목표: 1단계(인천 기점~독배로, 1.8km): 2026년 12월 준공 예정 / 1~2단계(독배로~주안산단교, 3.0km): 2027년 12월 준공 예정 2단계(주안산단교~서인천IC, 5.65km): 2030년 준공 예정



하늘

세계로 향하는 길, 인천공항 4단계 확장


인천의 하늘, 더 높이 더 멀리 

인천공항 4단계 확장 사업 

사업 내용: 제4활주로 신설, 제2여객터미널(T2) 확장 / 연간 여객 처리 능력: 1억 600만 명 / 이착륙 횟수: 시간당 135대(기존 107대에서 증가) 완공 시점: 2024년 10월 말



거대한 도전의 중심에서, 

제3연륙교 건설 현장에 선 김재명 소장


바다 위에 놓은 미래 

제3연륙교, 불가능을 잇다


바다를 가로질러

거대한 기계가 선박 위에서 낮고 묵직한 숨을 내뱉는다. 강철 덩어리가 하늘 높이 치솟고, 바다 한가운데 거센 바람이 몰아친다. 92.4m, 아파트 30층 높이의 강재 주탑이 서서히 제자리 를 찾아간다. 한 치의 오차도 허락되지 않는 정밀한 조율. 마침내 수평선 위로 다리가 펼쳐지는 순간, 숨죽였던 현장이 환호로 뒤덮인다. 바다 위, 새로운 길이 열린다.

‘보이는가, 저 길이. 바로 인천의 새로운 역사다.’

김재명 소장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교량을 가리켰다. 그의 눈빛엔 자부심이 서려 있다. 함께 땀 흘린 이들이 곁에 서 있었다. 수백 개의 강철 블록을 하나하나 맞추고, 거센 바람과 싸우며 철근과 콘크리트를 쌓아 올린 사람들. 바다를 건너 길을 내고, 불가능을 현실로 만든 개척자들이었다.



하늘과 바다를 잇는 길, 제3연륙교를 세우는 사람들



바다를 이긴 기술, 사람을 이끈 다리

10m의 조수 간만 차. 바다는 하루에도 두 번씩 거대한 숨을 내쉰다. 거친 파도와 강한 조류가 휘몰아치는 바다 위, 그 물살을 가르며 새로운 길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날씨, 변화무쌍한 조류. 수없이 멈추고 다시 나아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해내야 했지요.”

그렇게, 세계 최초의 초고강도 강재 교량이 바다 위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드론과 영상 관제를 활용한 스마트 건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정밀 시공. 바다와 하늘을 잇는 도전이 현실이 되어간다. 92.4m 높이의 주탑이 세워지던 날, 모든 시선은 하늘을 향했다. 그 순간, 심장이 뜨겁게 뛰었다. ‘우리가 해냈다!’

한겨울, 칼바람이 바다를 가르며 몰아쳤다. 한여름엔 거센 비가 사정없이 쏟아졌다. 바다는 좀처럼 길을 내어주지 않았지만, 단 하루도 물러서지 않았다. “바다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매 순간, 완벽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인천과 영종을 잇는 4.7km의 다리가 점차 모습을 갖춰간다. 머지않아 시민들은 이 길을 달릴 것이고, 관광객들은 180m 상공의 해상 전망대에서 인천을 내려다볼 것이다. 2025년 말, 제3연륙교는 마침내 완성된다. 이제 바다는 더 이상 경계가 아니다. 거센 물살을 가르고 길을 놓은 사람들, 그들이 인천의 내일을 잇고 있다.



도로 위의 경계를 허물고, 사람을 위한 길로. 변화의 시작, 인천대로 일반화 사업



을 다시 잇다

인천대로, 단절을 넘어 하나로


멈춰 선 길 위에서

경인고속도로 한복판. 차들이 거침없이 질주했다. 바퀴 자국이 깊게 팬 아스팔트, 도로 곳곳에 이어진 균열, 회색 콘크리트 아래 길게 드리운 그림자. 이곳은 오직 속도를 위한 길이었다. 사람들은 스쳐 지나갈 뿐, 멈추지 않았다.

그 길 아래, 도시의 시간은 멈춰 있었다. 오래된 상가들은 빛 을 잃었고, 도로 양옆으로 나뉜 동네는 서로 등을 돌린 채 살아갔다. 창문은 닫혔고 거리는 텅 비어갔다. 반세기 동안 인천을 가로질렀지만, 이 길은 연결이 아닌 단절을 의미했다. 한때 이곳은 산업화의 상징이었다. 1968년, 대한민국 최초의 고속도로로 개통된 경인고속도로. 서울과 인천을 가장 빠르게 잇는 길이었다. 하지만 속도가 만들어 낸 장벽은 너무 높았다. 도로가 도시를 가로막았고, 사람들은 길을 사이에 두고도 서로 닿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단절된 길을 다시 연결한다. 이현철 현장소장이 오래된 길 위에 멈춰 선다. “도로는 단순한 통행로가 아닙니다.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지요.” 

그의 시선이 머문 곳, 이제 그 자리에 새로운 길이 놓인다.


끊어진 길을 잇고, 도시를 하나로, 인천대로 일반화 건설 현장에서 이현철 현장소장 



길을 잇고, 사람을 품다

2026년, 길은 첫 변화를 맞는다. 더 이상 자동차만을 위한 도로가 아닌, 사람을 위한 길로 새 숨을 틔운다. 고속도로는 낮아지고, 도시는 하나로 연결된다. 도로가 가로지르던 자리에 공원이 들어서고, 차도를 따라 보행로가 넓어진다. 이제, 차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는 공간이 된다.

이현철 현장소장이 설계도를 펼쳐 보이며 말한다. “고가도로 아래, 차들의 굉음이 울리던 곳엔 나무가 자라고, 쉼터가 놓입니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사람들이 쉬어 가는 공간이 됩니다.”

그가 손을 뻗은 곳엔 아직 거친 아스팔트뿐이지만, 그의 눈에는 이미 새로운 내일이 펼쳐지고 있었다. 

2030년, 경인고속도로는 온전히 다시 태어난다. 인천대로. 그 이름처럼, 더 이상 도시를 가로막는 장벽이 아닌, 사람을 품는 길이 된다. 빠르게 지나가던 길이 오래도록 머무르는 공간이 된다. 그날이 오면, 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이 도시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 것이다. 

길이 바뀌면, 도시는 변화한다. 그리고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이, 도시의 새로운 시간을 써 내려갈 것이다.




세계의 하늘로 도약하는, 인천국제공항 4단계 확장 활주로 현장



하늘 그 너머로

인천공항 4단계 확장, 새 하늘을 열다


거대한 비상의 서막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새벽빛이 밝아온다. 지평선 너머 붉게 물든 하늘 아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아직은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땅, 그러나 곧 하늘을 품을 공간.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 속으로 희미한 실루엣이 떠오른다.

1996년, 영종도의 바람은 매섭고 날카로웠다. 갯벌이 메워지고 활주로 부지가 조성됐지만, 여전히 ‘공항’이라는 이름은 낯설었다. 설계도를 펼친 한 젊은 기술자가 광활한 벌판을 바라보았다. ‘이곳이 정말 세계적인 공항이 될 수 있을 까?’ 그러나 그는 확신했다. ‘그래, 언젠가 이곳에서 세계의 하늘길이 열린다.’

그로부터 5년 후, 2001년 3월 29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첫 비행기가 착륙했다. 그리고 다시, 24년이 흘렀다. 그가 발 딛고 선 자리엔 이제 4개의 활주로가 끝없이 뻗어 있고, 거대한 항공기들이 유유히 오간다.


바람을 견디고, 시간을 넘어

2017년, 인천국제공항은 또 한 번의 도전을 시작했다. 제4 활주로와 터미널 확장을 포함한 ‘4단계 확장 사업’의 첫 삽을 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왔다. 팬데믹. 전 세계 하늘길이 막혔고, 공항은 한순간에 멈춰 섰다.

‘여객이 95% 급감했다. 이 상황에서 확장을 계속해야 하는가?’ 고민은 깊었지만, 결론은 단 하나였다.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비행기가 사라진 활주로에서도, 건설 현장의 불빛은 꺼지지 않았다. 박경준 건축처장이 그 시기를 떠올리며 말했다. “언젠가 다시 날아오를 순간이 오리라 확신했습니다.” 그렇게 바람을 견디고, 시간을 넘어섰다.

2024년, 7년간의 공사 끝에 인천국제공항 4단계 확장 사업이 마무리됐다. 제4활주로 운영 개시. 확장된 터미널, 끝없이 이어지는 활주로. 그 위로 착륙등이 빛나고, 지상과 하늘 이 하나로 연결된다. 떠나는 사람과 돌아오는 사람, 그리고 여전히 남아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모두가 이 순간을 기다려 왔다. 이제, 인천에서 미래 공항의 기준이 다시 쓰인다. 인천의 하늘이 세계의 중심이 된다.



'



새로운 하늘길이 열린다, 제4활주로에서 시작하는 도약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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