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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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기, 생각 나누기
“아직도 그렇게 바쁘세요? 밖에 꽃이 가득 피었는데….”글 김성배 인천시립미술관팀장클로드 모네(1840~1926), 양귀비밭, 1873, 유채, 50×65.3cm, 오르세 미술관들어보셨어요, 봄꽃도 피는 순서가 있다는 말? 시인의 관찰과 감성을 따라가볼까요. “맨 처음 마당가에 매화가, 산수유나무가 노란 기침을, 조팝나무가 튀밥처럼 하얗게, 앵두나무가 도란도란 이야기하듯, 사과나무가 따복 따복 꽃을 피우고, 탱자꽃도 질세라 핀다.” 안도현 시인의 시 ‘순서’처럼 봄은 질서를 유지하며 여기저기 ‘펑펑’ 밤낮없이 ‘팡팡’ 봄꽃을 피우고 있네요.화가가 아내, 아이와 함께 꽃 나들이를 나왔네요. 언덕 위에 또 다른 여인과 아이도 보이고요. 화가는 어디 있냐고요? 찾아보세요. 참 화사하고 평화로운 느낌입니다. 화면은 위로 하얀 구름이, 아래로 붉은 꽃밭이 비슷한 비율로 분할되어 있어요. 인물의 표정뿐 아니라 양귀비꽃과 뒤에 횡으로 늘어선 나무도 모두 빛에 번져 뭉그러져 있죠. 세밀한 묘사보다는 전체적인 느낌에 치중해 그렸네요.클로드 모네는 1874년 드가, 르누아르, 세잔, 피사로 등과 전시회를 열었어요. 이 작품도 그의 다른 작품인 ‘인상, 해돋이’와 함께 출품되었죠. 현재의 모네, 참여 작가의 명성과 달리 당대 비평가와 관람객의 평가는 냉혹했어요. 그들의 눈에는 뭔가 그리다 만 것처럼 보였죠. 이전의 그림은 채색과 구성에서 보다 치밀했거든요. 이들을 통칭해 부르던 ‘인상주의’라는 말이 좋은 의미가 아니었던 거죠. 그런데 미술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 시작합니다. 이들은 빛의 흐름에 따라 각기 달리 보이는 인물과 사물의 느낌을 표현하는 데 충실했어요. ‘수련’, ‘건초더미
2022-03-30 2022년 4월호 -
커버 스토리 - 트레킹하며 박물관 관람
산을 오르다봄을 달리다올 듯 말 듯 애태우던 봄. 진짜 봄이 왔다. ‘상춘 러닝’이라고 할까. 산과 들의 길 따라 꽃 따라 ‘인천의 봄’을 달려봤다. 그 곁에 오롯한 박물관도 찾아갔다. 이연수(40) ORC(One Running Crew) 러닝크루 운영자, 이미경(38) 직장인 러너, 전동석(35) 러닝 인플루언서가 동행했다.글 최은정 본지 편집위원│사진 김영선 포토 디렉터계양산성. 맑게 갠 하늘과 이제 막 푸른빛을 띠기 시작한 새 잔디가 봄을 알린다.삼국시대의 역사계양산성 성곽길해발 395m, 계양산은 인천 시내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인천둘레길’의 첫 시작점이기도 하다. 계산역 5번 출구를 나와 ‘주부토로’를 오르면, 계양산 초입에 이른다. 고개를 들면 산등성이 곳곳에 분홍 진달래 토핑이 흩뿌려져 있다.꽃향기를 듬뿍 가슴에 안고 러닝 시작. 계양산성 성곽길을 오르다 보면 제법 숨이 차다. 하지만 계단 끝, 녹색 양탄자를 딛는 순간 ‘숨통이 탁~’ 트인다. 마치 하늘 위에 놓인 나만의 트랙 같다. 옛 선조들이 쌓은 성곽 아래로,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세상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형형색색 등산객들을 쫓아 2시간 남짓, 목상동 솔밭을 들어서자 ‘피톤치드 샤워’를 한 듯 상쾌한 공기에 산행의 피곤함이 봄에 겨울눈 녹듯이 사라진다. 산을 한바퀴 돌며 고려 시대 학자 이규보가 시를 짓던 자오당터와 초정지 등 역사를 탐색하는 재미도 쏠쏠하다.목상동 솔밭. 하늘을 가릴 만큼 쭉쭉 뻗은 소나무에서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온다.숲속을 달리는 이미경·이연수·전동석 씨(왼쪽부터)계양산성박물관국내 최초의 산성 전문 박물관이다. 계양산성을 비롯한 우리나라 산성의 발달사는 물론 계양의 역사와 문화를 한
2022-03-30 2022년 4월호 -
꽃을 가꾸다, 행복이 피다
꽃을 가꾸다,행복이 피다‘인천, 그림이 되다.’ 낡은가 하면 새롭고, 평범한가 싶으면서도 특별한. 골목길만 지나도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도시, 인천. 추억이 그리움으로, 때론 일상으로 흐르는 공간이 작가의 화폭에 담겼다. 그 따뜻하고 섬세한 붓 터치를 따라 인천 사람들의 삶으로 들어간다. 이번 호는 골목골목 생명이 피어나는, 온정 가득한 동네 간석동. ‘도시 산책자’ 도지성 화백이 그렸다.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사진 임학현 포토 디렉터도시 산책자-간석동,2021, 캔버스 위에 아크릴 릭, 40×90cm콘크리트를 비집고 숨을 틔운 ‘작은 화분’. 재개발의 바람 속 강인한 생명력과 따스한 인간미를 상징한다.거닐수록기분 좋은 동네이 동네에선 모든 것이 지긋이 나이 들어간다. 길도 집도 사람도…. 간석동 빌라촌, 오래전 지은 다세대주택 사이사이엔 낡은 간판을 인 미용실과 세탁소, 구멍가게가 있고, 집 앞 공터엔 꽃과 상추, 고추가 같이 자란다. 볕 좋은 날엔 동네 어르신들이 골목에 모여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고, 커피를 든 젊은이들이 그사이를 뒤섞여 지난다. 낮잠을 즐기던 고양이는 인기척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기지개를 쭉 켜다 슬그머니 자리를 뜨곤 한다.오늘 우리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산다. 그래서 평범하지만 잊혀가는, 이 모든 풍경에 자꾸만 마음이 간다. 도지성(64) 화백도 그렇다. “‘사람 사는 동네’ 같아서 좋아요. 아파트는 세상 사이에 높다란 담을 둔 성처럼 느껴지는데, 이 마을은 달라요. 한집 한 가족처럼 어울려 지낸답니다.” 하여 그는 오늘도 이 동네를 정성스레 화폭에 담는다. 1983년 선인중학교에서 처음 교편을 잡았을 때부터 창 너머로 보이
2022-03-30 2022년 4월호 -
코로나19 시대, 빛나는 인천 ③ 잃어버린 여행 찾기, 동검도
오롯이, 지금의 나미처 몰랐다. ‘그 겨울’이 가고 ‘이 봄’이 왔다는 사실을. 꽃 피면 봄맞이하던 평범한 일상이 그립다. 하물며 비행기 타고 떠나던 여행은 잊은 지 오래다. 그럼에도 여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단 가깝고 소박하게, 일상도 여행처럼, 지금의 나에 온전히 집중하면서. 아름다운 인천 섬 그리고 바다, 동검도로 잠시 떠난다.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사진 김성환 포토 저널리스트채플 앞 바닷가담담하고 순한 빛의 동검도 바다섬, 작은 예배당풍만하게 넘실거리는 바다를 떠올리면 안 된다. 섬으로 가는 길, 바다는 질펀한 갯벌을 드러낸 채 저 멀리 물러나 있다. 순간 눈앞에서 거대한 갈대밭이 일렁인다. 봄날, 오후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다 잠시 멈춘다.동검도는 강화 남단 치맛자락 뒤로 몸을 숨기고 있는 섬 속의 섬, 섬 아닌 섬이다. 사람의 발길이 늘었지만 아직 순수하고 은밀하다. 그 섬, 바닷가에 누구나 품어 안는 작은 집이 있다. 동검도 채플chapel, 지친 마음을 보듬어줄 여행의 종착지다. 가슴이 답답한 사람, 외로운 사람, 쉼이 필요한 사람, 누구든 이 안에서 조용히 생각하며 머물 수 있다.“모두 힘든 때이지요. 하나 이 시기가 주는 의미도 각별합니다. 이럴 땐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삶을 돌아보세요. 시련이 클수록 성찰도 깊어지기 마련입니다.” 조광호(75) 신부는 모두를 위해 동검도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집을 지었다.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도 십시일반 정성을 모았다. 그 시간이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모든 생명의 본질은 사랑, 나누는 것입니다.” 채플은 이달 20일, 봉헌식을 연다.채플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조광호 신부동검도 채플빛의 찬미20여
2022-03-30 2022년 4월호 -
보고 싶다 <굿모닝인천>
보고 싶다 듣고 싶다 ‘시민 목소리’등산의 열정을 깨운 표지 3월호 표지를 보고 너무 반가웠습니다. 진달래 가득 핀 고려산을 보니 겨우내 참아온 등산의 열정이 확 살아나더군요. 코로나19를 핑계로, 날씨를 변명 삼아 집 안에서 꼼짝 않고 지냈는데 새로운 계절은 부지런히 우리 곁에 찾아 온 모양입니다. 신발장 깊숙이 넣어둔 등산화를 꺼내 신발 끈을 다시 묶어봅니다. 올봄, 인천 계양산부터 도전하겠습니다.박철민 계양구 봉오대로자랑스러운 올림픽 주역에게베이징 동계올림픽 덕분에 지난 2월은 참 행복했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도전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은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었는데요, 그럼에도 최고 기량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게다가 박장혁·김동욱 선수가 인천 연고 스포츠단 소속이라니!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김수진 미추홀구 주안서로교동초등학교 동문, 모두 모여라!‘인천 명문교를 찾아서’를 꼭 찾아 보는 독자입니다. 이번엔 어느 학교가 소개되었나 유심히 살펴보곤 하는데요, 교동초등학교 기사를 읽고 너무 반가웠습니다. 제 고등학교 단짝이 교동초등학교 출신이거든요. 친구에게 사진 찍어 보내주니 오랜만에 동창들에게 연락해 보겠다며 반색하더군요. 제 모교는 언제쯤 에 실릴까요?최정미 연수구 함박뫼로출퇴근길 10년 지기, 적지 않은 나이에 재취업에 성공해 인천으로 출퇴근한 지 올해로 10년 차가 되었습니다. 출퇴근길 전철 안에서 항상 함께해온 , 덕분에 외롭지 않고 행복하게 다니고 있습니다. 에서 인천의 구석구석 숨겨진 보석을 발견해 소개할 때마다 매번
2022-03-30 2022년 4월호 -
시민이 소개하는 우리 동네 - 호국의 역사 속으로
호국의 역사 속으로 ‘성큼’ 화도진 공원글 김은성(계양구 새벌로)올해로 회사 생활 15년째에 접어든다. 반평생을 새벽 출근에 야근까지 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부모님이 들으시면 유난스럽다 핀잔하실 것이 뻔하지만, 나에겐 참으로 긴 시간이었다. 사실 나는 몇 달 전부터 매너리즘에 빠져 허우적대는 중이다. 기쁨과 슬픔, 보람과 후회 같은 감정의 동요 없이 겉보기엔 편안하지만 속은 더없이 허무한 일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과도 거리를 두게 되었다. 점심시간에 같이 밥을 먹기도 귀찮아 적당한 핑계를 대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근처 화도진공원에 가게 되었다. 예전에도 산책 겸 몇 번 들렀지만 이번엔 오랜만이라 그런지 모든 게 새로웠다. 기와지붕도 고풍스러웠고, 한미수호통상조약 체결을 재현한 밀랍 인형의 모습도 재미있었다.이전까지 나는 화도진이 조선 말기 개방을 요구하는 서양 세력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만든 곳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문득, 매일 반복되는 회사 생활에 지쳐가는 나를 되돌아 보게 되었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나는 더 지쳐가고, 그러다 어느 순간 뒷걸음질을 치겠구나 싶었다. 100년도 넘는 옛 시간과 장소를 이렇게 복원해 놓은 건, 그날의 선택이 오늘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후손에게 알리기 위해서일 터.정신이 번쩍 들었다. 시간을 탓하지 말고 시간 속 나에게 집중하자.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얼 하고 싶은지 생각하리라. 그렇게 오늘의 나를, 오늘의 시간을 만들어가리라. 화도진공원에서 나는 나를 다시 깨울 수 있었다.
2022-03-30 2022년 4월호 -
특집-장애인의 날
거친 파도 너머‘당신만의 바다’에 닿기를청춘은 아프다. 장애가 있는 청춘은 더 많이 아프다. 차이를 인정하기보다는 차별적 시선을 던지는 세상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삶의 거친 파도에 당당하게 맞서는 이들을 만났다.글 최은정 본지 편집위원│사진 김대형 자유사진가입으로 꿈을 그리는 화가, 임경식 씨.칠흑같은 어둠의 끝, 어머니구족화가 임경식(45) 씨의 화실. 화가는 입에 문 기다란 붓 끝에 팔레트의 붉은 물감을 톡톡 찍는다. 붓을 문 입술에 꽉 힘을 주어 캔버스에 ‘붉은 점 하나 콕’. 그러기를 수십 번. 어항을 탈출해 날아오른 금붕어의 비늘 하나가 완성된다.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왔다. 1997년 가을밤, 체육 교사를 꿈꾸던 스무 살 청년은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됐다. 절망과 분노가 오랫동안 야생동물의 발톱처럼 그를 할퀴었다. 발버둥 쳤지만 마비된 몸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13년 동안 집에만 있었어요. 살아 있지만 죽은 사람처럼 세상과 단절한 채.”경제적 부담, 돌봄, 그를 지켜내는 일은 오롯이 가족의 몫이었다. 이미 4년 전 뇌졸중으로 장애를 얻은 어머니는 불편한 몸으로 ‘다 큰’ 아들을 수발했다. “어머니가 한없이 불쌍하고 처량해 보였어요. 그래서 해서는 안 될 말을 했어요. 죽여달라고.” 그런 아들에게 돌아온 말은 “사랑해, 내 아들.”전국에 스무 명 뿐인 세계구족화가협회 회원이다‘화가 아들’과 백발의 ‘그림 조수’ 아버지 임태준(78) 씨거북이, 하늘을 날다어느 날, 어머니에게 커튼을 열어달라고 했다. 옅은 햇살 아래 먼지 쌓인 책상, 연필, 옷걸이… 모두 쓸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연필을 입에 물고 삐뚤빼뚤
2022-03-30 2022년 4월호 -
114년 전통 학교를 찾아서-인천여자고등학교
기본을 바로 세우다즐거운 배움터, 행복한 꿈터세상 모든 학교는 귀하다. 하나 그 속에서도 특별한 전통과 저력을 품은 곳이 있다. 학교를 통해 도시를 들여다보는 ‘인천 명문교를 찾아서’. 그 스물세 번째 등굣길을 따라 연수구 연수동으로 발길을 옮긴다. 교문에서부터 학생들의 밝은 웃음이 흘러넘치는 곳, 하하호호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학생 무리에서 유독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3학년 우현진(18), 2학년 박서현(17), 1학년 유은재(16) 학생을 만났다. 세 학생과 학교 곳곳을 돌아보며 봄날의 오후를 함께했다.글 김지은 자유기고가│사진 김범기 자유사진가인천여자고등학교 2학년 박서현, 3학년 우현진, 1학년 유은재 학생(왼쪽부터)114년 전통, 당당한 발자취인천여자고등학교(이하 인천여고)의 시작은 19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에 고등학교 교육이 막 태동하던 시기, 인천여고는 인천 최초로 여학생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교육을 실시했고, 올해로 114년에 이른다. 2022년 2월 109회 졸업생 270명이 배출되었으며, 지금까지 3만 3,000명이 넘는 학생이 인천여고를 졸업했다. 명실공히 인천을 대표하는 여자고등학교라 해도 과언이 아닐 터.인천여고의 발자취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교육의 책무와 나눔을 실천하는 부설고등학교도 마련되어 있다. 방송통신고등학교로 1976년 개교했으며, 올해 47회 입학생을 맞이했다. 이곳은 고등학교를 제때 다니지 못한 어르신이나 일부 여건상 고등학교 정규교육을 받기 어려운 스포츠 선수들이 재학하고 있다. 평소에는 방송수업을 통해 교육을 받고 2주에 한 번 일요일에 등교해 출석수업으로 교육을 이어간다. 그래서 1학년부터 3학년 교실 중 일부
2022-03-30 2022년 4월호 -
그간 잘 지내셨나요 기타리스트 박규희
여섯 줄에 흐르는 사랑과 환희글 김진국 본지 편집장│사진 김성환 포토 저널리스트박규희는 ‘작지만 큰 손’으로 세계 최고의 기타연주자로 인정받고 있다기타를 처음 잡은 건 네 살 때였다. 엄마가 취미로 퉁기던 기타 소리를 들으며 자란 규희는 말을 곧잘 하게 되자 기타를 가르쳐달라고 졸랐다. 아이의 생떼를 견디지 못한 엄마가 규희의 손을 잡고 데려간 곳은 석바위에 있던 ‘리여석음악학원’이었다. “이렇게 어린아이가 칠 수 있는 기타는 없어요.” 학원에선 강습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6개월 동안 고심한 끝에 아동용 기타를 구한 엄마가 학원을 다시 찾아갔다.아이와 기타를 번갈아 바라보던 리여석 원장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이가 기타를 정말 좋아하는군요.” 그렇게 리여석(82), 조예진(65) 선생으로부터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지 어언 33년. 인천 출신 기타리스트 박규희(37)는 평단과 대중이 함께 인정하는 세계적 기타리스트로 성장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만큼이나 풍성하고 섬세한 박규희의 연주를 바라보는 많은 음악 전문가들은 그에게 ‘최고’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박규희와 스승 리여석 기타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카페 파랑돌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네 살 때 기타 잡아 33년 만에 세계적 기타리스트로 성장그의 첫 스승 리여석 기타오케스트라 지휘자는 박규희의 어린 시절을 이렇게 회상한다.“어린아이가 하루 서너 시간씩 기타를 쳤어요. 집중력과 관찰력도 매우 뛰어났고. 초등학교 2학년 때 ‘알람브라궁전의 추억’을 연주할 정도였으니까.”박규희에게 기타는 신체의 일부분이었다. 초등학생 때는 하루 4시간, 중학생 때 6시간, 유학 시절엔 하루 13시간씩 기타
2022-03-30 2022년 4월호 -
정책 만화 - 인천시 깃대종
2022-03-30 2022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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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업데이트 202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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