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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TMI- 수봉산 둘레 마실길
수봉별마루 ‘겨울 은하수’ 따라수봉산 둘레 마실길수봉산 둘레 마실길골목을 걷는 것은 동시대를 기억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이다. 그 안에 우리네 삶의 오늘과 내일, 어제가 있다. ‘골목길 TMI’는 골목의 새로운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은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번 호에선 수봉산 자락의 오래된 마을을 느리게 걸어보았다. 은하수 쏟아지는 골목의 풍경들이 말을 걸어오며 다정한 길동무가 되어주었다.글 최은정 본지 편집위원│사진 유승현·조치원 포토 디렉터수봉산 둘레 마실길에서 마주친 풍경들.수봉산별마루를 흐르는 은하수, 기찻길 옆 공원, 알록달록 벽화 등 골목의 풍경들이 다정한 길동무가 되어준다.미추홀구 한복판에 서 있는 수봉산은 해발 104m의 나지막한 산이다. 사방으로 뻗은 산자락은 용현1·4동, 도화1동, 주안2동과 맞닿아 있다. 산비탈엔 키 작은 집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피란민들이 흘러들어 오고 일자리를 찾아 몰려온 노동자들이 정착하면서 만들어진 풍경이다. 사람과 화물이 오가는 인천항과 경인고속도로, 수도권 전철 1호선이 가까워 많은 것이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지역 예술가들이 마을 탐색단을 꾸려 ‘수봉산 둘레 마실길’을 만든 때는 2020년 여름이다. 2년 동안 지역을 구석구석 누비며, 익숙해서 오히려 간과해 온 가치를 주민들 스스로 발견해 냈다. 마실길 지도 한 장 들고 동네를 걷다 보면 아름다운 사람들과 골목의 가치를 알려주는 보물을 만나게 된다.주인공원 입구의 공공미술 작품 ‘공존 트리’450여 개의 새집이 모여 ‘마음의 공동체’이자 ‘공존의 나무’를 이루고 있다.지금은 사라진 남인천역의 풍경을 담은 벽화오래
2022-12-02 2022년 12월호 -
스케치에 비친 인천 - 정서진
‘인천, 그림이 되다.’ 낡은가 하면 새롭고, 평범한가 싶으면서도 특별한. 골목길만 지나도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도시, 인천. 추억이 그리움으로, 때론 일상으로 흐르는 공간이 작가의 화폭에 담겼다. 그 섬세하고 따뜻한 손길을 따라 인천 사람의 삶으로 들어간다. 이번 호에는 햇살보다 노을이 아름다운 그곳, 정서진을 이하영 작가와 김숙경 시민 가족이 그렸다. 내 안에서 진실하고 서로를 향해 따스한 마음을 담아.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사진 류창현·전재천 포토 디렉터RayonVert03, 17×12cm, Oil pastel on paper, 2020, 이하영노을이 바다로 스며들면서 순간 비치는 ‘녹색광선’.그 빛을 보면 내면 깊숙이 숨겨져 있던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고 전해진다.두 번 낳아준어머니“힘들게 살지 마라. 네가 하고 싶은 일 하며 살아도 된단다.” 어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하지만 작가 이하영(43)에게 삶은 자기 것이 아니었다. 살림살이가 넉넉지 못한 집안의 맏딸로 태어났다. 가족이 먼저였다. 가난은 꿈도 가로막았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미대에 진학할 수는 없었다. 사실 특출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공학을 전공했지만 공공기관과 일반 기업에서 사무를 봤다. 동네 작은 마트나 빵집, 식당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일했다. 그에게 일은 하루하루를 지탱하는 밥벌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세상은 시시때때로 혹독했다. 그러다 누구라도 다니고 싶어 할 외국계 IT 기업에서 일하게 됐다. 생계를 위해 적당히 머무르기를 택했다.더 이상 삶이 고단하고 배고프지 않았지만, 행복한 건 아니었다. 그러다 어머니의 죽음을 맞닥뜨렸다. 그의 나이 마흔 즈음이었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을
2022-12-02 2022년 12월호 -
아듀 2022 - 올 나이츠 인천
밤, 도시는 꿈을 꾼다 내일이면 더 빛난다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사진 류창현·전재천 포토 디렉터‘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가 빛나는 송도국제도시의 센트럴파크밤, 도시는 꿈을 꾼다도시의 밤이 깊어 갑니다. 겨울밤은 길고도 깊습니다. 짙은 어둠이 세상에 여백을 드리우면 일상의 사연이 어둠 속으로 깊이 잠이 듭니다. 밤은 도시의 또 다른 얼굴. 태양 아래 숨겨두었던 눈물과 웃음을 보이기 시작합니다.송도국제도시의 밤, 도시는 꿈을 꿉니다. 어둠을 밀어내고 불빛이 하나둘 피어오르다 찬란하게 불타오릅니다. 화려하고, 어쩌면 아련한 도시의 야색夜色은 그 속내를 쉽사리 헤아릴 수 없습니다. 이 밤이 지나면 내일 또 어떤 하루가 펼쳐질까요. 이 또한 정해진 건 없습니다. 분명한 건 그 미래는 우리가, 300만 인천시민이 함께 열어간다는 사실입니다. 이 밤,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인천의 꿈’을 안고 잠이 듭니다. ‘제물포 르네상스’가 찬란하게 꽃필 개항지구. 인천 내항이 보인다.내일이면 더 빛난다긴 세월이 깃든 집과 오래된 돌계단, 구불구불한 골목, 햇살 좋은 날이면 더 푸르게 빛나는 키 큰 플라타너스…. 그 길 위에서 발걸음은 점점 느려져만 갑니다. 여기는 아프지만, 우리가 사랑하고 추억하는 인천 개항장입니다.개항장에 어둠이 내리면 시간은 더 느리게 흘러갑니다. 언덕을 올라 자유공원으로 갑니다. 혼자라서 더 좋습니다. 한 해의 끝자락, 겨울이 다가오는데도 밤공기가 부드럽습니다. 적당히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기분 좋게 뺨을 스칩니다. 바람 끝에 숲 향기가 진하게 묻어납니다. 길을 따라 걸었을 뿐인데 무겁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그 길 끝 언
2022-12-02 2022년 12월호 -
시민이 행복한 미래 - 인천시 유니크 베뉴
이색적인, 유니크 베뉴마이스MICE 산업의 빛을 밝히다OECD 세계포럼, GCF 이사회 등 굵직한 국내외 행사들이 열리는 인천송도컨벤시아.한옥 호텔에서의 회의, 폐창고를 리모델링한 공간에서의 이색 전시,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한 개항장 거리에서의 팬 미팅. 인천의 ‘유니크 베뉴Unique venue’가 다양한 콘셉트의 행사 공간으로 세계인의 발걸음을 끌고 있다. 시는 인천의 특색 있는 장소를 유니크 베뉴로 선정, 다양한 마이스 행사가 인천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유니크 베뉴를 통해 우리 시의 마이스 분야 경쟁력과 미래 목표를 살펴봤다.글 최은정 본지 편집위원│사진 유승현 포토 디렉터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GCF 글로벌 프로그래밍 컨퍼런스’유니크 베뉴,인천의 특별함을 알리다지난 11월 13일 주말 오후 ‘유니크 베뉴 청년 체험단’과 아라뱃길을 찾았다. 인천과 서울을 잇는 잔잔한 물길 위에 ‘현대크루즈호’가 기다리고 있었다. 배에 오르니 외국인 공연단들이 활짝 웃으며 반갑게 맞아준다. 선상 공연을 보며 뷔페를 즐기는 사이 창 밖엔 아라뱃길 수향8경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유람선 위 낭만적인 행사에 연말 분위기가 무르익는다.마이스(MICE, Meeting 회의·Incentive travel 포상 관광·Convention 대규모 국제회의·Exhibition & Event 전시 및 이벤트) 산업에서 유니크 베뉴는 컨벤션센터, 호텔 연회장 등 일반적인 회의시설이 아닌 차별화된 회의 및 이벤트 장소를 말한다. 저마다의 독특한 매력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니크 베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우리 시는 20여 개의 유니크 베뉴를 인천만의 마이스 자산으로 품고 있다.폐창고 리모델링 카페인 서구의 ‘코스모40’
2022-12-02 2022년 12월호 -
인천 공무원이 간다- 화가 공무원 김민서
‘그림 같은’ 월미공원을 그대 품 안에글 김진국 본지 편집장│사진 김성환 포토 저널리스트김민서 씨는 낮에는 공무원으로, 밤에는 화가로 지내는 생활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만추에 김 씨가 월미전통공원 내 ‘치유의 나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인천 월미공원은 지금 만추의 계절. 알록달록한 단풍잎이 공원을 흠뻑 물들이는 중이다.월미공원 한편. 이젤을 펼친 채 쓱쓱 붓을 놀리는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그는 붓을 세워 크기를 재는가 하면 눈을 크고 가늘게 뜨며 가을 풍경을 섬세히 관찰하는 중이다.“그림이 좋아 취미로 시작했는데 화가가 되고 말았어요.”인천 월미공원사업소 공무원 김민서(50, 공무직) 씨는 지난 11월 22일~28일 월미도 한 갤러리에서 ‘풍요의 소리’란 개인전을 진행했다. 양진당, 국담원, 습지원, 평화의 어머니 나무 등 전시에서 김 씨는 월미전통공원 안 풍경을 담은 그림들을 벽에 걸었다.“저는 그림을 그릴 때 시각적인 감정과 내면의 감정을 교합하고자 노력합니다. 자연의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면 제 마음도 자연이 되고 맙니다.”월미공원의 풍경을 많이 그리는 김 씨는 “같은 장소이지만 생태계의 신비로움과 조화롭게 계속 변화하는 자연은 그림을 그릴 때 무한한 소재와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충북 옥천 출신인 김 씨가 목수인 아버지를 따라 인천에 온 건 일곱 살 때이다. 초중고를 모두 인천에서 나온 그가 붓을 본격적으로 든 시기는 20대 초반이다.“처음엔 무작정 그림 그리는 시간이 좋아 단청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이후 벽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민화를 배우면서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걸어온 것 같아요.”고등학교 졸업 뒤 간호조무사, 사회복
2022-12-02 2022년 12월호 -
인천 클로즈업 - 강화도 소창체험관
‘청정 기저귀’부터 ‘최고급 비단옷’까지글·사진 김진국 본지 편집장강화도는 소창으로 시작한 직물 산업이 크게 번창했던 곳이다. 소창체험관 창문에 소창의 원료인 목화가 매달려 있다.“철컥 철컥 철컥!”기계가 규칙적인 소리를 내자 선녀의 옷자락 같은 하얀 천이 펼쳐져 나온다. 아빠의 손에 들려 면사綿絲 기계를 들여다보는 아이의 눈에 호기심이 넘쳐 흐른다. 무공해 청정 1급의 저 ‘소창’은 곧 갓난아기의 기저귀로, 아름다운 비단으로 세상을 만날 것이다.소창은 면사로 만든 강화의 특산물이다. 목화로 자아낸 실을 평직으로 짠 원단을 가리킨다. 보드라운 질감과 수분흡수율, 항균성이 뛰어나 속옷, 손수건, 배냇저고리, 이불보, 거즈처럼 피부를 감싸주는 직물로 쓰인다. 간혹 ‘무명’이나 ‘무녕’ ‘문영’이라는 말로도 불린다.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강화대로 393번길 9. 강화 소창체험관이 ‘핫플’로 뜨고 있다. 직조기가 돌아가는 직조시연관, 비단 넥타이 등 소창 제품을 전시한 소창전시관, 제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소창체험관을 돌아보며 사람들은 ‘낯선 체험’의 한때를 보낸다.강화 직물산업의 한 상징으로 1938년 문을 연 ‘평화직물’이 소창체험관으로 거듭난 시기는 2018년. 2021년엔 소창기념품전시실, 고려의복체험장, 옛날 방직공장 흑백사진과 영상 상영실까지 들어섰다. 과거 크게 흥했던 강화군 직물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역사공부와 전통문화 체험이 가능하다.소창체험관은 옛 ‘평화직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체험 박물관이다. 소창체험관 입구.강화도는 1916년 강화직물조합이 설립될 정도로 직물산업이 번성했던 곳이다. 1910년대 강화도엔 두 집 건
2022-12-02 2022년 12월호 -
인천 문화재 이야기 - 명대철제도종
전쟁 무기가 될 뻔했던 ‘평화와 사랑의 종’글 김진국 본지 편집장│사진 인천시립박물관 제공명대철제도종은 17세기 중국에서 제조한 것으로 인천시립박물관에 전시돼 있다.인천시립박물관(인천 연수구 옥련동) 뒷마당엔 3개의 커다란 종이 3형제처럼 서 있다. 명대철제도종, 송대철제범종, 원대철제범종이 그것이다. 이 무거운 종들은 어떻게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일까.1937년 대륙 침략 전쟁을 본격화한 일제는 중일전쟁을 일으킨다. 일본에 의해 우리나라는 전쟁 수행에 필요한 물자를 생산하는 병참기지로 전락한다. 부평에 무기와 군수품을 생산하는 육군조병창이 건설된 시기가 이때이다.일제는 여러 법령을 만들어 전쟁 수행에 필요한 물자들을 조달한다. 무엇보다 무기를 만들기 위해 많은 양의 쇠붙이가 필요했던 일본은 1943년 8월 ‘금속회수령’을 제정한다.한국과 중국 각지에서 수많은 금속이 강탈돼 무기 공장으로 옮겨졌다. 숟가락, 동전에서부터 밥그릇까지 조병창엔 온갖 종류의 쇠붙이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명대철제도종, 송대철제범종, 원대철제범종도 다른 쇠붙이들과 같은 신세였다.그러나 다행히도 이 종들이 쇳물로 녹여지기 직전 1945년 8월 일본이 패망한다. 인천시립박물관장이던 이경성 초대 관장은 이때 3개의 종을 박물관으로 옮겨 놓는다.명대철제도종 몸통엔 제작 시기와 장소, 참여한 사람을 알려주는 기록이 새겨져 있다. 이 종은 명나라 숭정11년(1638) 10월 18일 허난성河南省 상추현商丘縣 지역의 태산행궁泰山行宮이라는 도교 사원에 걸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도종道鍾’이라는 명칭이 붙은 건 도교 사원에서 사용됐기 때문이다.마찬가지로 불교 사원에서 쓰는 종은 ‘
2022-12-02 2022년 12월호 -
옴니버스 소설-아무도 울지 않는 밤
아무도 울지 않는 밤글 안보윤 일러스트 송미정“앗, 고양이다!”만두는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앞만 보고 걸었다. 커다란 얼굴을 꼿꼿이 들고 꼬리를 느슨하게 내린 채였다. 고양이를 발견하고 잠시 소란해졌던 아이들이 시들해진 얼굴로 골목 반대편을 향해 뛰었다. 만두가 돌아봐야 할 부름은 고양이,라는 뭉뚱그려진 호칭이 아니었다. 그것은 동네 어느 고양이에게나 가능한,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호칭이었다. 만두는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만두라는 이름을 붙여준 이들의 다정한 목소리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조심스러운 손으로 만두의 등을 쓸어주고 고양이용 사료나 닭 가슴살을 건넸다. 보드라운 담요 위로 만두가 올라설 때까지 기다렸다 핫 팩을 넣은 양말을 만두 배 밑에 넣어주곤 했다.만두가 낮은 담 위로 뛰어올랐다. 배롱나무 가지 끝을 코로 건드리자 때마침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가볍게 흩날리는 눈송이들은 꽃잎 같기도, 잘게 자른 종잇조각 같기도 했다. 만두는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이들에게로 가고 있었다. 사거리 편의점 앞, 만두라는 이름표가 붙은 종이 상자 집이 있는 곳이었다.“만두, 언니 마중 나온 거야?”유영이 담 안쪽에서 소리쳤다. 두툼한 패딩 점퍼에 목도리까지 두르고 있는데도 만두는 유영을 바로 알아보았다. 유영은 누구보다 꼼꼼하게 만두를 살피는 사람이었다. 검고 끈적끈적한 이물질이 만두의 뒷발에 달라붙었을 때, 그걸 제일 먼저 눈치챈 사람 역시 유영이었다. 미세하게 절룩이는 만두의 다리를 들여다보던 유영은 편의점에 들어가 물티슈를 사 왔다. 발바닥에 붙은 이물질을 하나하나 닦아내고 털에 엉긴 덩어리들은 가위로 살살
2022-12-01 2022년 12월호 -
2023 인천시 예산안2022-12-01 2022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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