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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첫 장면처럼 : 제13회 디아스포라 영화제
경계를 넘어 시작된 장면들 속으로
‘2025 인천 디아스포라 영화제’ 개막식 현장
5월 16일부터 20일까지
회색으로 물든 하늘, 거센 바람, 굵은 빗줄기. 그러나 그것도 잠시, 비에 젖은 거리와 건물은 마치 새로운 축제를 알리듯, 색다른 분위기로 설렘을 자아냈다. 인천아트플랫폼 거리에는 영화제를 찾은 이들의 흥겨운 발걸음이 이어졌고, 영화와 문화를 향한 뜨거운 열정이 그곳을 채웠다. 우산을 걷어내고, 우비를 입은 채 서로에게 기대어 함께 즐기는 사람들. 그저 이 순간을 온전히 만끽하는 이들이 모인 ‘2025 인천 디아스포라 영화제’ 개막식은 마치 영화 속 첫 장면처럼, 낭만 속에서 시작됐다
글. 윤은혜 본지 편집위원 사진. 박시홍 포토디렉터
화합과 공존의 가치를 내세우며 시작된 영화제. 영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환대의 광장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한 관계자들
거센 비에도 꺼지지 않은 열정
개막식
인천아트플랫폼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개막식은 예상치 못한 폭우로 인해 급히 장소를 변경해야 했다. 하지만 거센 비바람에도 불구하고, 실내 개막식 장소에 모인 영화인들과 관계자들은 서로를 반기며 따뜻한 축하의 시간을 보냈고, 인천 대표 영화제의 시작을 기대하는 웃음소리가 공
간을 가득 채웠다.
개막식은 하병필 인천시 행정부시장의 환영사로 문을 열었다. 이어 디아스포라 영화제의 의미를 되새기며 개막작 소개와 감독·배우 인터뷰가 차분하게 이어졌다. 궂은 날씨도 영화제의 시작을 막을 수 없었다.
가수 십센치의 축하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
축하 무대에 오른 가수 십센치
빗속에 울려 퍼진 멜로디
축하공연
무섭게 쏟아지던 비가 잦아들 즈음, 가수 십센치의 축하공연이 시작됐다. 관객들은 젖은 몸도 잊은 채, 기분 좋은 멜로디에 흠뻑 빠져들었다. ‘너에게 닿기를’, ‘봄이 좋냐’, ‘폰서트’ 등 익숙한 노래들이 이어지자 안내 부스에서 우비를 나눠주던 스태프들까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관객들을 맞았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자리를 지킨 관객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그 모습 속에서 진정한 축제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디아스포라영화제 개막작 <국도 7호선(Route 7)> 스틸컷 ©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
밤하늘을 수놓은 스크린
개막작 상영
영화제의 하이라이트인 개막작 상영은 인천아트플랫폼 야외광장에서 진행됐다. 마구 쏟아지던 비가 다행히 잦아들며, 당초 계획대로 야외 상영이 가능해졌다. 선선한 5월 밤, 비가 막 그친 뒤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자리를 지킨 채 영화를 만날 순간을 기다렸다. 영화제의 찬란한 시작을 알리는, 모두가 기다려온 특별한 순서이기 때문이다.
재일 동포 3세 전진융 감독의 신작인 ‘국도 7호선’은 재일 동포인 영호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로 남북 분단 속에서 느껴지는 그들만의 정체성을 그린 디아스포라 영화다. 한편, 상영 직후 전진융 감독은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인사를 나누며 영화의 감동을 이어갔다.
인천의 문화 기획자와 함께 인천을 탐방하는 도보 투어 프로그램 '디아유람단'.
시민들이 인천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배우고 있다.
이야기는 계속된다
폐막식
5월 16일부터 20일까지 인천 애관극장과 인천아트플랫폼, 인천미림극장에서 열린 디아스포라 영화제는 40개국 79편의 작품을 상영하며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관객들과 나눴다. 봄의 끝자락과 여름의 문턱에서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상영작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였고, 그 안에는 사람들의 삶과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이번 영화제는 단순한 상영을 넘어, 관객과 영화가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특별한 시간이 됐다. 그 뜨거운 순간들이 모여, 영화제는 한편의 이야기처럼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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