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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행복 메시지 : 칼럼
# 두 뮤지션 이야기
글. 임성훈 본지 편집장
이번 호 <굿모닝인천>에는 두 명의 뮤지션이 등장합니다.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송창식과 아홉 번의 국제콩쿠르 우승을 기록한 클래식기타리스트 박규희입니다.
세대도, 장르도 다르지만 이들 뮤지션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선 이들은 인천 출신입니다. 그들의 음악에는 고향 인천이 스며 있습니다. 송창식은 중구 신흥동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굿모닝인천>에 보낸 편지에서 신흥동의 긴 담 모퉁이, 노래 연습을 하던 해광사의 넓은 공터 등 음악의 씨앗을 키운 인천의 구석구석을 항상 가슴에 품고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실제로 ‘한번쯤’이라는 노래는 인천의 골목길에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만들었고, ‘담배가게 아가씨’도 실제 인천의 한 담뱃가게 앞 풍경을 회고한 노래라고 합니다.
최근 인천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을 성공리에 마친 박규희 또한 “인천에서 살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이라며 고향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과시합니다. 그는 인천에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자기 몸집보다 큰 기타를 메고 자유공원 꼭 대기를 오르내리던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당시 그의 스승이었던 리여석 선생이 자유공원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기타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지금도 자유공원의 언덕길과 즐겨 찾던 떡볶이집이 그대로 있어 너무 좋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들이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점입니다.
송창식은 전성기 시절, 독특한 창법과 시적인 가사로 음악계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한국적 정서를 살린 음악과 시대를 앞서간 주옥같은 곡들에서는 그의 실험정신이 묻어납니다.
박규희는 더 나은 음색을 구현하기 위해 자신의 장점을 스스로 허문 연주자입니다. 박규희는 ‘트레몰로의 여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 주법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손가락 하나를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트레몰로 주법에 도전했습니다. 1년 후, 그는 마침내 혁명에 가까운 신개념의 연주법을 선보였습니다.
공교롭게도 8월호 마감 즈음해 솔깃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인천의 뜻있는 사람들이 ‘송창식 거리’를 만들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대구에 있는 ‘김광석 거리’를 부러워하던 차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인천 출신 예술가들이 ‘인천’이라는 이름과 함께 새롭게 빛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단지 개인의 성공담이 아니라 한 도시가 품은 문화의 깊이와 가능성이기 때문입니다. 훗날 “내 예술의 뿌리는 인천입니다”라고 말할 제2, 제3의 송창식과 박규희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될 것입니다. 내친김에 박규희가 기타를 메고 오르던 자유공원의 언덕길을 ‘박규희 언덕’으로 부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품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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