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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행복 메시지 : 칼럼
특별한 한 그릇, 문화가 되다
글. 임성훈 본지 편집장
전주비빔밥, 냉면, 젓갈, 짜장면 중 한국의 100대 문화 상징이 아닌 음식은 무엇일까요.
짜장면을 떠올렸다면 오답입니다. 짜장면은 지난 2006년 정부로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100대 민족문화상징’ 중 하나로 선정된 음식입니다. 민족문화의 상징으로서, 김치를 비롯 된장과 청국장, 고추장, 떡, 전주비빔밥, 냉면, 소주와 막걸리, 불고기, 삼계탕과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짜장면에 민족문화상징의 지위를 부여하는 데 주저했다면 아마 짜장면이 중국에서 건너온 외래음식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100대 민족문화상징을 소개하는 ‘전통문화포털’은 짜장면에 대해 ‘발상은 중국이었으나, 엄연히 우리의 입맛에 맞게 개발된, 뛰어난 맛의 요소를 가진 한국만의 독창적인 음식’이라고 정의합니다. 실제로 짜장면은 1882년 임오군란을 계기로 인천에 자리 잡은 화교들이 들여온 ‘작장면炸醬麵’에서 비롯된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한국만의 독창적인 음식’으로 소개됐듯이, 짜장면은 현지화 과정을 거치며 한국인의 삶 속에 깊게 뿌리내린 명실공히 K-푸드입니다. 맛은 두말할 필요 없고, 소비량만 보더라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하루 평균 600만 그릇이 소비된다고 하니 매일 국민 8~9명 중 1명은 짜장면을 먹는 셈입니다. 무엇보다 짜장면은 한국인의 맛과 정서를 한 그릇에 듬뿍 담은 소울 푸드Soul Food입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짜장면에 얽힌 추억 하나쯤 없는 이는 드물 것입니다. 특히 졸업식 등 기념일에 ‘기분 내면서’ 먹는 음식이 짜장면이었습니다. 짜장면 한 그릇에는 특별한 날의 설렘과 축하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짜장면과 관련해 축하할 일이 또 하나 생겼습니다. 짜장면의 고향인 우리 시에서 역사적인 축제가 처음으로 열립니다. ‘1883 인천 짜장면 축제’입니다. 짜장면을, 인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문화자산으로 선포하는 첫 자리입니다. 축제는 오는 11월 1일부터 2일까지 인천 중구 북성동 차이나타운과 상상플랫폼, 개항장 일대에서 열립니다. 축제에서는 짜장면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아카이브관이 선보이고, 수타체험관, 짜장면 키즈파크 등 체험 공간이 운영돼 참가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입니다. 개항 당시의 옛 짜장면과 인천 특산물을 활용한 청년 셰프들의 창작 짜장면도 맛볼 수 있습니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THE 짜장, 인천에서 시작된 특별한 한 그릇’입니다. 한국 근현대사의 기억을 담고 있는 그 특별한 한 그릇이 한국의 문화를 전 세계에 퍼 나르는 메신저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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