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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시장-인터뷰

2022-03-02 2022년 3월호


“우리 동네 위험한 곳,
관심 갖고 보면 잘 보입니다.”


글 김진국 본지 편집장│사진 김성환 포토 저널리스트


정 관 우 인천광역시 자율방재단연합회 회장


“동네 사람들끼리는 흔히 하는 말로 누구네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다 안다고 하잖아요. 어느 지역이든 그 동네 사정은 거기 사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알게 마련이죠. 잘 아는 사람들이 지역을 지켜야 하지 않겠어요?”
정관우(73) 인천광역시 자율방재단연합회 회장(미추홀구 자율방재단 단장)은 재해·재난·사고로부터 ‘우리 동네, 우리 지역’을 보호하는 ‘인천안전지킴이’다. 자연 재난 예방이나 재해 현장 복구 등이 주요 활동이지만,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국엔 업소 지도와 선별검사소 지원 등 방역에 힘을 보탠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창궐부터 안전사고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엔 재해 재난의 원인과 유형이 워낙 많습니다. 요즘엔 붕괴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 인재人災라고 하잖아요. 조금만 신경 써서 예방하고 대처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재해 재난을 관이 혼자서 대처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죠.”
정 회장은 “코로나19 방역만 봐도 인천시 이상범 시민안전본부장님을 중심으로 많은 공무원들이 고생하고 있지만 행정력만으로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며 “지역 사정에 밝은 주민들이 참여, 민·관이 협업해 피해를 줄여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한 게 자율방재단”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자율방재단 제도가 처음 시행된 2007년 미추홀구 단장, 2016년엔 인천광역시 회장을 맡아 지금까지 인천의 안전을 책임져왔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부턴 방역에 집중하고 있으며 틈나는 대로 무료급식 봉사활동도 벌인다. 코로나19 이전엔 삼척, 울산 등 다른 지역 재난 현장 복구 지원을 나가기도 했다.
충남 당진이 고향인 정 회장 마음에 ‘제2의 고향, 인천’이 자리 잡기 시작한 때는 1974년. 당시 20대 중반이던 그는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잘 먹고 잘살기 위해’ 인천 땅을 밟았다. 그렇게 철강회사, 부동산, 간판 제작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던 그는 1978년 운전면허를 딴 뒤 화물 운송 등 주로 운수업에 종사해 왔다. 11년 전, 개인택시 운전을 시작한 건 자율방재단 활동을 더 열심히 하기 위해서였다.
“회장을 맡다 보니 시청·구청에 들어갈 일이 많더군요. 어떤 일을 해야 개인 시간을 쓰고 옷을 갈아입지 않아도 되는지 고민하다가 개인택시로 전업을 했지요.” 그는 택시를 몰 때면 늘 정장을 입는다고 했다. 방재단 일이라는 게 사실 보람이 넘쳐난다. 그렇다고 당혹스러울 때가 없었다는 건 아니다.
“현장에 나가면 뭐라도 생기니까 하는 거 아니냐는 눈초리를 주는 분들이 계십니다. 지금은 약간의 여비라도 나오지만 창립 초기엔 지방봉사를 나갈 때조차 자비로 움직였거든요.” 이 때문에 정 회장은 봉사를 나가는 회원들에게 “물 한 방울도 달라고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요즘 그는 동네 식당이나 카페를 찾아 소독약을 뿌려주고 방역 안내 포스터도 붙여준다. 거리두기에 따른 영업시간 안내도 잊지 않는다. 처음 “가뜩이나 장사가 안돼 죽겠는데 같은 동네 살면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감시를 하면 어떡하냐”고 볼멘소리를 하던 동네 상인들은 그가 찾아오면 이제 쿡 하고 웃으며 되레 정 회장의 일손을 거들어준다.
정 회장은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를 비롯해 안전은 몸에 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며 “사소한 기초 질서를 지키는 것부터 우리 주변을 꼼꼼히 살펴보고 대처할 때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지역 사정에 밝은 주민들이 참여, 민·관이 협업해 피해를 줄여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한 게 자율방재단입니다.


정관우 회장이 자율방재단 회원들과 함께 코로나19 방역 안내 홍보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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