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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에 반해 한입, 두입
맛에 반해 한입, 두입
거리를 걷다보면 뜨끈한 오뎅, 고소하고 삼삼한 순대, 먹음직스러운 빨간 떡볶이에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도로 위에 서서 찬바람 피하고, 언 손을 녹이며 먹는 길거리 음식은 색다른 즐거움이다. 소시지, 계란빵, 꿀타래, 토스트, 구운 호떡, 어묵 핫바의 등장은 오뎅, 순대, 떡볶이가 주름잡던 길거리 음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독특한 인천의 길거리 음식의 세계로 가보자.
글. 이용남_본지편집위원 사진. 김성환_포토저널리스트

신포시장 명물 ‘공갈빵’
중국식 호떡으로 유명한 공갈빵. 중국인들에 의해 전파된 공갈빵 기술을 지금은 한국인들이 이으며 맛을 전파하고 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공갈빵이 먹기에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막상 손에 들면 무척 가볍다. 단단한 껍질을 깨면서 ‘이래서 공갈빵이라는 이름이 붙었구나’ 생각된다. 공갈빵은 바삭한 껍질 안쪽에 녹아있는 달콤한 설탕이 바삭한 껍질의 담백한 맛과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화덕에 구은 공갈빵은 2분에 하나씩 부풀어져 나온다.
달달한 맛에 간식으로 부담이 없어 공갈빵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늘 줄을 선다. 신포시장 내 공갈빵을 직접 만들어 파는 집은 두 곳이다. 산동공갈빵과 신포공갈빵이다. 산동공갈빵은 하루 4백여 개의 공갈빵을 만들고, 아침 10시 30분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 영업한다. 공갈빵의 가격은 1개 1천5백원이다.

인하대 후문 전설의 ‘계란빵’
84년부터 인하대 후문에 자리 잡은 전설의 계란빵. 노란반죽에 싱싱한 계란 한 알을 톡 깨뜨려 8분간 굽는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30년 가까이 돈 없고 배고픈 학생들의 배를 든든히 채워주었다. 한 입 베어 물면 빵 속에 영양가득 고소한 계란 하나를 온전히 먹게된다.
이 집은 전국에 계란빵 열풍을 일으킨 원조다.
빵 맛의 비결은 주인할아버지가 10여 년간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빚은 눈물겨운 결과다. 서울 종로에서 한때 이름을 날렸던 ‘오방빵’장사를 했던 할아버지는 빵에 계란을 넣으면 어떤 빵이 될까를 늘 고민하고 연구했다.
84년 인하대 후문에서 장사를 시작한 뒤에도 낮에는 장사를 하고 밤에는 비법 개발에 몰두 10여 년 만인 92,3년에 지금과 같은 맛을 내는 계란빵을 완성했다.
84년 100원부터 시작했던 계란빵은 서민의 호주머니 사정을 고려, 인상이 불가피 할 때마다 부득이 50원씩 올렸다. 계란빵의 현재 가격은 1개 500원. 계란빵을 사먹는 대부분이 학생인데 가격을 올리면 부모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할아버지는 계란빵을 한두 개 정도 먹으면 라면을 먹은 것처럼 배가 든든하다고 말한다.

차이나타운 ‘꿀타래’
옛날 왕과 귀한 손님에게만 대접했다는 궁중다과 꿀타래. 꿀과 엿기름을 숙성해서 만든 딱딱한 꿀덩이를 이용해 만든다. 꿀타래는 달콤하고 그 속에 들어간 고명인 아몬드, 땅콩을 같이 씹는 순간 고명의 아삭하고 고소한 맛에 혀가 황홀경에 빠진다. 냉동실에 차게 얼렸다가 따뜻한 차와 함께 먹으면 더 잘 어울린다.
꿀타래는 달콤한 맛도 맛이지만 타래를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고 신기하다. 꿀과 엿기름으로 숙성한 딱딱한 꿀덩이 가운데를 뚫어 두 가닥이 네 가닥, 여덟 가닥으로 변하며 결국 14번의 늘리는 과정을 통해 수염처럼 가는 일만사천 가닥의 꿀실을 직접 손으로 뽑는 시연을 볼 수 있다.
실보다 더 가는 일만사천 가닥의 꿀 실을 뽑는 데 2~3분이면 충분하다. 실은 장수와 건강 그리고 행운과 소원을 기원한다. 10개가 들어있는 한 상자 가격은 6천원이다.
등산객 입맛 사로잡은 ‘토스트’
청량산 입구, 시립박물관 옆에 위치하고 있는 야채토스트 포장마차. 청량산을 등산하는 시민의 출출한 배를 20여 년간 채워줬다. 토스트는 빵을 노릿노릿하게 마가린을 넣어 굽고, 양파, 당근, 파 등 야채와 달걀을 섞은 부침을 만든다. 노릿하게 구워진 빵에 계란부침을 넣고 설탕과 캐첩을 뿌린다. 토스트는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맛으로 입맛을 당긴다.
이곳 토스트 포장마차는 20년간 청량산 등산객과 동고동락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24시간 불을 켜고 손님을 맞았다.
포장마차 주인은 등산객이 많이 다니는데 여기서 장사를 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에 시작했고. 현재에 이르렀다. 처음엔 등산객을 대상으로 커피만 팔았다. 후에 요기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다 토스트를 추가했다. 토스트 가격은 2천원, 커피 5백원.
구월동 로데오거리 ‘소시지’
구월동 로데오거리를 걷다 보면 어디선가 소시지를 굽는 맛있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구월동의 명물 소시지가 익어간다. 철판 위에는 쉼 없이 소시지가 이리저리 돌려지며 구워진다. 국산 돼지와 각종 야채를 넣어 만든 소시지는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할 만큼 영양이 풍부하다. 여기에 매콤하고 달콤한 소스를 바르면 눈도 즐겁고 입은 더 즐거워진다. 구월동 소시지집 ‘소시지야’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영업한다.
가격은 1개에 2천5백원, 빵과 야채를 곁들여 먹는 핫도그는 3천원이다, 구월동 뉴코아백화점이 있는 골목안에 있다.
수제 ‘어묵 핫바’
어묵계의 종결자, 어묵의 달인이 수제 어묵 핫바를 만든다. 어묵공장에서만 35년간 일한 노하우가 생선의 종류별 특징은 물론이고 각 생선들이 어떤 양념, 어떤 야채와 어울리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안다. 이곳의 어묵핫바는 생선 84%, 나머지는 야채와 밀가루가 들어간다. 핫바의 종류도 치즈, 게맛살, 소세지, 깻잎, 해물, 베이컨 등 종류도 다양하고, 그 자리에서 반죽돼 튀겨진다.
핫바는 손님들의 취향에 따라 매콤한 맛, 겨자맛 소스를 뿌려 튀김의 느끼한 맛을 없앴다. 이 집의 핫바는 씹으면 씹을수록 생선살의 고소한 식감을 느낄 수 있어, 입맛을 돋운다. 또 생선과 야채가 어우러져 재료의 생생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핫바 가격은 1천원에서 1천5백원, 신포시장내에 있다.
구월동 ‘구운 호빵’
구월동 뉴코아 백화점 앞에는 길거리 음식 중의 하나인 구운 호빵을 파는 포장마차가 있다. 기름을 전혀 넣지 않아 담백하고 고소하다. 호빵 반죽은 그 자리에서 직접해 손님들에게 보여준다. 반죽에 노란 설탕과 안고를 넣어 노릿노릿하게 굽는다.
단백하며 식어도 과자처럼 바삭바삭한 것이 맛의 특징이다. 냉장고에 넣어 일주일 뒤 전자레인지에 10초 정도 데워 먹어도 고소하고 바삭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농아 부부가 만드는 이곳 구운호빵은 기름 지지 않아 손님들로부터 인기가 많다. 구운호빵 1개 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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