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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인천, 인천 사람들
‘사랑해요’ 인천, 인천 사람들
글. 정경숙_본지편집위원 사진. 홍승훈_자유사진가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요르단에서 중고차 매매업을 하던 젊은 청년은 더 넓은 세상에서 더 큰 꿈을 키우고 싶었다. 그 열정은 그를 지구반대편 땅에 뿌리내리게 했다. 마무드 수크카니(41)씨는 지난 1998년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자연스럽게 항만을 품고 있는 인천에 정착했다. 땀 흘린 만큼 사업은 번창했지만, 외로웠다. 한국말을 하지 못해 친구를 사귈 수 없었고 이국땅에서 편견의 벽은 높아만 갔다. 당시 만해도 인천에서 아랍인을 만나는 건 매우 생소한 일이었다.
하지만 14년이 흐른 지금, 많은 것이 달라졌다. 낯선 이는 친구가 되었고 그도 한국사람이 다 됐다. 현재 인천에 더 가까이 다가서고 마음을 나누기 위해 시민명예외교관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향후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면, 대회에 참가하는 이슬람권 12개국과 인천을 하나로 잇는 데 보탬이 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인천은 제2의 고향이예요. 인천사람들은 정말 친절해요. 이젠 나도 우리가족도 한국사람 다 됐어요. 김밥, 비빔밥, 김치 같은 한국음식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인천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마무드씨에게는 10여 년 전 열일곱 어린 나이에 자신을 믿고 이국땅에 와 준 부인과 보석 같은 딸 다섯이 있다. 이들 가족과 인천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 귀화도 결심했다. 하지만 가족은 현재 요르단에 있다. 인천에 아직 이슬람 문화권 아이들을 위한 학교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슬람권 사람들이 인천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학교 등의 시설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꿈을 스스로 이루기 위해 최근 제물포 근처에 땅도 샀다.
현재 인천에는 사업 등을 이유로 이 땅에 살고 있는 아랍인이 5천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정작 그들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지 않은지, 편견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본다. 그들은 7,80년대 척박한 사막에서 함께 장밋빛 미래를 일구던 친구였고, 지금도 그렇다. 더구나 그들은 ‘서로 사랑하고 살라’는 교리를 가슴에 품은 착한 사람들이다.
서구 북항 가까이에 있는 마무드씨의 사업소에서는 한달에 자동차 5천대가 중동으로 팔려나간다. 앞으로 중동·아랍을 넘어 멀리 미국과 유럽까지 진출해 사업을 크게 확장하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면 사랑하는 인천, 인천사람들에게 되돌려주고 싶다.
“열심히 하고 싶어요.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아랍사람, 한국사람 누구나 다 도와주고 싶어요. 우리는 다 같은 인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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