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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와 함께라면, 스치는 바람조차 자유
MTB와 함께라면,
스치는 바람조차 자유
햇빛의 기세가 누그러지고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제법 소슬하다. 산으로 들로 나가기 좋은 계절,
두 바퀴에 몸을 맡기고 가을 안으로 싱싱 달려보자. 산악자전거와 함께 라면 얼굴에 스치는 바람조차 자유다.
글. 정경숙_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성환_포토저널리스트

자전거, 아침 산을 깨우다
자전거 하나에만 의지해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난다. 가파른 산길도 쭉 뻗은 고속도로와 다르지 않은 걸까. 울퉁불퉁 자갈밭도 물이 흐르는 골짜기도 못 가는 곳이 없다. 그들에게 산악자전거는 열정과 자유 다름 아니다.
산악자전거(MTB : Mountain Bike)는 등산과 사이클링의 매력을 버무려놓은 익스트림 스포츠. 1980년대 초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와 현재 수많은 동호회가 활동할 만큼 사랑 받고 있다.
“출발 ~” 자전거를 탄 일행이 거침없이 산을 오른다. 인터넷카페 ‘나의 자전거’ 회원들은 매일 아침 8시면 인천의 아름다운 산을 찾아 라이딩을 떠난다. 산악자전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으며, 초보라도 베테랑 회원들의 지도로 어렵지 않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이날은 산악자전거를 타기 위해 카페지기 ‘목장(추형기 43)’을 필두로 황후장사(조성수 52), 헐크(변일수 45), 타잔(정영복 44), 라스코(김민재 39), 마린(엄민용 39), 살몬(정윤상 38) 모두 7명의 회원이 모였다. 남보다 특별하게 하루를 여는 사람들, 활짝 웃는 얼굴이 아침햇살보다 빛난다.

자연과 하나 되어 ‘나’를 찾다
오늘의 라이딩 코스는 계양산. 솔밭에서 성황댕이 오솔길, 은지초등학교 뒷산으로 이어지는 2시간 가량의 길로 산악자전거에 입문한 사람도 쉽게 달릴 수 있다.
자전거의 다이내믹한 진동이 고즈넉한 가을 산을 깨우기 시작한다. 드디어 평지를 지나 나타난 오르막길. 라이더들은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두 바퀴에만 의지해 가볍게 산을 날아오른다. 그렇게 한참을 땀 흘리고 전환점을 지나 맞이하는 내리막길, 보는 사람에겐 아찔하지만 자전거를 탄 사람에게는 짜릿한 순간이다. 심장을 두드리는 흥분, 혈관을 타고 흐르는 쾌감. ‘왜’는 없다.
“자전거와 혼연일체가 되어 비탈길을 오르내리면 다른 생각은 잊고 오직 나에게만 집중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산 아래 골인점을 통과하면 ‘해냈다’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지요.”
추형기 회장은 12년 전 자전거를 타고 캐나다를 횡단하면서 처음 산악자전거의 매력에 눈떴다. 그리고 결국 오랫동안 근무한 무역회사를 관두고 서구 검단에 자전거숍 ‘정으로 달리는 자전거’를 열기에 이르렀다. 취미로 시작한 운동이 인생을 바꾼 것이다.

두 바퀴로 달리는, 그곳이 바로 길
삶을 바꿀 만큼 매력적인 산악자전거는 세월까지도 거스른다. 라이딩 경력 8년 차인 변일수 회원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면서 심폐 기능이 좋아지고 몸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건강나이도 젊어졌어요. 하하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는 산악자전거. 하지만 ‘나도 한번쯤’이라고 되뇌다가도, 역동적으로 산을 가로지르는 라이더를 보면 이내 주눅이 들고만다. 하지만 기억하라. 용기 있는 자만이 짜릿한 쾌감을 만끽할 수 있는 사실을. 그리고 평소 꾸준히 몸을 단련하고 안전수칙만 잘 지키면 산악자전거는 생각처럼 위험하지 않다.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산에서 자전거를 타는 게 오히려 도로보다 안전합니다. 돌발적인 위험요소가 없고 넘어져도 흙과 풀이거든요. 라이딩을 하기 전에 장비를 잘 점검하고 달릴 때 신경을 집중하면 되요.”
일상에서 탈출해 거침없이 산을 달리며 자유를 만끽하는 사람들. 울퉁불퉁 자갈밭도, 물이 흐르는 골짜기도 질주 본능을 잠재울 수는 없다. 그들에겐 두 바퀴로 달리는, 그곳이 바로 길이다!

도로는 재미 없다. 산이 좋다!
“인천에 어디 산악자전거 탈만한 곳이 없을까?” 초보자 및 중급자 위주로 즐길 수 있는 인천의 산을 소개한다. 대부분 싱글 길로 원하는 만큼의 거리와 난이도를 즐길 수 있다.
가현산 초보자부터 중급자, 상급자까지 즐길 수 있는 코스가 다양하다. 김포 쪽의 허산과도 이어져 중거리 산악 라이딩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코스는 가현산 ~ 허산 : 총 15km?도로 4km, 임도 2km, 싱글 9km / 초중급 코스, 2시간)
성황댕이산 서구 이마트 뒤쪽에 있다. 초보자가 타면서 실력 올리기에 더할 나위 없다. (왕복 5km 싱글 / 초보자 기준 1시간)
계양산 솔밭길 초보자부터 중급자, 상급자가 갈 수 있는 코스가 있다. 하지만 주말이나 휴일에는 등산객이 많아 라이딩의 리듬이 자주 깨진다.
금정산 초보자보다 중급자 이상되는 라이더가 실력을 뽐내기 좋은 산. (왕복 6km 싱글, 중급자 기준 1시간, 초중급자 기준 1시간 30분)
황하산 몇몇 라이더가 만든 점프대가 있어서 고급기술 연습하기 좋고, 거친 다운이 중간중간에 있어서 와일드한 스타일의 라이딩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다. (편도 4km 싱글, 중급자 기준 1시간~1시간 30분)
골막산 황룡사와 한진고등학교 사이의 산으로 중급자가 타기 좋다. 다소 거리가 짧을 수 있지만 할매산, 성황댕이와 연계가 가능해 코스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최대 5km 싱글 / 초보자 기준 1시간)
※ 꼭 기억하세요
라이딩을 할 때는 등산로를 확보하고 등산객을 먼저 배려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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