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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자외선을 싫어해~
‘눈’은 자외선을 싫어해~
글. 임태형_한길안과병원 진료과장
햇빛은 파장에 따라 크게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으로 분류된다. 우리가 시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무지개색의 광선이 바로 가시광선이다.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은 투과성이 높고 강한 에너지이기 때문에 우리 몸의 조직을 통과하여 보다 깊이 도달하므로 우리 몸에 여러 영향을 줄 수 있다. 피부와 마찬가지로 우리 눈은 외부의 빛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감각기관으로서 바로 이 자외선에 의한 피해가 가장 많은 부위 중 하나다.
우선 짧은 시간 내에 갑자기 많은 양의 자외선을 받게 되면 광각막염이나 광결막염에 걸릴 수 있다. 일식을 관찰한다던지 장시간 사진을 찍는 등, 강한 햇빛에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게 된다. 광각막염은 강한 빛으로 인해 눈표면의 상피세포에 손상이 일어나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눈에 이물감이나 통증이 느껴지고 눈부심, 눈물흘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경우 시력이 떨어지고 극심한 통증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급성 눈질환보다 더욱 위험한 것은 지속적인 노출로 인한 누적된 손상이다. 급성 손상은 대개 치료를 받으면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만 만성적인 손상은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수십년 동안 자외선 노출이 지속된 경우에는 눈과 눈꺼풀에 여러가지 신생물(종양)이 발생할 확률이 올라간다. 대표적인 예가 눈의 흰 자위에서 군살 조직이 자라 검은 동자를 덮어 들어가는 질환인 익상편이다. 이 외에도 여러 양성, 악성 종양들이 자외선의 영향을 받는다.
수정체가 흐려지면서 시력이 떨어지는 백내장 역시 자외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백내장은 주로 나이가 들면서 눈의 노화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데, 자외선이 백내장 발생을 촉진할 수 있는 유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황반변성의 여러 원인 중 하나로 자외선을 들기도 한다.
이처럼 자외선은 눈 건강에 여러 가지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되도록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햇빛이 가장 강렬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는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챙이 넓은 모자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주말에 장시간 야외 활동을 하는 경우 자외선 차단을 위한 선글라스나 고글의 사용은 필수적이다. 색이 들어간 선글라스가 꺼려진다면 일반 보안경도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으므로 상관없다. ‘100% 자외선(UV)차단기능’이 없어도 눈으로 들어오는 자외선을 상당량 감소시켜 주기 때문에 눈건강을 지켜주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된다. 다만 크기에 있어서는 너무 작은 렌즈보다는 일반 안경보다 약간 큰 렌즈를 선택해야 옆으로 침투하는 자외선까지 막을 수 있다.
동양인들은 눈안의 홍채 등에 멜라닌 색소를 포함하고 있어 서양인에 비해 빛에 예민하지 않기 때문인지 선글라스 등에 그리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이 시대에 자외선 차단은 눈건강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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