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보기
쓰레기, 한 송이 예술로 피다
쓰레기, 한 송이 예술로 피다
글. 정경숙_본지편집위원 사진. 김보섭_자유사진가
어느 순간 가쁜 숨을 내쉬고 있는 지구. 미안하다. 지구가 흘리는 눈물은 우리가 하루하루 무심히 지나 온 일상이 만들어 낸 한 방울 한 방울이기에. 지금이라도 지구에게 덜 미안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쓰레기를 줄이고 다시 쓰는 것이다.
디자이너 최환(28)은 며칠 걸려있다 버려지는 현수막을 쓸모 있는 존재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구두로 옷으로 가방으로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그리고 오랜 노력 끝에 현수막의 유해성분을 없애고 고유의 색상은 남기는 기술을 터득해 훗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디자이너로서의 욕심도 버리지 않는다. 그는 폐현수막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 아름다움으로 향기롭게 승화시킨다. 여성을 도도한 고양이처럼 돋보이게 하는 우아하고 섬세한 곡선의 하이힐은, 버려진 쓰레기로 만들었다고는 상상하기 힘들다.
“단순히 폐현수막을 재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만의 기술과 디자인으로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언젠가는 쓰레기로 세계가 인정하는 ‘명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최환이 운영하는 ‘최고의 환한 미소’는 폐자재를 이용해 리사이클 환경교육을 하고 이를 통해 나오는 제품을 제3국에 보내는 단체다. 현재 친환경 패션쇼 및 다양한 기부행사를 하고 있으며, 훗날 아프리카에 재봉기술을 전하고 고아원을 설립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인도로 봉사활동을 간 것이 이 아름다운 도전의 시작됐다.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 욕심 없이 행복한 사람들. 좋은 직장에 취직해 남보다 나은 미래를 영위하기 위해 ‘스펙’을 쌓으러 간, 내 자신이 불쌍해졌다. 베풀려 했던 그들에게서 오히려 큰 것을 얻었다.
“젊으니까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과연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게 솔직해지자’는 고민을 했고, 답을 얻었지요. 열정이 있으면 못 이룰 꿈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자신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재활용 디자이너의 작품은 서울 신사동과 인천의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www.ssorry.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수익금 일부가 아프리카에 고아원을 짓는 데 쓰이니, 여기에서 예쁜 구두를 하나 사면 아이들에게 지구에게 ‘최고의 환한 미소’를 번지게 할 수 있다.
- 첨부파일
-
인천광역시 아이디나 소셜 계정을 이용하여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전체 댓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