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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馬 길러 낸 인천 섬들

2014-01-06 2014년 1월호

名馬 길러 낸 인천 섬들

강옥엽
인천시 역사자료관 전문위원


 

장봉도 마성터 현재 모습

2014년 갑오년(甲午年)은 민속학적으로는 12지지(地支) 중 7번째인 말(馬)의 해에 해당한다. 지금은 말을 경마장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동물로 생각하겠지만, 전근대에서는 주요한 교통수단이자 전쟁수단이었다. 때문에 국가 체제의 주요 기반인 군사력, 특히 전마(戰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고려와 조선 연간에는 마조단(馬祖壇)을 두고 마사제(馬社祭) 등 제사도 지냈으며 따로 말을 관리하는 기구와 관리도 두었다.
말(馬)과 관련한 이야기라면 우리 인천도 무관하지 않다. ‘천마와 아기장수’, ‘임금님을 울린 벌대총’ 등 말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여러 가지 설화도 그렇고, 마장(馬場: 강화, 옹진 등), 마분리(馬墳里: 지금의 부개동) 등 전근대에 말 목장을 운영했던 흔적이 반영된 지명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인천은 해안과 도서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어 말을 사육하기에 여건이 매우 좋았다. 조선시대에 말 목장은 대부분 섬이나 해안지역에 설치되었는데, 이는 서울과 가까워 말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도 편리하고 또한 말을 사육하기 위해 필요한 좋은 수초(水草)를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섬으로는 제주도가 목장 수에서 뿐만 아니라 규모에 있어서도 가장 컸지만, 그 다음이 인천으로 자연도·삼목도·용유도·무의도, 강화의 진강장·매도, 옹진의 장봉도·신도 그리고 교동의 송가도에서 말과 소를 사육하였다.
목장을 설치하여 말을 사육한 것은 교통, 군사, 외교, 산업 등 다양한 용도를 위한 것이었지만 ‘나라의 중요한 것은 군사요, 군사의 중요한 것은 말’이라는 ‘태종실록’의 기록처럼 주로 군사상의 요청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삼국시대 이래로 국력을 기울여 말의 사육에 주력하였는데 고려에서는 태복시(太僕寺)를, 조선은 사복시(司僕寺)를 설치하고 양마(養馬)에 힘썼다.


강화전도(18세기 후반)

그 가운데 강화도의 진강목장은 진강산과 길상산을 축장(築場)하여 1천500필의 국마를 사육하였는데 규모에 있어 제주도 다음가는 목장으로 양란 때에 우수한 전마(戰馬)를 보급하던 곳이었다. 특히, 효종 때 북벌계획의 일환으로 우량 마종을 방목하고 전마 확보에 힘을 기울였는데 효종이 아꼈던 벌대총(伐代?)은 그런 북벌의 의지를 담은 명마로 유명했다. 강화의 매도목장 역시 ‘용비어천가’에 나오는 태조 이성계가 탔던 8준마(駿馬) 가운데 일곱 번째인 ‘사자황(獅子黃)’을 산출한 목장으로 유명하였다. 사자황은 태조가 고려 우왕 6년(1380)에 지리산에서 왜구를 토벌할 때 탔던 명마로 알려져 있다.
목장은 임진왜란 이후 폐지 또는 축소되는 과정을 밟게 되었다. 임진왜란 중 남방 목장의 반 이상이 적의 수중에 들어가 선조 27년(1594)에 40여 개소가 폐지되고 말을 보급한 목장은 제주도 목장을 비롯하여 강화의 진강·신도·장봉도·매음도 등 25개 소뿐이었다. 병자호란을 겪은 후 인조와 효종이 목장을 부활시키는 등 마정(馬政)에 힘썼지만, 전란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 속에 목장을 경작지로 활용하자는 여론과 목자(牧者)들의 가혹한 부담으로 인한 회피, 유망, 도살 등으로 조선후기로 오면서 목장은 전폐하고 말았다. 
현재 인천은 바다를 통해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공유수면 매립으로 가용할 수 있는 육지부를 확장해 새로운 미래 도시를 창조하는 것도 의미 있는 사업이겠지만, 바다와 함께 자리한 150여 개의 섬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도 해양도시 인천의 중요한 미래 자원이다. 여기에 말 목장으로 운영되었던 역사적 자취는 또 하나의 문화콘텐츠가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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