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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 면 따라 굽이굽이 역사 따라
2014-03-10 2014년 3월호
구불구불 면 따라
굽이굽이 역사 따라
따듯한 기운 모락모락 나는 칼국수, 푸근한 정이 넘쳐흐르는 세숫대야 냉면, 학창시절 추억처럼 쫄깃쫄깃 탱글탱글한 쫄면 그리고 짜장면. 2018년 인천에 화평동냉면거리, 차이나타운, 용동칼국수거리, 신포시장을 잇는 아시안 누들타운이 조성된다. 면 따라 역사 따라, 미리 가보는 인천 누들로드.
글 정경숙 본지편집위원 사진 유창호 자유사진가
짜장면박물관 100여 년 전 우리나라 짜장면의 역사가 시작된 요리집 ‘공화춘’은 오늘날 짜장면박물관으로 간판을 새로 걸고 영업하고 있다. 박물관은 문화재청의 ‘등록문화재 공화춘 기록화 보고서’를 토대로 역사적인 가치를 보존하여 지었다. 공화춘에서 사용하던 현판과 의자 등 박물관 곳곳에 역사와 세월의 흔적이 자욱이 배어있다. 773-9812

채식원 공화춘 주방장 출신인 아버지에게서 가업을 이어 받은 화교 손덕준(58)씨는 8남매와 함께 차이나타운 일대에서 중화루, 자금성, 태화원 등의 요리집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문을 연 채식원은 국내 유일의 채식 중화 요리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대만에서 배워 온 요리법으로 오신채도 제한 순수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해 맛이 한층 깔끔하고 담백하다. 772-7888

권오성 국수공장·손국수집 권오성(52)씨는 1948년부터 국수를 뽑아 온 아버지의 대를 이어 15년 전 용현시장에 재래식 국수공장을 열었다. 기계가 대신하는 부분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수작업을 고수한다. 손국수는 반죽을 밀고 겹치기를 반복하는 압연과 3일간의 숙성과 건조를 거친다. 기계로 뽑는 국수보다 무려 10배가 넘는 시간이 걸린다. 공장 바로 옆에는 아내가 운영하는 국수집이 있다. 국수공장 891-5716, 국수집 891-5726

경인식당 평양식 냉면은 6·25 전쟁 이후 서울에서 발달했지만, 인천에도 그 못지않은 유명한 냉면집이 있다. 경인식당은 1944년 서울 종로에서 시작해 1946년 신포동으로 와 역사를 이어왔다. 소고기 설깃살을 6시간 이상 우려낸 육수는 그 맛이 맑고 깊다. 60여 년 분단의 역사를 지나 온 이 집 냉면의 역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흐르고 있다.
762-5770
광신제면 우리나라 면발의 역사를 새롭게 쓴 쫄면이 탄생한 곳이다. 1960년대 말 역사를 시작하여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쓰고 있는 제면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장비도 50여 년의 세월을 입었다. 773-2212

신포우리만두 1971년 송현시장에서 2평 남짓한 분식집 ‘우리집’으로 출발해, 1977년 신포시장으로 와 문을 열었다. 만두와 함께 쫄면을 팔았는데, ‘쫄면’이라는 이름은 1970년대 초 ‘맛나당’ 주방장이 면이 쫄깃쫄깃하다 해서 불렀다고 전해진다. 쫄면의 면은 두껍지만 부드럽고 쫄깃하다. 양념도 단맛 매운맛 신맛의 삼박자가 딱딱 맞는다. 프랜차이즈로 발전해 미국까지 진출했다. 772-4958
아저씨 냉면 한두 번 젓가락질하다 보면 없던 식욕도 슬슬 동하는 맛. 인천 출신의 화평동냉면은 지름이 30㎝에 가까운 세숫대야처럼 생긴 냉면그릇으로 유명세를 탔다. ‘아저씨 냉면’은 화평동 냉면거리에서 가장 먼저 냉면을 팔았다고 자신 있게 간판에 내걸었다. 물냉면이든 비빔냉면이든 한 그릇에 5천원. 가격과 양에 있어서는 따라올 것이 없다. 765-3553
일미 화평동 냉면 세숫대야 냉면의 명성을 가볍게 물리친 수박냉면을 판다. 냉면거리에서는 물론 전국에서도 유일하다. 과즙이 철철 흐르는 빨간 속살에 파고든 냉면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송송 쓸어 듬뿍 올린 야채와 탱탱한 면발에 고추장 양념을 쓱쓱 비벼 먹고, 여기에 수박을 곁들인다. 비빔냉면의 매콤함과 수박의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색다른 맛을 자아낸다.
772-0040
변가네 옹진냉면 변신묵(78) 할아버지는 1977년 백령도에서 주안으로 와 40여 년째 냉면집을 운영하고 있다. 긴 세월 문정성시를 이루는 비결을 물으니 “자기 입맛에 맞으니까 먹지”라고 답한다. 무뚝뚝하게 말해도 정이 깊고 맛도 깊다. 메밀을 바로바로 빻아서 손수 반죽해 면을 뽑아 메밀 향이 진하다. 육수는 한우 뼈로 짙게 우려내고, 백령도에서 온 까나리 액젓으로 간 해 풍미를 더 한다. 여기에 지글지글 바로 구워 낸 두툼한 녹두부침개까지 더하면 마음까지 꽉 찬다. 875-0410

초가집 손칼국수 용동 한자리에서 58년 째 칼국수를 삶고 있는 관록의 칼국수집. 80년대 이 동네에서 술을 마시고 다녔던 사람들에게 이 집 칼국수는 최고의 해장국이었다. 콩가루를 넣고 잘 숙성시켜 빚은 반죽이 고소하고 쫄깃하며, 바지락을 잔뜩 넣고 끓인 국물은 시원하다. 거리는 쇠퇴했지만 여전히 문전성시를 이룬다.
773-5245
큰우물 칼국시 서정자(57)씨는 이 집의 네 번째 주인으로 8년째 용동에서 칼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다. 간판도 그대로 맛도 고스란히 전수받았다. 매일 손으로 직접 반죽해 만든 국수를 그 자리에서 끓여낸다. 먹으면 먹을수록 입 안이 칼칼해지고, 국물까지 다 비우고 나면 마음까지 든든하다. 시골집에서나 맛볼 수 있던 손칼국수 그 맛이다.
772-9664

골목집 손칼국수 장기선(67) 할머니는 36년 전 신포동 칼국수골목에 가장 먼저 ‘칼레스토랑’ 터를 잡았다. 이곳은 80년대 아이들의 아지트였다. 그때 까까머리 학생들이 지금 중년이 되어, 아이의 손을 잡고 가게를 찾는다. 그들에게 튀김 가루 잔뜩 들어간 칼국수는 그저 후루룩 한 그릇이 아닌, 생에 가장 빛나던 시절의 추억 그 자체다. 765-3149
인천에서 아시아 누들을 맛보다
2018년 아시아 누들타운 조성
짜장면과 쫄면의 고향 인천에 ‘아시아 누들타운’이 조성된다. 우리시는 중구 자유공원을 중심으로 짜장면이 있는 차이나타운, 쫄면이 있는 신포시장, 칼국수가 있는 용동, 냉면이 있는 화평동을 연결하는 누들타운을 개발한다. 아시아 누들타운은 90억원을 들여 올해부터 2018년까지 조성한다.
중구 북성동 차이나타운은 짜장면의 발상지로 짜장면박물관을 비롯해 30여 개의 중화요리집이 있다. 신포동의 쫄면과 용동의 칼국수 거리에는 현재 10여 곳의 국수집이 있다. 또 동구 화평동에는 세숫대아 냉면을 파는 냉면집 10여 곳이 있다. 그 주변은 근대건축전시관, 개항박물관, 답동성당 등 1883년 개항에 따른 문화재가 현존하는 역사적 장소다. 시는 이들 테마별 특색 거리를 연계해 누들타운을 만들 예정이다. 또 ‘누들 플랫폼’을 세워 누들 문화관과 누들 스토어, 누들 스쿨 등을 조성하고 누들 가게 창업을 도울 계획이다.
문의 : 시 관광진흥과 440-4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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