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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어 바다끝에 홀로 남다 - 백령도

우리나라 최북단, 서해 끝의 섬 백령도. 4시간에 걸친 항해 끝에야 겨우 발딛을 수 있는 곳이지만 4시간의 수고는 결코 아깝지않다. 놀 곳, 쉴 곳, 볼 곳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백령도 여행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두무진의 기암괴석들을 감상하는 일. 두무진 일대의 해안은 전체가 ‘명승지’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절경이다. 그 해안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두무진 포구에서 유람선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포구에는 어선을 개조해 만든 네 척의 유람선이 차례로 관광객들을 바다로 실어 나른다.
두무진은 마치 여러 장수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는 모양새라는 데서 이름 붙여진 포구다. 유람선에 승선하면 입담 좋은 선장이 승객들의 귀와 눈을 온통 사로잡는다. 포구를 떠난 유람선은 40여분의 항해 동안 선대암을 비롯해 신선바위, 코끼리바위, 촛대바위, 형제바위, 병풍바위, 남근바위 등을 차례로 만나는 즐거움을 준다.
백령도에는 4개의 천연기념물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다물범. 선대암과 코끼리바위를 지나면 바다 물범들이 낮잠을 즐긴다는 물범바위에 닿는다. 천연기념물인지라 유람선이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면 수줍은 듯 어느새 물속으로 자맥질해버려 멀리서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운이 좋으면 바위 위에서 일광욕을 하는 물범과 맞닥뜨리게 된다.
물 맑은 해변이자 백령도의 두 번째 천연기념물은 사곶천연비행장.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가 어찌나 단단한지 천연비행장으로도 쓰였다는 곳이다. 단단하기도 하려니와 길이 3㎞ 너비 100m의 해변이 끝없이 펼쳐져있어 웬만큼 사람이 모이지 않고는 북적이는 느낌조차 들지 않는다. 한여름이면 이곳에서 해수욕을 즐기기도 하지만 여느 때는 바다에 빠질 듯한 스릴을 맛보며 드라이브를 하는 맛은 사곶에서만 느낄 수 있는 별미다.
콩돌해안은 수없이 작은 자갈돌로 이뤄진 바닷가로 백령도에 있는 또 하나의 천연기념물. 가느다란 모래가 발끝을 간질이는 여느 바다와는 달리 콩알만한 작은 돌들이 해변을 꽉 채우고 있다. 그 작은 돌들이 바닷물에 밀려왔다 밀려나는 소리가 사그락 사그락 옥구슬 굴리는 소리와 다름 없다. 해안에 깔려 있는 작은 돌멩이 위를 맨발로 걷노라면 지압효과 또한 그만이다.
백령도의 마지막 천연기념물은 감람암포획 현무암분포지이다. 진촌리 동쪽 해안선을 따라 분포돼 있는 현무암에는 황록색을 띤 감람암이 군데군데 박혀있다. 감람암을 품고 있는 현무암은 마그마의 상태와 분화과정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학술자료라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한걸음 더
백령도는 소설 심청전의 무대가 된 곳이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진 후 연꽃을 타고 떠내려 온 곳이 바로 백령도 앞바다라는 것이다. 심청각은 지난 1999년 심청이의 효 의식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건립됐다. 심청각에는 심청전을 원작으로 하는 소설과 판소리, 영화작품의 대본 등이 전시돼 있다. 심청각 주위에서는 맑은 날이면 북한 땅을 건너다 볼 수 있고 2층 전망대에서는 망원경을 이용해 장산곶 등을 코앞으로 당겨서 볼 수 있다.
두무진 가는 길목에 백령기상대가 새로 문을 열었다. 넓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 해안선의 절경을 감상하고 싶은 이들이 아름아름 찾는다.
유람선 _ 백령관광(836-1132) 파랑새관광(836-1129) 해당화관광(836-1448) 선대관광(836-0755) 대인 8천원 / 중고생 7천원 / 어린이 5천원
숙박 _ 이화장(836-5101) 문화모텔(836-7001) 옹진모텔(836-8001) 그린파크(836-5551) 숙박문의 _ 백령면사무소(836-1771~2)
길 _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아침에 두번 배가 떠난다. 소청도·대청도를 들른 배는 4시간만에 백령도 용기포항에 닿는다. 섬에는 여행사도 있어 렌트카로 섬을 돌아볼 수 있고 배 닿는 시간에 맞춰 민박집 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배편문의 _ 진도운수(888-9600) 온바다(884-8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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