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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스트레스 날리니 ‘오, 즐거운 인생’
주부교실 연수구지회 노래교실
화창한 오월의 어느 날. 신록이 우거진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번화한 연수구의 거리. 한 건물에서 신디사이저의 높은 소리가 지나는 이들의 귓가를 울린다.
소리의 발원지는 한 뷔페 건물. 주말이면 어른들 생신모임이다, 아이들 돌잔치다 해서 삼삼오오 둘러앉아 가져온 음식을 맛나게 먹을 뷔페 테이블이 오늘은 아줌마들의 팔꿈치 세례를 받고 있다.
열두 개의 테이블에 너댓명씩 둘러앉아 오선지에 콩나물이 잔뜩 그려진 악보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아줌마들은 무슨 수험생 같다. 앞에서는 목청 좋은 강사가 선창을 하며 이들과 신명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단법인 전국주부교실 연수구지회의 ‘노래 교실’의 풍경이다.
주부교실 연수구지회의 노래교실은 올해로 8회째를 맞고 있다. 앞에서 주부들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라이브카페를 운영하면서 음반을 취입하기도 한 이영심씨. 그녀의 말 한마디에 테이블에 앉은 아줌마들은 말 잘 듣는 학생이 되어 지도하는 대로 잘 따른다.
오늘 부르고 배울 노래는 ‘나무와 새’. 안타까운 노래 가사를 표현하듯 아줌마들의 표정도 사뭇 진지해 진다. “그 부분에서는 뿌리듯이 불러요”. 뿌리듯이? 무슨 뜻일까? 하지만 배우는 사람들은 다 알아듣는 모양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또 한차례 노래를 불러댄다.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은 나이도 다양하다. 주로 3·40대 주부들이지만 50대, 60대의 나이 지긋한 분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이번엔 밝고 경쾌한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노래가 신디사이저 반주로 흘러나오자 강사 이영심씨는 흥겨운 몸짓을 유도한다. 모두들 일어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어보라는 것. 처음엔 주저하며 옆 사람을 흘깃거리던 수강생들이 한 사람 두 사람 음악에 몸을 맡기자 노래교실은 어느새 댄스교실로 바뀌어 있다.
주부교실 연수구 지회 부회장이자 노래교실의 회원인 박민주씨(45세·연수동)는 “노래를 부르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건 물론이고 즐거운 마음이 생겨요. 그러면 하루가 즐거워지고 집에 가면 가족들에게도 더 잘하게 되죠.”라고 노래교실의 효과에 대해 극찬한다. (016-273-5529)
남동구 건전가요 노래교실
남동구의 건전가요 노래교실은 여러 문화강좌 중 가장 수강생이 많은 인기 강좌다. 1년 내내 진행되는 노래교실이 열리는 구청 강당은 늘 300여명의 수강생들로 꽉 들어찬다. 지난 2003년 3월 주부들이 건전한 여가를 즐길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주부 노래교실’로 문을 열었을 때는 분기단위로 운영했다. 하지만 폭발적인 인기를 감당해 내기엔 역부족인 터라 지난해부터 1년 내내 운영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오후 2시부터 두 시간씩 진행되는 노래교실에는 20대 미혼 여성부터 70대 할머니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함께 하지만 세대차 따위는 노래 속에 녹아버린다. 부르는 노래도 다양한 연령층 감안해 포크송, 최신 가요 등 다양하다. 오히려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은 신세대 노래를 배울 수 있어 좋다며 요즘 유행하는 노래에 더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백화점 문화센터 등에서도 노래교실 강사를 하고 있는 성희재 씨가 특유의 입담으로 이론과 실기를 병행해 가르친다.
1월 중순 개강에 앞서 520석 강당규모에 맞는 수강생을 선착순 모집했지만 아직 좌석에 여유가 있어 굳이 참가신청을 하지 않더라도 노래교실에 함께 할 수 있다. 수강료는 따로 없고 교재를 구입할 경우에만 본인이 부담한다. (453-2364)
문화센터 & 문화회관
좀더 전문적인 노래강습을 원한다면 우리시 여러 회관이나 백화점 등 문화센터의 노래교실을 이용해 볼 만 하다. 문화센터는 보통 3개월 단위로 강의가 진행되는데 일주일에 한번 한 시간에서 두 시간 동안 즐거운 노래 속에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
특히 우리시 여성복지관에서는 기타 사회교육으로 파워노래교실을 연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3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강좌지만 수시로 접수해 함께 할 수 있다. 수강료는 한달에 만원. 다음 기수는 6월 14일에 모집해 7월부터 강좌가 시작된다.
매주 수요일 11시와 목요일 오후 1시 남구노인복지회관 3층 대강당에서 열리는 노래교실엔 활기가 넘쳐난다. 노인복지회관에서 열리는 노래교실이라고 해서 ‘노인’들만 계실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300여명의 회원 중에는 50대 아주머니로 보이는 이들이 꽤 자리잡고 있다. 노래를 부르면서 덩달아 나이와 세월을 잊는다는 어르신들이다.
요가나, 국선도 같은 조용한 운동을 통해서도 심신을 닦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겠지만 손쉽고 편하게 아무 곳에서나, 아무 준비 없이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는 노래를 통해 ‘즐거운 인생’을 만끽해 보자.
글 _ 정경애 (happyjka@incheon.go.kr) / 사진 _ 김성환 (자유사진가·koin1@incheo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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