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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헤던 소년, 낡은 사진에 빠지다

2014-05-02 2014년 5월호


별을 헤던 소년, 낡은 사진에 빠지다
 

글 이용남 본지편집위원   사진 김보섭 자유사진가



별과 산을 관찰하기 좋아했던 소년은 밤을 하얗게 새면서 밤하늘 별들이 이동하는 모습, 산의 높낮이, 위치와 각도를 눈여겨보고 머릿속에 새겨놓곤 했다. 소년의 눈은 매처럼 날카로웠고 머리는 컴퓨터처럼 정확했다.
김식만(64) 치과의사는 사진 판독에 관한한 전문가 수준이다. 그는 ‘인천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지금은 보기 힘든 인천의 옛 사진을 올리고 있다. 그냥 옛 사진에 불과했던 필름들이 그의 설명과 판독으로 생명력 있게 부활한다.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은 1900년대부터 근대,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자료들은 인터넷, 잡지, 책에서 발췌해 모았다. 사진을 구하느라 미추홀, 화도진도서관 향토자료실을 제집처럼 들락거리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얼마 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어린시절 휴가를 즐기던 사진을 올려 블로거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 사진 속 장소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지만 그가 60년대 같은 장소를 찍었던 사진과 비교하면서 송도유원지임 분명히 확인시켰다.
김식만 선생이 인천의 역사와 문화, 사진 판독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없어진 주인선을 추적하면서다. 있을 땐 몰랐는데 주인선이 없어지니까 한 시대를 관통했던 역사가 소멸했다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주인선과 수인선의 흔적과 역사를 찾아 용현동에서 소래까지 걸어가 보기도 했다,
그는 인천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인천 지명이 잘못 불리는 것도 안타깝다. 남구 독정리, 영종 운염도가 대표적인 경우다. 독정리는 독쟁이로, 운염도는 운겸도로 불리는 게 맞다. 수인선도 역명이 잘못 변천된 게 많다고 주장한다.
김 선생은 최근 인천시에서 제공한 60년대 항공사진 1천여 장을 스캔했다. 사진 판독을 위해서다. 항공사진을 판독하는 사람도 없고 판독도 잘못한 경우가 많아 자신이 직접 해볼 생각이다. 사진판독을 더 정확히 하기 위해 인천의 역사, 지리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도 섰다. 
그는 자신이 남달리 사진판독을 잘하는 것이 남다른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사물에 대한 관심, 고향에 대한 사랑 때문이라며 겸손해한다. 관심이 있는 만큼 보이고, 알면 사랑하게 된다. 어린시절 별을 헤고, 별자리를 관찰하면서 익히고 길렀던 지리, 공감각 능력이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셈이다.
등고선만 봐도 그 산의 높낮이가 입체적으로 보이고 느껴진다는 그는 여생을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더 빛내고 아름답게 만드는데 바칠 생각이다. 그래서 오늘도 도서관에서 찾아낸 낡은 사진을 보며 인천의 어제와 오늘을 읽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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