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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고운 꽃 어리다

2014-05-02 2014년 5월호


마음에 고운 꽃 어리다

공기는 맑고 사방은 고요하다. 종교를 운운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옛 건축물의 그윽한 멋에 취해, 누군가는 수려한 자연의 정취에 반해, 누군가는 영혼을 뉘고 몸을 바로 세우기 위해 절을 찾는다. 도처에 봄기운이 가득한 5월, 마음에 꽃 한 송이를 피우러 사찰로 간다.
글 정경숙 본지편집위원   사진 정정호 자유사진가




템플스테이
마음을 닦는 짧은 출가

산사의 하루는 어둠으로부터 세상의 모든 생명을 깨우는 목탁 소리와 함께 시작한다. 깨끗한 마음으로 새벽 예불을 드리고 정갈한 음식으로 발우공양을 한 뒤 도량을 청소하고 정리하며 몸과 마음을 닦는다. 또 스님과 차담을 나누며 인연의 소중함을 배우고 스님이 던지는 물음에 답을 찾으며 본래의 나를 되돌아본다.
템플스테이는 사찰에 머물며 스님의 일상을 체험하는 일종의 짧은 출가. 불교에서 말하는 사찰은 몸과 마음의 거울을 닦는 도량으로, 산사 체험을 포교가 아닌 마음의 휴식을 얻는 프로그램으로 이해하면 된다. 강화 전등사에서는 잠시 일상을 떠나 수행자의 생활을 경험하는 체험형, 편하게 쉬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휴식형, 3~4시간 정도 사찰을 체험하는 템플라이프를 진행한다. 외국에서 온 스님들이 수행하는 연등국제선원은 내외국인을 위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며 한국 선(禪)불교와 한국 전통문화의 향기를 퍼트리고 있다.
전등사 www.jeondeungsa.org, 937-0125, 강화군 길상면 전등사로 37-41
연등국제선원 www.산사체험.kr, 937-7033, 강화군 길상면 강화동로 349-60




사찰 산책
산사의 고요를 누리며 걷다

쉬어도 쉬어도 뒷목에 묵직한 부피감이 느껴진다면 고요한 산사로 발걸음을 옮기자. 백운산은 나지막하지만 영종도 한가운데 봉긋 솟아 정상에 오르면 섬과 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이 발아래 놓인다.
백운산 동북쪽 기슭에 자리 잡은 용궁사(龍宮寺)는 신라 문무왕 10년에 원효가 창건한 고찰로, 아담하지만 그 무게와 깊이가 다르다. 절 마당에는 기나긴 세월을 비밀스레 품고 있는 느티나무 한 쌍이 사이좋게 서있다. 그 곁을 지나면 아늑하고 운치 있는 오솔길이 나온다. 흐드러지게 핀 꽃무리가 어서 오라 손짓을 한다. 들리는 것은 나뭇잎이 한들거리는 소리뿐인 조용한 산길. 숲은 하늘이 안 보일 정도는 아니지만 자연을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산사의 고요 안에서 몸과 마음의 독을 씻어낸다.
용궁사 746-1361, 중구 운남로 199-1


연꽃 핀 풍경
맑음으로 충만하게 피다

흙탕물 속에서도 깨끗하게 꽃을 피우는 연꽃은 청아함을 상징한다. 물 위에 어린 꽃잎은 보는 이의 마음도 맑음으로 충만하게 한다.
강화도에는 고려 제2의 선찰이었던 선원사(禪源寺)의 터인 강화선원사지(사적 제259호)가 있다. 선원사는 불력으로 나라를 구하고자 대장도감을 설치해 팔만대장경을 판각하고 보관한 불교의 성지였다. 조선 태조 7년에 허물어 그 흔적조차 찾지 못하다가 1976년에 절터를 발견해 지금 복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은 해마다 연꽃이 절정을 이룰 때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이들이 보러 오는 것은 선원사 복원을 바라는 마음으로 성원 스님이 꽃피운 인천 최대의 연꽃 군락지다. 4만9천600여㎡에 이르는 대지 위에 때가 되면 연꽃, 창포, 수련 등의 꽃무리가 황홀하게 피어오른다. 창포와 수련 꽃은 5월 중순에, 연꽃은 8월에, 들국화는 11월에 만개한다.
연꽃은 수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여 스님들이 차로 우려 내 마음에 들이곤 한다. 사찰에서 공양하는 연잎밥은 향기로운 연잎에 찹쌀, 은행, 잣, 호두 등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넣어 몸과 마음을 넉넉히 채운다.
선원사 seonwonsa.com, 933-8234, 강화군 선원면 선원사지로 222




불교 전통문화의 숨결 가득한 박물관
도심 한가운데 오롯이 자리 잡은 구양사. 인천무형문화재인 능화스님이 수련하는 사찰로, 범패와 작범무를 연구하고 보존하는 자료들이 그득하다. 불가에서는 오래 전부터 스님들의 노래를 통해 의식을 행해왔다. 범패와 작법무는 불교의식을 거행할 때 사용하는 음악과 무용을 이른다. 사찰 안에는 우리나라에서 하나밖에 없는 범패박물관이 있으며 범패 관련 유물 800여 점과, 관련 사진 4만 여 점, 민속유물 250여 점 등을 품고 있다. 감은사지사리탑, 황금사리, 고려동종, 아미타삼존도 등이 눈에 띈다.
인천에는 국내 유일한 범패박물관과 함께 세계에서 하나뿐인 단청박물관도 있다. 바로 인천무형문화재 단청장 기능보유자인 정성길 선생이 운영하는 혜명단청박물관이다. 그는 통도사, 해인사, 화엄사, 전등사 등 우리나라 유명 사찰의 단청불사에 힘을 모은 장인으로, 불상, 불화, 무속도 등 30여 년간 전국에서 모은 귀한 보물 2천여 점을 세상에 선보이고 있다. 오방색으로 물든 단청의 섬세한 문양이 마음을 오래도록 붙잡는다.
범패박물관 886-0029, 남구 경인로 70번길 11-13
혜명단청박물관 868-5898, 인천 중구 중앙동3가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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