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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주제는 ‘눈’
2005-02-01 2005년 2월호
2004년의 마지막 눈
2005년의 새해가 밝았다. 우리 가족은 해돋이를 보기 위해 외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 강원도 속초에 갔다. 그러나 우리가족을 처음으로 맞아준 것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닌 하얀 함박눈이었다. 어찌 그리도 예쁘게 많이 내리는지…. 인사도 드리기 전에 난 동생과 사촌언니, 오빠와 함께 눈사람도 만들며 눈싸움도 했다. 커다랗게 만든 눈사람 위에 외할아버지의 밀짚모자를 씌우고 고무장갑도 끼웠더니 정말 멋있는 눈사람이 되었다.
간단히 점심밥을 먹고 우리는 또다시 눈싸움을 하였다. 이모네 가족과 편을 갈라 눈싸움을 했다. 지는 편이 맛있는 회를 사기로 하고. 난 동생과 함께 열심을 눈을 뭉쳐놓고 엄마 아빠는 이모와 이모부를 공격하고 정말 재미있었다. 엄마 아빠의 그런 모습을 보니 아이들과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많이 오니까 해돋이를 못보는건 아닌가… 사실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다행이도 1월 1일 붉은 빛을 내며 떠오르는 태양을 보니까 기분이 좋았다. 떠오르는 태양에 소원도 빌었다. 이렇게 하얀 눈과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속초에 외가가 있어서 행복하다.
이하영 (서구 가정3동)
눈속의 선물
눈이 소복히 쌓인 어느 날, 엄마와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는데 엄마가 갑자기 눈을 유심히 쳐다보는 것이었다. 엄마가 그 속에서 찾아낸건 몇 장 포개져 있는 천원짜리 지폐였다. 세어보니 6천원. 엄마는 내손에 돈을 쥐어주셨고 나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 뒤로 한동안 눈이 쌓인 길을 걸을 때마다 땅을 유심히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김희주 (남동구 만수6동)
눈
눈이 소복이 쌓인
재작년 일월 이십 구일
둥지를 떠나
무거운 발걸음으로
막내는 육군에 입대했지요.
작년 일월에는
폭설이 내려
힘들게 지은
비닐하우스는 무너졌지만
몸도
마음도 좋아져서
휴가 나온
막내를 보니
반갑고 기쁘기만 했지요
올해 이월
둥지를 찾아
막내가
제대해 오는 날에도
흰눈이 사뿐 사뿐 내렸으면…
조원옥 (강화군 선원면)
엄마도 좋아요?
부산에서만 35년을 살다가 인천으로 이사를 왔다. 35년 동안 내가 본 눈이라곤 3번 정도. 일부러 눈썰매장이나 스키장을 찾지 않고 내가 사는 고장에서 눈을 본다는 건 참 드문 기회였으니 말이다.
인천으로 이사 오고 처음 얼마간은 낯설고 외로워서 정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 하늘이 뚫린 듯이 눈이 펑펑 쏟아졌다. 나는 창문으로 날리는 눈을 보며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얘, 얘들아 눈! 눈이 와! 빨리 이리들 와봐!” 나는 말을 더듬기까지 하며 연신 아이들을 불러댔다. 아이들도 호들갑스런 엄마를 보며 의심스런 눈으로 창가를 쳐다보다 “우와, 우와 눈이야”라며 어느새 장갑과 모자, 잠바를 챙기고 있었다.
난 누가 쳐다보는지도 모르고 눈을 향해 달려갔다. 손위에 받아보기도 하고 하늘을 올려보기도 하며 한참을 그러고 있는 동안 나를 유심히 보는 사람이 있다는걸 그제서야 알았다.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눈을 신기한듯 좋아하는 날 신기한듯 보고 계셨다.
“아니, 그래 눈 구경 처음 했수? 뭘 그리 좋아해?” “아저씨도 겨울내내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별로 없는데서 한번 살아 보세요 이렇게 되나 안되나!”
난 아저씨의 눈길 정도는 안중에도 없이 아이들과 한참을 눈의 정취에 빠져들었다. 그 순간 나는 ‘인천에 이사 오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눈 때문에 낯설었던 이 인천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날 내렸던 눈만큼이나 이제 이 도시에 정들어 가고 있음을 그날의 기억과 함께 생각해 보았다.
박현주 (남구 용현동)
다음달 테마는 '입학과 입사'입니다
‘입학과 입사’에 얽힌 재미있는 글(200자 원고지 3매 이내)과 사진을 보내주세요. 책에 실린 분께는 작은선물(문화상품권 1만원권 1장)을 보내드립니다. 사진을 돌려받기 원하시는 분에게는 돌려드리겠습니다.
보내주실 곳 _ 우편번호 405-750 인천광역시 남동구 시청앞길 25(구월동 1138번지) 인천광역시청 공보관실 <굿모닝인천> 독자마당 담당자 앞 / 인터넷 신청 : www.incheon.go.kr → 굿모닝인천 메뉴 클릭 → 독자마당에 올려주세요. 마감은 2월 20일까지 입니다. 응모하시는 분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를 정확하게 기재하셔야 접수가 됩니다. (문의 _ 440-2072)
2005년의 새해가 밝았다. 우리 가족은 해돋이를 보기 위해 외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 강원도 속초에 갔다. 그러나 우리가족을 처음으로 맞아준 것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닌 하얀 함박눈이었다. 어찌 그리도 예쁘게 많이 내리는지…. 인사도 드리기 전에 난 동생과 사촌언니, 오빠와 함께 눈사람도 만들며 눈싸움도 했다. 커다랗게 만든 눈사람 위에 외할아버지의 밀짚모자를 씌우고 고무장갑도 끼웠더니 정말 멋있는 눈사람이 되었다.
간단히 점심밥을 먹고 우리는 또다시 눈싸움을 하였다. 이모네 가족과 편을 갈라 눈싸움을 했다. 지는 편이 맛있는 회를 사기로 하고. 난 동생과 함께 열심을 눈을 뭉쳐놓고 엄마 아빠는 이모와 이모부를 공격하고 정말 재미있었다. 엄마 아빠의 그런 모습을 보니 아이들과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많이 오니까 해돋이를 못보는건 아닌가… 사실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다행이도 1월 1일 붉은 빛을 내며 떠오르는 태양을 보니까 기분이 좋았다. 떠오르는 태양에 소원도 빌었다. 이렇게 하얀 눈과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속초에 외가가 있어서 행복하다.
이하영 (서구 가정3동)
눈속의 선물
눈이 소복히 쌓인 어느 날, 엄마와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는데 엄마가 갑자기 눈을 유심히 쳐다보는 것이었다. 엄마가 그 속에서 찾아낸건 몇 장 포개져 있는 천원짜리 지폐였다. 세어보니 6천원. 엄마는 내손에 돈을 쥐어주셨고 나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 뒤로 한동안 눈이 쌓인 길을 걸을 때마다 땅을 유심히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김희주 (남동구 만수6동)
눈
눈이 소복이 쌓인
재작년 일월 이십 구일
둥지를 떠나
무거운 발걸음으로
막내는 육군에 입대했지요.
작년 일월에는
폭설이 내려
힘들게 지은
비닐하우스는 무너졌지만
몸도
마음도 좋아져서
휴가 나온
막내를 보니
반갑고 기쁘기만 했지요
올해 이월
둥지를 찾아
막내가
제대해 오는 날에도
흰눈이 사뿐 사뿐 내렸으면…
조원옥 (강화군 선원면)
엄마도 좋아요?
부산에서만 35년을 살다가 인천으로 이사를 왔다. 35년 동안 내가 본 눈이라곤 3번 정도. 일부러 눈썰매장이나 스키장을 찾지 않고 내가 사는 고장에서 눈을 본다는 건 참 드문 기회였으니 말이다.
인천으로 이사 오고 처음 얼마간은 낯설고 외로워서 정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 하늘이 뚫린 듯이 눈이 펑펑 쏟아졌다. 나는 창문으로 날리는 눈을 보며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얘, 얘들아 눈! 눈이 와! 빨리 이리들 와봐!” 나는 말을 더듬기까지 하며 연신 아이들을 불러댔다. 아이들도 호들갑스런 엄마를 보며 의심스런 눈으로 창가를 쳐다보다 “우와, 우와 눈이야”라며 어느새 장갑과 모자, 잠바를 챙기고 있었다.
난 누가 쳐다보는지도 모르고 눈을 향해 달려갔다. 손위에 받아보기도 하고 하늘을 올려보기도 하며 한참을 그러고 있는 동안 나를 유심히 보는 사람이 있다는걸 그제서야 알았다.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눈을 신기한듯 좋아하는 날 신기한듯 보고 계셨다.
“아니, 그래 눈 구경 처음 했수? 뭘 그리 좋아해?” “아저씨도 겨울내내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별로 없는데서 한번 살아 보세요 이렇게 되나 안되나!”
난 아저씨의 눈길 정도는 안중에도 없이 아이들과 한참을 눈의 정취에 빠져들었다. 그 순간 나는 ‘인천에 이사 오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눈 때문에 낯설었던 이 인천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날 내렸던 눈만큼이나 이제 이 도시에 정들어 가고 있음을 그날의 기억과 함께 생각해 보았다.
박현주 (남구 용현동)
다음달 테마는 '입학과 입사'입니다
‘입학과 입사’에 얽힌 재미있는 글(200자 원고지 3매 이내)과 사진을 보내주세요. 책에 실린 분께는 작은선물(문화상품권 1만원권 1장)을 보내드립니다. 사진을 돌려받기 원하시는 분에게는 돌려드리겠습니다.
보내주실 곳 _ 우편번호 405-750 인천광역시 남동구 시청앞길 25(구월동 1138번지) 인천광역시청 공보관실 <굿모닝인천> 독자마당 담당자 앞 / 인터넷 신청 : www.incheon.go.kr → 굿모닝인천 메뉴 클릭 → 독자마당에 올려주세요. 마감은 2월 20일까지 입니다. 응모하시는 분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를 정확하게 기재하셔야 접수가 됩니다. (문의 _ 440-2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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