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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부상하는 동북아 시장에 대처해야
글 _ 김원재 교수 (인천전문대학)
인천은 그 동안 물류에 관한한 서울의 관문역할로 만족하는 단계에 머물러 왔다. 따라서 인천이 독자적이고 능동적인 발전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관성적이고 종속적인 과거의 물류정책에 대한 철저한 비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최근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의 경제적 약진은 결코 우연이 아닌 시대적 흐름임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인천의 지정학적 중요성이나 경제적 잠재력은 그 어느 때 보다 큰 만큼, 이에 대한 중장기적 물류정책 수립과 향후 대비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 등 북방국가들에 대한 정보나 전문성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를 자문해 보면 그리 긍정적인 답을 할 처지가 못 됨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반성 하에 인천의 물류산업 발전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우선 물류산업의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는 국제 무역규모의 변화를 살펴보면, 전통적으로 수위를 차지해온 미국과의 교역량은 점차 감소세를 보인 반면, 중국과의 교역규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세가 두드러져 결국 지난 2003년도에 이르러 미국을 제치고 수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게다가 최근 미국 달러가치가 급격히 하락하여 대미무역 기조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점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변수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미국의 만성적 무역수지 적자에 기인한 재정적자폭 확대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의 누적 재정적자폭은 2조 달러에서 4조 달러를 넘어서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고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잘못하면 달러화의 대폭락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 배경에는 중국의 저렴한 생산 요소가격을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들의 획기적인 기술개발이 없는 한 따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미국 달러기조로 된 세계통화 질서조차도 곧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중국이 급격한 경제성장에서 오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이자율 및 중국 원화가치 등을 상향 조정하더라도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 추세를 당분간 바꿀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물류정책안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중국의 산업구조와 물류인프라 구조변화에 관한 정보수집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주목해야 할 변화는 러시아이다. 비록 현재는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서 세계의 주목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지만 시베리아 지역에 부존해 있는 엄청난 각종 천연자원을 고려해 볼 때 차세대에는 러시아가 부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미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북한과의 관계개선이다. 최근 대북 경제협력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경원선과 경의선의 복원연결도 국가 경제적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인천으로서는 개성공단과 경의선의 활성화를 지역경제 발전에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인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조성중인 송도 경제자유구역 개발방향도 다소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인천과 지척에 있고 동북아 경제시대의 핵심국인 중국에 대한 배려가 너무 적은 개발방향이 아쉽다. 미국자본 유치도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중국자본 유치 노력이 부족하다고 본다. 지금이라도 중국의 참여를 보다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적극 검토·제시되어야 한다고 제언하고 싶다.
다음으로 우리가 고려해야 할 물류문제는 산업사회의 급속한 변화라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세계의 산업구조 변화를 축약하면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이미 전자산업 시대에 들어서며 축소지향적 산업철학을 천명한 바 있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져 과거 물류의 중추에 있던 벌크화물의 대량 해운수송체계에서 전자부품 등 부가가치가 높은 소량화물의 항공운송체계로 이동해 가는 추세를 주목해야 하겠다. 그 결과 2004년의 인천공항 물류처리 실적이 부산항의 실적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인천항에 대한 지방공사설립과 같은 맥락에서 인천국제공항 운영과정에서 인천의 실질적 참여가 이루어 질 수 있는 방안 역시 중앙정부에 제시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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