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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데리고 인천으로 오세요

지난 2월 21일부터 23일까지 2박3일간 전국의 230여 선생님이 참가하는 ‘교원 수학여행 프로그램 팸투어’가 우리시에 실시됐다. 문화유산해설사인 나는 참가한 선생님들께 인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잘 보여 주고 알려서 학생들과 함께 인천으로 수학여행을 오도록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행사에 참가했다.
인천의 미래 경제자유구역에서 인천항까지
제일 먼저 간 곳은 인천이 자랑하는 송도경제자유구역. 2020년까지 총 1,600만 평에 국제물류, 비즈니스 시설 등이 들어설 송도경제자유구역은 게일사와 포스코가 합자하여 인천의 미래를 일구고 있는 곳이다. 사실 선생님들은 숫자상으로 보여주는 미래보다 지금 눈앞에 펼쳐진 엄청난 규모의 땅덩어리를 만들어낸 인간의 힘에 더욱 공감이 가는 모양이었다.
다음 코스를 버스로 이동하는 동안 인천의 역사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비류 백제의 미추홀부터, 고려말 7대 어향, 조선시대 세조의 부인의 고향이 인천이어서 도호부로 승격된 내력 등을 얘기하자 차는 해경부두에 닿았다.
3,000톤급 해양순찰함 태평양5호는 지하 3층, 지상 4층 건물과 맞먹는 규모인데 기관실의 여러 장비들은 마치 전자오락실 같은 모습이었고 그 큰 배를 조정하는 핸들이 너무 작아서 놀랐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로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한 개항장 주변 관람 일정이 취소되어 차안에서 개항기의 인천을 설명만 해야 하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하루가 저물었다.
역사의 고장 강화, 그리고 다시 인천경제자유구역
밤새 눈이 내려 온 세상이 하얗다.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길을 세 시간이 넘어서야 강화에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강화 문화유산해설사들이 안내를 맡았는데 우리 3호차는 조정녀 해설사님이 맡아 주셨다.
역시 강화에서도 눈 때문에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애초에 계획된 일정들이 변경돼 아쉬웠다. 이번 여행에서 선생님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강화곤충농원에 갔다. 전직 생물 선생님께서 사재를 털어 만들었다는 곤충농원에서 수없이 많은 곤충 표본과 유충을 직접 키우고 관찰할 수 있는 곳까지 꽤 오랜 시간 관람을 했는데 끝까지 설명을 잘 듣는 모습이 마치 호기심 많은 우리 어린이들의 눈동자를 보는 듯해서 머리가 하얀 선생님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강화를 출발해 서구쪽을 지나며 경서동 녹청자 도요지를 이야기 하는 동안 차는 경제자유구역 중 하나인 청라지구를 지나고 있었다. 청라지구는 2008년 완공을 목표로 국제업무, 금융, 첨단화훼, 레저단지로 조성될 계획이며 우리시의 대표기업인 GM대우자동차의 자동차 주행시험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백제시대 능허대를 통한 당나라와의 교역이 첫 번째 개항이라면 우리나라의 하늘문을 연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은 인천에 있어서는 1883년 제물포항 개항에 따른 두 번째 개항에 이은 세 번째 개항임을 강조했다. 인천공항 일대 또한 국제물류와 관광중심의 영종경제자유구역이라는 설명을 마치니 숙소에 도착했다.
드라마의 무대 인천
마지막날은 인천 앞바다의 섬 관광이었다. 삼목선착장에서 5분여를 배를 타고 들어가면 신도-시도-모도에 이른다. 제일 먼저 닿은 시도에는 얼마전 방영된 ‘풀하우스’와 ‘슬픈 연가’의 세트장이 있다.
영종에서 배로 월미도로 넘어와서 차이나타운에서 중국음식을 먹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을 먹었다며 선생님들은 너스레를 떤다. 일정의 마지막 방문지는 LNG가스과학관이었다. 송도앞바다에 인공섬을 만들어 한국가스공사 저장고를 만든 곳인데 저장고까지 가는 9km 정도의 길은 마치 해수면을 미끄러져 가듯 스릴과 멋이 있었다.
“2박3일 동안 선생님들께 보여드린 모습은 인천의 극히 일부분입니다. 더 많은 것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아이들과 꼭 오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돌아가십시오”라며 끝인사를 드리자 선생님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화답하시고 나는 마이크를 내려놓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글 _ 윤정자(인천시 문화유산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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