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_ 박현철(속편한 내과 433-3500)
최근에 대장암의 빈도가 계속 증가하더니 이제는 위암, 간암, 폐암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많은 암이 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경험한 두 환자는 우리가 왜 대장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것입니다.
수개월 전에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아무 이상이 없었다는 50세의 남자가 약 3개월 전부터 아랫배가 불쾌하고 변이 시원치 않으며 약 1주일 전부터는 변을 보기 힘들어 내원하였습니다. 대장 질환이 의심되어 장내시경검사를 했는데 결과는 불행하게도 S결장에 발생한 대장암이었습니다. 이 환자는 암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수술을 하더라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62세 된 재미교포 한 분이 대장 검사를 위하여 내원하셨습니다. 미국에서 기본 검사를 이미 받으셨고 그곳에서는 내시경검사 비용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고국에서 검사를 받으려고 미루어 두었다고 하였습니다. 문진을 해보니 술을 많이 드시면 설사를 하기는 하지만 평소에는 별 증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환자가 원하는 대로 대장내시경검사를 하였는데 하행결장에서 직경 1.5cm 가량의 용종을 발견하였습니다. 조직검사 결과는 선종이었으며 많이 진행되어 암이 되기 직전의 혹이었지만 내시경으로 완전히 절제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대장암을 사전에 예방한 것입니다.
대장암은 암이 어느 곳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배가 아프기도 하지만 대변이 시원치 않은 경우도 있고 혈변이나 빈혈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하면 체중감소가 있거나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하지만 가스가 많이 차며 배가 불편한 정도의 가벼운 증상만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만 갖고 진단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특히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증상만으로는 진단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대장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평소에 과도한 음주와 흡연 그리고 과식을 자주 하거나 장기간 대변이 고르지 않고 변에 피가 묻어 나오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즉시 대장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가족 중에 대장암이나 용종이 있었다면 증상과 관계없이 한 번쯤은 검사를 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50세 이상에서는 증상과 관계없이 한번쯤은 대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장암의 원인은 확실하지는 않지만 나이에 따라 증가하며 어느 정도 가족력을 갖고 있습니다. 야채를 많이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암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활이나 식이요법만으로는 장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다만 증상이 뚜렷해지기 전에 정기적인 검사를 하여 용종의 단계에서 차단하는 것만이 대장암의 확실한 예방법입니다.
과거와는 달리 대장검사가 아주 쉬워졌습니다. 수면 무통내시경으로 고통 없는 내시경이 가능해졌습니다. 결국 건강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대장암으로부터 우리를 지킬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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