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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파랗게 익어 가는, 바다 그리고 섬
2014-07-08 2014년 7월호
여름이 파랗게 익어 가는,
바다 그리고 섬
여름이 파랗게 익어 가면 마음은 어느덧 길을 나선다. 인천 앞바다에서 뱃길로 조금만 가면,
서해라고는 믿기지 않는 고운 물빛이 펼쳐진다. 마치 삼베에 물감이 스미 듯 온 세상에 푸른 물을 퍼트릴 것만 같다. 섬 그리고 바다, 그 안에서는 이 여름이 맑고 깊게 빛난다.
글 정경숙 본지편집위원 사진 정정호 자유사진가

Healing
바다와 나, 단둘이서
승봉도·사승봉도
승봉도는 작아서 더 아름다운 섬이다. 걸어서 섬을 둘러보는 데 3시간이면 충분하다. 또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지만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아, 느리게 조금은 게으르게 여름날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이 섬의 이일레 해변은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낮아 온 가족이 함께 물놀이를 즐기기 좋다. 바닷가를 따라 들어가면 짙푸른 소나무숲으로 둘러싸인 승봉삼림욕장이 나온다.
승봉도에서 뱃길로 10분 정도 가면 사람이 살지 않는 섬 사승봉도에 이른다. 사도(砂島)라고도 불리는 이 섬엔 희고 고운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 있다. 들리는 건 파도소리고 보이는 건 수평선뿐인 섬 안에서, 지친 몸을 뉘고 영혼은 바로 세운다.
Info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승봉도행 쾌속선(우리고속훼리 www.urief.co.kr, 887-2891∼5, 대부해운 www.daebuhw.com, 887-6669)을 탄다. 사승봉도는 승봉도에서 어선을 이용한다. Enjoy 이일레 해변, 섬의 유일한 학교 승봉 분교, 섬 속의 섬 목섬과 금섬 Stay 최근 섬의 호젓한 정취에 반해 찾아오는 이가 늘어, 펜션형 민박집이 많이 생겼다. 자월면사무소 899-3750
▶Another 이작도에서 가까운 무인도 상·하공경도는 물이 빠지면 섬 전체에 모래사막이 펼쳐진다. 장봉도 앞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사염, 날가지, 아염이 차례로 떠 있다. 그 중 날가지섬엔 장술해변이 있어 하룻밤 야영할 수도 있다. 선재도 앞 목섬, 무의도 앞 실미도는 물이 빠지면 건널 수 있는 무인도다.

알려지지 않아 더 아름다운
백아도
덕적도 바다에는 굴업도, 문갑도, 울도, 백아도가 보석처럼 뿌려져 있다. 그 가운데 이미 세상에 들켜버린 섬도 있지만 아직 비밀스레 아름다움을 숨기고 있는 섬도 있다. 덕적도 남서쪽 바다 끄트머리에 오롯이 핀 백아도가 그렇다.
섬은 처연하리만큼 고요하다. 휴가철이 아니더라도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인근 섬과는 사뭇 다르다. TV 프로그램 ‘1박2일’을 찍으면서 유명세를 타긴 했지만, 아직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지는 못했다. 섬은 세 개의 해변을 품고 있다. 섬 가운데 초승달 모양으로 뻗은 긴긴 마을 해변은 갯벌이지만 모래결이 보드랍고 경사가 완만해 물놀이하기 좋다.
Info 쾌속선을 타고 1시간 정도 후면 덕적도에 도착한다. 이후 덕적도 바다역에서 덕적군도를 잇는 배 나래호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려고속훼리 www.kefship.com, 1577-2891) Enjoy 전설이 빚어낸 바위섬 선단여, 기차바위, 긴긴 마을 해변 Stay 민박집이 네 집 정도 있으며, 섬으로 가기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한다. 백아 섬마을 민박 834-7628 덕적면사무소 899-3710

파도소리 들으며 명상 캠핑
자월도
자줏빛 달빛이 내리는 섬 자월도. 달바위선착장 가까이 있는 장골 해수욕장에는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고 그 뒤로 아름드리 소나무숲이 있다. 숲길 사이로 문득문득 보이는 바다가 두 눈 가득 마음 가득 청량감을 불어 넣는다. 성수기에는 화장실, 샤워실, 개수대 등 편의시설을 운영해 캠핑하기 편하다. 여기서 해안을 하나 돌아가면 큰말 해수욕장이 나온다. 숲은 없지만 경사가 완만하고 모래결이 고와 아이들이 물놀이하기 좋다.
별이 총총한 밤하늘, 텐트 안으로 밀려드는 짭조름한 향. 여름 한가운데 섬 캠핑장에서 보내는 하루, 그날 밤 잠은 깊고 달다.
Info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하루 한번 배가 뜬다. 대부도에서 배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우리고속훼리 www.urief.co.kr. 887-2891~5, 대부해운 www.daebuhw.com, 887-6669) Enjoy 장골 해수욕장, 큰마을 해수욕장, 사슴개낚시터, 정상에 오르면 덕적도, 이작도, 승봉도까지 훤히 보이는 국사봉 Stay 자월도 민박펜션연합회(jawoldo.org)에서 섬에 있는 펜션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자월면사무소 899-3750
▶Another 무의도 북서쪽에 있는 실미유원지는 수도권에서 가깝고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최적의 캠핑장이다. 덕적도 서포리 해수욕장의 오토캠핑장은 소나무숲에 둘러싸여 있어 가족 피서지로 제격이다. 이와 함께 시도 수기 해수욕장, 소야도 떼부르 해수욕장, 장봉도 옹암·한들·진촌 해수욕장 등에 캠핑장이 있다.

Activity
산길 따라 바닷길 따라 백패킹
장봉도
긴 산봉우리가 많아 장봉도라 불린다. 섬 전체 모습도 길게 뻗은 모양새로 산등성이를 따라 길게 이어진 길을 따라 트레킹이나 백패킹(배낭 메고 떠나는 캠핑)을 즐기기 좋다. 선착장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옹암 해변이 나오고, 거기서 조금 더 가면 한들 해변, 섬 끝자락으로 가면 진촌 해변에 이른다. 해안 길을 따라 이어진 트레킹 코스에선 산과 바다의 청명함을 한번에 누릴 수 있다. 특히 옹암 해변에서 장봉2리 평촌마을까지 이어지는 길은 기암괴석이 즐비한 해안과 산길이 어우러져 발걸음을 느리게 붙잡는다.
Info 삼목선착장에서 출발해 신도에 들렸다 장봉도로 간다. 약 40여 분이 소요.(세종해운 www.sejonghaeun.com, 751-2211) Enjoy 장봉선착장의 인어공주상, 가막머리 낙조 Stay 장봉도 여행 안내 사이트(www.jangbongdo.com, www.jangbongdo.info)에서 숙박, 맛집, 교통 등 여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Another 무의도 곁에는 아우섬 소무의도가 있다. 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잇는 인도교가 놓이고, 섬을 한 바퀴 둘러보는 ‘무의바다 누리길’이 생기면서 섬 트레킹 명소로 떠올랐다. 덕적도 비조봉을 비롯해 굴업도, 문갑도 등이 백패커들이 즐겨 찾는 트레킹 코스다.

천년 바람 맞으며, 섬 라이딩
강화도
강화는 본섬을 비롯해 석모도, 볼음도, 주문도 등 아우 섬들을 아우르고 있다. 섬은 착하기도 하다. 거리가 가깝고 두 개의 다리와 육지로 이어져 있어 어느 때건 마음만 먹으면 닿을 수 있다.
발길 닿는 곳마다 흐르는 역사도 강화 여행에 의미를 더 한다. 강화에는 광성보, 덕진진, 초지진 등 한민족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마지막 보루 역할을 했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섬에는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그 옛날 성곽과 돈대를 따라 해안 자전거도로가 이어져 있다. 도로는 갑곶돈대 북쪽의 용정리에서 선두리 택지 돈대까지 20㎞에 걸쳐 이어진다. 길이 그리 길지 않고 평탄해 천연 바람을 맞으며 두 바퀴로 유유히 달리기 좋다.
Info 강화대교나 초지대교를 건너 강화로 간다. Enjoy 동막 해수욕장, 마니산 참성단, 광성보, 덕진진, 초지진, 고려궁지, 용흥궁, 강화산성, 성공회 강화성당 등 역사 교과서 속 유적지 Stay 강화도 관광 사이트(tour.ganghwa.incheon.kr)에서 숙박, 교통, 맛집 등 여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032-1330, 932-5464
Another 강화 본섬 외에도 주문도·볼음도·교동도 등도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 좋다. 주문도·볼음도는 강화도 외포리선착장에서 배(삼보해운 www.kangwha-sambo.co.kr 932-6007)를 타고, 교동도는 창후리선착장에서 화개해운(www.hgma.co.kr, 933-4268)을 이용한다. 강화군은 강화도 해안을 일주하는 자전거도로를 계속 조성하고 있다.

물고기 그득한 ‘큰물’에서 낚시
덕적도
‘큰물섬’이라 불리던 덕적도. 소나무숲에 둘러싸인 이 깊은 바다의 큰 섬은 굴업도·문갑도·소야도·울도·백아도 등 낚싯대를 던지면 걸릴 것 같은 작은 섬들을 달고 있다.
이들 섬은 ‘바다 수족관’이라 할 만큼 입질이 좋아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여름과 가을에는 놀래미, 광어, 도다리, 숭어, 돌돔, 장어가 척척 잡힌다. 낚싯배는 마을마다 대여하는 곳이 많다.
덕적도 서포리 해수욕장은 갯바위 낚시 포인트다. 해안가 방파제와 갯바위에서 낚싯대를 던지기만 하면 제법 큰 물고기가 쑥쑥 올라온다. ‘손끝 맛’을 만끽하다 썰물 때는 조개 잡는 재미에 흠뻑 빠질 수 있다.
Info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고려고속훼리 www.kefship.com, 1577-2891)을 타고 1시간 정도 가면 덕적도다. 문갑도, 굴업도, 백아도, 지도, 울도에 가려면 덕적도 바다역에서 나래호를 탄다. Enjoy 서포리 해수욕장, 능동자갈마당, 덕적도에서 가장 높은 비조봉 Stay 해수욕장 주변에 여관이나 민박집이 수두룩하다.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텐트를 치고 야영도 할 수 있다. 덕적면사무소 899-3710
Another 소청도 동남쪽 분바위와 서남쪽 등대는 물 반 고기 반, 참우럭과 농어가 넘치는 소문난 낚시터다. 백아도도 낚싯대만 넣으면 고기가 무는 섬으로 유명하다. 여름에는 우럭과 놀래미가 많이 잡힌다.

볼거리 가득한 삼형제 섬
신도·시도·모도
신도, 시도, 모도는 북도면에 나란히 떠 있는 형제 같은 섬이다. 세 개의 섬이 손을 잡듯 다리로 이어져 있어 섬과 섬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다. 자전거를 빌려 타고 라이딩을 즐겨도 좋다. 두 바퀴로 달리는 길, 해안을 따라 갯벌이 이어지고 그 사이 시골마을의 평화롭고 서정적인 기운이 흐른다.
신도 푸른벗말에 가면 저수지가 펼쳐진다. 잔잔한 수면 위로 나무 데크가 길게 이어져 있고 그 사이 야생화와 수변 식물들이 싱그럽게 자란다. 시도는 드라마 촬영장소로 잘 알려져 있는 데 지금은 ‘연인’ 세트장만 볼 수 있다. 수기 해변에 있는 드라마 ‘풀하우스’ 세트장은 안타깝게 태풍에 무너지고, 가까이 ‘슬픈연가’ 세트장은 내부공사로 밖에서만 눈에 담을 수 있다.
두 번째 다리를 건너면 모도. 이 섬에는 조각가 이일호의 배미꾸미 조각공원이 있다. 휴머니즘과 에로티즘을 넘나드는 작품이 해변과 어우러져 묘묘한 분위기를 퍼트린다.
Info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분 정도 간다. 세종해운(www.sejonghaeun.com, 884-4155) Enjoy 푸른벗말 신도 저수지, 드라마 촬영지와 수기 해변, 배미꾸미 조각공원, 북도양조장 Stay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라 관광객이 많아 펜션, 민박집 등 숙박시설이 많다. 북도면사무소 899-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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