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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 여행, 꼭 해야 할 버킷리스트
2014-07-11 2014년 7월호
인천 섬 여행,
꼭 해야 할 버킷리스트
바다, 파도, 모래사장… 이것이 섬의 다는 아니다. 섬에는 자연이 빚어 놓은 절경이 있고, 초록으로 물결치는 숲이 있다. 신기루처럼 떠오르는 섬 안의 섬도 있다. 365일 가운데 허락된 외출, 마음에 품고 있던 인천 섬 여행 버킷리스트 하나하나 이뤄보기.
글 정경숙 본지편집위원 사진 정정호 자유사진가

1
기차타고 바다를 달려보았나요
용유도 바다열차
기차 타고 바다를 가로질러 섬으로…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인천공항철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도심에서 바다 건너 섬으로 가는 열차다. 열차의 종착역인 용유임시역 곁에는 바다가 넘실거린다. 역에 내려 10분 정도 걸으면 작은 포구인 거잠포에 닿는다. 끝없이 펼쳐진 진회색 융단. 그 위에 바다일을 마친 배들이 지친 몸을 뉘고 잠을 청하고 있다. 용유임시역 앞에서 버스를 타면 선녀바위, 을왕리, 왕산 해변 등이 단 10분 거리. 걸어도 그리 멀지 않다.
Info 코레일공항철도는 서해바다 열차를 11월 30일까지 운행한다. 하행열차(서울역→용유임시역)는 오전 7시 39분부터 오후 5시 39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매시 39분에 서울역을 출발하며, 상행열차(용유임시역→서울역)는 오전 9시 27분부터 오후 7시 27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매시 27분에 용유임시역을 출발한다. 코레일 www.korail.com 1544-7788

2
바닷가 카페에서 차 한잔 어때요
을왕리 카페 ‘오라’
차를 타고 용유도 을왕리를 달리다 보면 을왕리와 왕산 해수욕장 중간 즈음 언덕에 웅장한 건축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카페 ‘오라’다.
오라(Ora)는 라틴어로 해변, 해안이라는 뜻. 모던한 디자인에 바다로 향하는 웅장한 건축미가 돋보인다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2009년 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받았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통유리로 된 창으로 바다가 스며들 듯 푸른 물결이 넘실거린다. 테라스로 나가거나 카페 3층에 오르면 시야가 확 트여 바다를 한껏 품을 수 있다.
Info 공항철도 서해바다 열차를 타거나, 자가용을 타고 공항고속도로나 인천대교를 이용한다. 최상급 아라비카 원두를 이용한 커피 한잔에 바다를 품노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카페 오라 www.caffeora.com 752-0888

3
바다누리길을 걸어보았나요
소무의도
무의조무(무의도 호룡곡산과 국사봉에 걸린 아침안개)는 ‘용유팔경’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절경. 무의도 양쪽에 봉긋 솟은 호룡곡산과 국사봉은 ‘서해의 알프스’라 불릴 만큼 맑고 푸르다. 곁에는 아우 섬 소무의도가 있다. 섬과 섬을 잇는 인도교가 놓이고, 섬을 한 바퀴 둘러보는 ‘무의바다누리길’이 생기면서 섬 트레킹 명소로 떠올랐다. 인도교를 지나, 마주보는 길, 떼부리길, 부처깨미길, 몽여해변길, 명사의해변길, 해녀섬길, 키작은소나무길 여덟 구간으로 이어지는 길은 어딜 가든 절경. 찬찬히 거닐며 깊고도 청량한 숨을 내쉬어 본다.
Info 잠진도선착장에서 무의도행 배가 3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무의도해운 www.muuido.co.kr 751-3354~6) ‘콜버스’로 불리는 마을버스를 타고 소무의도 광명항으로 가면 인도교가 나온다.

4
천연풀장에서 망중한 어떤가요
이작도 풀등
자월도 가까이 있는 작은 섬 이작도. 이 섬에는 풀등이라 불리는 모래섬이 있다. 섬은 바닷속에 숨어 있다 하루 두 번 썰물 때가 되서야 제 속살을 드러낸다. 바다 위 신기루처럼 펼쳐진 금빛 융단과 사방에 넘실거리는 푸른 물결은 신비롭기 그지없다. 파도가 쓰다듬고 간 모래는 폭신폭신해 걷기 좋다. 살금살금 보들보들 발끝에서 전해지는 모래의 감촉을 느끼며 거닐어 본다.
바닷물이 빠지고 작은 웅덩이에 물이 고이면 천연풀장이 생긴다. 그 안에 몸을 담그고 망중한을 즐기노라면 육지에서의 일상이 까마득히 잊혀져 간다.
Info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대이작도로 간 후 풀등으로 간다.(우리고속훼리 www.urief.co.kr 887-2891~5, 대부해운 www.daebuhw.com 886-6669)

5
바닷가 소사나무숲에 안겨보았나요
영흥도 십리포
다리가 놓이면서 섬은 육지가 되고 섬사람은 육지인이 되었다. 섬은 때를 탔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어찌하지는 못했다.
섬의 북쪽 끝에 있는 십리포 해수욕장에는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인 바닷가 소사나무 군락지가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수백 년 된 소사나무 400여 그루가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짙게 우거져 있다. 그 숲이 날카로운 한여름 뙤약볕을 걷어내고 마음을 선선하게 덮어 준다.
해수욕장에서 국사봉으로 이어진 임도를 따라 가볍게 거닐어 보는 것도 좋다.
Info 시화방조제를 거쳐 대부도를 지나 영흥대교를 건넌다. 십리포 해수욕장(www.십리포해수욕장.com 885-6717) Another 소나무숲을 곁에 둔 덕적도 서포리 해변은 서해 최고의 바닷가로 손꼽힌다. 간조 시에도 물이 거의 빠지지 않고 갯벌이 드러나지 않아 산림욕을 하면서 바다의 정취를 누릴 수 있다. 서포리 해수욕장 899-3717

6
바다 걸어 섬으로 간 적 있나요
소야도 바닷길
하루 두 번, 세상을 향해 품을 활짝 여는 섬이 있다. 덕적도 가까이에 있는 소야도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신비의 섬이다. 소야도와 간데섬 사이 500m, 간데섬과 물푸레섬 사이 800m, 소야도와 뒷목섬 사이 200m 구간에 바다갈라짐 현상이 나타난다. 이 일대 신비의 바닷길은 여러 개의 섬을 하나로 연결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한다. 그 길 따라 걷는 길, 마음은 이미 바다 한가운데 있는데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Info 연안부두에서 1시간 정도 쾌속선을 타고 덕적도 바다역으로 간다.(우리고속훼리 www.urief.co.kr 887-2891~5) 소야도는 덕적도와 배로 5분 거리에 있다. 간조시간은 국립해양조사원(www.khoa.go.kr 051-440-4400)에서 확인한다. Another 무의도 북서쪽 실미해변에서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리면, 실미도까지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용유도 용유해변 앞 조름도도 하루 두 번 바닷길을 연다.

7
붉게 물든 바다를 본 적 있나요
강화도 노을
강화도를 여행하고 있다면 해질 녘에는 장화리 해안에 꼭 닿아야 한다. 강화 남단에 자리 잡은 장화리의 노을은 유난히 붉고 눈부시다. 노을 때문에 생긴 카페도 적지 않다. 뜨겁게 세상을 달구던 태양이 부서져 내리면 하늘도 바다도 사람도 모두 붉게 붉게 물든다.
강화 곁에 있는 석모도 낙조도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외포리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석모도에 이른다. 바다가 몸을 식히려 할 즈음 젖어드는 낙조가 마음에 기나긴 여운을 남긴다.
Info 강화도는 강화대교나 초지대교를 건너간다. 석모도에 가려면 강화도까지 가 외포리선착장에서 배를 탄다.(삼보해운 www.kangwha-sambo.co.kr 932-6007) Another 용유도 을왕리, 강화도 적석사 낙조대, 선재도 목섬, 연수구 아암도 등도 지는 해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8
평화의 바다에서 사색에 잠겨보세요
연평도 안보교육장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는 큰 충격과 슬픔에 휩싸였다. 섬은 지금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그날의 흔적은 아직 남아 있다. 그 아픈 기억의 편린을 따라 걷는 길. 연평초등학교 담에는 아이들이 희망과 아픔을 작은 돌멩이에 그림으로 새겨 올려놓았다.
포격을 맞은 마을은 지난 2012년 남북의 상황을 보여 주는 안보교육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곁에 포격을 당한 집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그날의 아픔이 끼쳐 온다. 한편 연평도는 걸어서 세 시간 정도로 섬 전체를 도보로 둘러보기 딱 좋다. 관광지로는 빠삐용절벽, 가래칠기해변, 구리동해수욕장 등이 있다.
Info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면 2시간 정도 후에 연평도에 도착한다.(고려고속훼리 www.kefship.com 1577-2891), 연평도는 향후 해안가를 따라 이어진 철책선 안쪽으로 걷는 평화안보둘레길, 북녘땅을 볼 수 있는 평화기원 등대, 안보수련원 등을 조성해 안보관광지로 거듭날 계획이다.

9
등대에서 바다를 본 적 있나요
소청도 등대
서해바다 끝자락에 도달하였다면, 대청도 가는 길 바로 곁에 있는 소청도에 꼭 들려야 한다. 섬의 서남쪽에는 소청도 등대가 고고히 서 있다. 등대는 1908년 1월 1일 처음 불을 켠 이래, 밤 바닷길로 떠나는 배를 이끌며 어두운 바다를 홀로 지켜왔다. 등대 주변은 낚시터로 유명하다. 한두 시간 낚싯대를 드리우면 농어와 우럭이 쉬지 않고 입질을 한다. 등대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경치도 예쁘다. 화창한 날이면 바다 건너 북한의 옹진반도까지 시선이 닿는다.
Info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탄다.(우리고속훼리 www.urief.co.kr 887-2891∼5) 소청도 등대 836-3104 Another 팔미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가 있다. 106년간 홀로 바다를 비추던 등대는 2009년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팔미도 등대 831-4925

10
섬, 사막 위를 걸어보았나요
대청도 모래언덕
배 타고 네 시간, 검푸른 바다 한가운데 길게 누운 대청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섬 옥중동해변 옆에는 사막을 옮겨 놓은 듯한 모래언덕 옥중동사구가 있다. 중국에서 날아온 모래가 긴 세월 쌓이면서 길이 1㎞, 높이 30m에 이르는 거대한 언덕을 이룬 것이다. 이 신비한 모래언덕은 바람결 따라 이리저리 쌓이면서 섬에 하루하루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선진동 선착장에서 북쪽으로 3㎞ 거리에 있다.
Info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면 대청도를 거쳐 백령도에 이른다. 하루 두 번 운행한다.(우리고속훼리 www.urief.co.kr 887-2891∼5) Another 백령도 사곶해변은 이탈리아 나폴리 해변과 함께 세계에서 두 곳뿐인 천연 비행장이다. 비행기가 오르내리니 자동차로 달린다 해도 모래에 빠질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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