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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속살, 족자카르타

2014-07-29 2014년 7월호


인도네시아의 속살,

족자카르타


파란 인도양에 하얀 진주가 뿌려졌다. 바다에 수를 놓은 듯 섬나라 인도네시아는 자바섬을 중심으로 형성되었고 오늘도 끊임없이 분출하고 움직인다. 그곳에는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가 있고 고도(古都) ‘족자카르타(Yogyakarta)’가 있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가능한 문화 관광지 족자카르타는 쟈스민 향을 뿜으며 깊은 속을 살며시 내보이고 있다. 족자카르타는 도심의 화려함을 접고 조용하면서도 웅장한 멋과 맛을 뿜어내는 고도(古都)다.

글·사진 김민영 자유기고가

 


자바섬의 보물 ‘욕작’
일 년 365일, 한여름 날씨인 인도네시아에서 웬 스웨터와 점퍼? 게다가 머리엔 털모자까지. 가만히 있어도 땀이 솟는 한낮에 맞닥트리기엔 조금은 별난 광경이다. 없으면 더 귀하다고 했던가. 겨울이 없는 그들은 겨울을 몹시 동경한다. 남들이 안하는 것을 해야 패션의 완성. 한여름에 즐기는 겨울 패션은 멋쟁이들만이 선뵈는 그들만의 패션 아이콘이다.
자카르타에서 국내선 가루다항공을 타고 족자카르타를 가다보면 인도네시아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구름 위로 봉긋봉긋 솟아오른 산봉우리. 울창한 숲 속에서 입을 헤벌린 화산들. ‘별난’ 인도네시아임을 한눈에 느낄 수 있다.
적도의 나라 인도네시아의 공식 이름은 인도네시아공화국(Republic of Indonesia)이다. 뉴기니섬, 보르네오섬, 수마트라섬, 슬라웨시섬, 자바섬 등 5개의 큰 섬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적도 부근에 1만3천67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이 동서로 인도양 푸른 바다 위에 길게 흩어져 있다. 섬으로 시작해 섬으로 완성된 나라다. 그 섬은 모두 살아 움직인다. 아직도 숨을 거칠게 내몰아 쉰다. 인도네시아에는 여전히 수많은 화산이 꿈틀거리며 이글거린다. 수많은 섬의 숫자 만큼이나 다양한 문화와 역사가 화산처럼 거칠게 혹은 코발트 빛 인도양처럼 차분하게 숨을 내쉰다.
족자카르타를 현지인들은 흔히 ‘욕작’이라 부른다. 처음에 우리가 듣기에는 ‘욕’이란 발음에 좀 거부감이 있지만 엄마의 품처럼 포근한 도시다. ‘욕작’은 우리나라의 고도(古都) 경주와 견줄 수 있는 도시다. ‘욕작’은 왕의 도시였다,
그곳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세계 최대 불교사원인 보로부두르(Borobudur)와 거대 힌두사원인 프람바난 사원이 있다. 이슬람 교도가 88%를 차지하는 만큼 인도네시아 사원은 거친 듯 섬세하다. 쁘람바난 사원과 믄듯 사원, 빠원 사원도 여행길에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왕궁과 화산까지 흥미로운 ‘욕작’의 낮과 밤을 빠짝과 오토바이가 거리를 줄지어 달린다.

 

화산재 속에 잠들어 있는 도시
보로부두르 사원은 세계 3대 불교 유적 중 하나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미얀마의 바간 그리고 이 보르부두르 사원이 그 뒤를 잇는다. ‘산 위의 사원’이란 뜻이 담긴 보로부두르는 한눈에 봐도 웅장하다. 단일 건축물로는 세계 최대다. 이 사원은 8세기 말에서 9세기 초에 이 지역을 지배한 사일렌드 왕조에 의해 건설되었다고 한다.
이 사원은 한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보로부두르는 왕조의 몰락 이후 1006년 거대한 화산 폭발로 인해 긴 세월 화산재 속에 묻혀 있었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었다. 죽은 듯 잿더미에 묻혀 있던 사원은 1814년에 처음으로 발굴되었다. 1973년부터 유네스코가 본격적으로 유적 복구 사업을 시작해 현재에 이른다.
약 100만개의 화산암으로 만들어진 보로부두르 사원은 수많은 탑의 집합체다. 돌 표면에는 부처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위에서 보면 마치 거대한 공룡 알을 깨뜨려 놓은 것 같은 형상이다. 최고 압권은 회랑 벽에 새겨진 부조다. 1천500여 개의 부조들은 하나하나 부처의 행적과 가르침이 담겨 있다. 순서대로 다 보려면 회랑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10회를 돌면서 6층까지 올라가야 한다. 그 거리가 무려 5㎞에 달한다. 사원의 석불상 중 일부는 훼손된 채 있다. 화산 폭발로 인한 훼손과 도굴꾼들의 손을 탄 것이다. 태국 왕이 총독을 찾아 왔을 때 사원 장식물을 선물로 준적도 있다고 한다. 2005년도에 사원의 돌부처가 뉴욕 경매 시장에 나온 적이 있다. 즉시 인도네시아 정부가 반환을 요구해 찾아오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힌두교 사원인 쁘람빠난 사원은 1991년 세계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최초 발견 당시 약 240개 탑이 있었다고 한다. 지진으로 인해 대부분의 탑이 파손되어 현재는 18개의 탑만 복원된 상태다. 돌에 새겨진 문양을 단서로 해서 퍼즐 맞추듯 돌 하나하나의 짝을 찾으며 쌓아 올리고 있다. 이 사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힌두사원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곳에서 맞이하는 일몰은 가히 장관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믄듯 사원과 빠원 사원도 빼 놓을 수 없는 문화유산이다. 대나무 숲에 있는 사원이란 뜻의 믄듯 사원에는 250년 된 보리수 나무와 10m의 좌불상이 있다. 불교사원으로 8세기 말 경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빠원 사원은 작지만 소박하고 섬세한 멋이 있다.
욕작에서의 이동수단은 빠짝. 자전거에 2인용 수레를 달고 멋을 낸 빠짝은 둘이 타면 말 그대로 ‘바짝’ 타야할 정도의 크기다. 빠짝은 관광도시 욕작에서 삶을 사는 인도네시안들의 생계 수단이다. 유난히 오토바이가 많은 욕작에서 빠작은 관광객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저렴한 이동수단이다. 빠짝에 몸을 싣고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술탄의 왕궁 끄라똔(Kraton)으로 간다.
인도네시아는 대통령과 부통령이 있고 16명의 왕이 있는 나라다. 크라톤은 1756년 하멘크 부오노 1세에 의해 지어졌고 그 후 역대 왕족들이 살았다. 지금도 그곳에는 족자의 상징적 왕과 왕족들 그리고 그 친척들이 거주하고 있다. 1천㎡의 대지에 총 2만5천여 명이 살고 있다. 그 안에는 학교와 모스크, 시장과 가게들이 있고 연못과 운하가 많아 ‘물의 궁전’ 이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별궁이 있다.
족자카르타에서 30㎞ 떨어진 곳에는 므라삐(2천891m) 산이 있다. 이 산은 2006년 5월 폭발했다. 므라삐 화산의 대폭발로 많은 사원이 파괴되었다. 유구한 역사와 소박한 사람들의 삶이 파괴되었고 현재 그 흔적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인도네시아 곳곳에는 므라삐 화산처럼 언제 어느 때 분출할지 모르는 화산들이 거친 숨을 쉬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정신적 고향, 족자카르타
인도네시아는 섬 국가다. 적도를 중심으로 5개의 큰 섬들과 그 주변에 1만3천여 개의 작은 섬이 동서로 길게 펼쳐져 있다. 다섯 개의 섬은 수마트라, 자바, 칼리만탄, 술라웨시, 이리안 자야로 이루어졌다. 면적은 한반도의 아홉 배, 인구는 2억5천명이다.
가장 큰 섬 자바섬에는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와 문화도시 족자카르타가 있다. 32㎢의 넓이에 인구 50만의 작은 도시다. 지금의 공화국이 되기 전까지 자바 지역의 수도였다. 불교와 힌두교가 번성해 고대 문화 유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족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정신적 고향으로 여겨진다. 인도네시아를 430년간 식민 지배한 네덜란드에 맞서 독립전쟁을 펼치던 1945~1949년 이곳은 임시 수도였다.
가루다 항공
도시 곳곳에서는 인도네시아의 국장인 전설 속의 새, ‘가루다’를 볼 수 있다. 목 부위에 45개 돌기가 있고 꼬리에 8개, 날개에는 17개의 깃털이 있다. 이는 ‘1945년 8월 17일’ 인도네시아의 독립기념일을 의미한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항공사인 가루다항공의 심벌도 이 새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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